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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부시에게 '죽음의 키스' 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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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스펀, 부시에게 '죽음의 키스' 보내다

11일 연설에서 부시의 경기부양책에 반대 표명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마침내 '권력유지'보다 '명예'를 지킨 것인가.

그린스펀은 막대한 재정적자를 초래하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감세안을 지지한 이후 '기존의 소신을 버린 당파적 추종자'라는 격렬한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 주말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뉴욕타임스에 "자신의 소신과 달리 부시 대통령의의 감세안을 지지한 그린스펀 의장은 거장이냐 통속적 예술가냐"고 비판하며 "11일 상원 금융위원회 증언에서 그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그의 명예를 지키는 마지막 기회"라고 경고한 바 있다.

***"부시에게 '죽음의 키스' 보내**

그린스펀은 지난 2001년초만 해도 부시 대통령의 감세안에 대해 '향후 지속적인 재정흑자가 예상되기 때문에 감세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11일(현지시간) 상원에 출석한 그린스펀은 "이라크 전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미국 경제의 진로에 대해 판단하기 어렵다"면서 "지금으로서는 새로운 경기부양책을 보류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이 단기간에 해소되면 미국의 경제는 별도의 경기부양책 없이도 자체 성장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지출과 재정적자에 대한 통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균형재정론자인 그린스펀의 소신이 다시 표출된 것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 톰 대슐 의원은 "그린스펀 의장이 2년전 부시 행정부의 첫번째 감세안에는 생명을 불어넣은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올해 제시된 경기부양책에 대해서는 '죽음의 키스'를 보낸 것으로 생각된다"고 환영했다.

뱅크 원 투자자문사의 앤소니 챈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부시대통령의 경기부양책은 이미 바람에 흔들리는 형상이었지만 이번에 치명적인 몸통공격을 받은 것임에 틀림없다"고 평가했다.

그린스펀은 공식 증언이 끝난 뒤 의원들과의 일문일답을 가진 자리에서 "상황을 올바로 보고 있다면 적어도 내 판단으로는 경기부양책에 대한 논의는 그냥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감세에 초점을 맞춘 6천7백40억달러 규모의 경기부양안을 의회가 승인토록 요청해온 부시 대통령에게 치명타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린스펀 의장은 지난 2001년에는 의회가 승인한 부시 행정부의 10개년 1조3천5백억달러 감세안을 지지했었다.

***"적자 통제불능 상태 돼선 안돼**

백악관은 그린스펀의 연설 직후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그린스펀이 부시의 경기부양책을 지지하지 않은 것과 관련, "우리의 계획은 이제 첫발을 디뎠을 뿐으로 부시 대통령은 자신의 경기부양책이 전부는 아닐지라도 대부분 의회에서 받아들여질 것으로 믿고 있다"며 파문을 축소하기에 급급했다.

그린스펀이 부시 행정부의 감세안을 모두 부정한 것은 아니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그린스펀은 배당세 이중과세 폐지에 대해서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으로서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바람직한 법인세 정책이며 미 경제에 장기적인 유연성과 잠재성장력을 높이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린스펀은 '세수에 타격을 주지 않는 한'이라는 전제를 붙임으로서 재정적자를 무릅쓰고 이를 추진하는 것에 반대했다. 부시 정부는 2003회계연도 재정적자가 3천40억달러이며 2004회계연도에는 3천70억달러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린스펀은 "적자가 통제불능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재정적자는 반드시 최소한의 수준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스펀은 이와 관련, 지난 46~64년에 태어난 이른바 `베이붐' 세대의 은퇴 시기가 다가온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이로 인해 사회보장비용이 급증할 것이라는 점을 부시정부는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에 제출된 미연준 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3.25~3.50% 로 예측됐다. 2.8%로 잠정 집계된 지난해 전체 성장률보다 높은 것이다. 그러나 메릴린치 증권의 제럴드 코언 이코노미스트는 "이라크 전쟁이 끝난다고 미 경제가 그 정도로 되살아날지는 불확실하다"면서 "미연준 자료에 기초하더라도 성장률은 2.75%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연준은 또 현재 5.7%인 실업률이 올해 4.4분기에 5.75~6.0%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9%이던 것이 올해는 1.25~1.50%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이번 보고서에서 향후 금리 동향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베어 스턴스 증권의 존 라이딩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연준 예측대로 미 경제가 전개된다면 올해 추가 금리 인하는 없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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