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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과 재계의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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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과 재계의 신경전

집단소송제, 노사문제 둘러싸고 이견 노출

지난 9일 '전국 평검사와의 대화’로 긴장감 넘치는 ‘직접 돌파형 정치’를 선보였던 노무현 대통령이 10일에는 과천 정부종합청사에서 경제 5단체장과 오찬을 겸해 만난 자리에서도 ‘내공’끼리 부딪히는 묘한 신경전을 펼쳐 주목된다.

이날 가장 관심을 끈 대목은 손길승 전경련 회장과 노 대통령의 만남.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 전경련 회장 취임 인사차 노 대통령를 예방했지만 SK그룹이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망에 오르면서 불구속 기소까지 되는 등 곤욕을 치른 뒤라 노 대통령과 손 회장이 두 번째 공식석상에서 만나는 분위기가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노 대통령은 이를 의식한 듯 오찬장에 들어서며 손 회장에게 "요즘 고생이 많으시죠"라고 인사말을 건넸다.

오찬이 시작되자 노 대통령은 "(SK에 대한)검찰 수사와 관련해 여러 말들이 나오지만, (정부 측에서)전혀 압력이나 개입이 없었고 특별한 의도도 없었다"면서 "앞으로 이런 일로 (재계가) 위축되거나 부담되지 않도록 최대한 배려하겠다"고 재계를 안심시켰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요즘처럼 체감경기가 나쁠 때일수록 재계와 정부가 수시로 모여 호흡을 맞출 필요가 있고, 대통령의 비전을 공유해야 희망이 생긴다"며 "정.재계 상시 협의체를 상설화해 대통령이 주재해 주기 바란다"면 정.재계의 화합을 간청했다.

노 대통령도 "경제단체에서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독자적으로 추진한 후 실무차원에서 정부측 태스크포스와 만나 협의해 나가자"고 답하면서도 노동계 등도 함께 만나겠다는 의사를 드러내 참석자들을 긴장케 했다. 재계와의 일방적 협의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구체적 각론에 들어가서는 정.재계의 시각차가 한층 뚜렷이 드러났다.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대통령의 시장개혁원칙을 재계에서도 모두 수용한다. 재계 내부에서도 정도경영하자는 합의가 이뤄지고 있다. 완급조절을 말해줘 감사하다. 집단소송제를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재계도 어려움이 있으니 배려를 부탁한다”고 집단소송제를 서서히 도입해줄 것을 주문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관련법이 국회에 계류중이니 공청회 등을 통해 시민단체의 의견을 수렴해 추진하겠다”고 답해 집단소송제 강행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나아가 노 대통령은 “우리 사회엔 불신의 골이 깊다. 노사문제도 여러모로 어렵다”면서 “나도 적극 대화에 나서겠으나 재계에서도 원만히 해결되도록 협조를 부탁한다”며 노사 대리전 양상으로 번지고 있는 두산중공업 사태에 두산중공업 회장으로서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박 회장에게 불편한 심기를 노출시켰다.

노무현 정부 첫 내각의 평균 연령은 55세인 반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등 경제 5단체장의 평균연령은 65세로 10세나 더 높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김창성회장이 71세로 가장 많고, 무역협회 김재철회장이 68세,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김영수 회장이 64세, 대한상공 회의소 박용성회장이 63세, 전경련 손길승회장이 62세다.

경제5단체장과 노 대통령과의 간담회를 지켜본 참석자들의 대체적으로 “외견상 서로 화답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이같은 나이차만큼이나 노무현 정부와 재계의 갈등을 감지케 한 자리였다”고 미묘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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