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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BI, 재미교포 북한간첩 혐의로 체포

7년간 감시하다가 왜 지금 했나, 여론조작설 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지난 4일(현지시간) 재미교포 예정웅씨(미국명 존 예. 59)을 간첩혐의로 전격 체포, 북-미간 긴장 고조에 따른 미국측의 정치적 행위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재미교포가 국가안보 혐의로 미 정부에 체포된 것은 극히 드문 일인 데다가 FBI가 무려 지난 7년간 예씨를 감시해 온 것으로 알려지면서 왜 하필 이 시점에서 체포했는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FBI, 예씨 체포에 앞서 미국언론 총출동시켜**

미주 민족민주운동권 인사들이 운영하는 인터넷신문 '민족통신'은 5일(현지시간) "4일 오후 3시께 예정웅씨가 미연방수사국 요원들에게 연행되고 그의 저택에 비치되었던 컴퓨터를 비롯 수십여종의 서류및 물건들이 압수되는 사태가 발생, 충격을 주고있다"면서 "연방수사국 관계자는 이러한 연행과 압수상황을 사전에 언론들에 연락하여 미 주류언론들이 총출동하도록 홍보해 예씨의 주택 앞에는 오랜동안 언론인들로 장사진을 이뤘다"면서 예씨의 체포가 언론까지 동원한 정치적 수사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족통신 보도에 따르면, 연방수사국 언론담당 기관원은 5일 보도자료를 발표하면서 "예씨는 97년 12월부터 2000년 4월까지 북한의 대리인으로 활동했다"며 "그는 북과 팩스, 이메일 등을 통하여 상호연락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수사국은 또 그가 지난 2000년 4월20일 외환거래법과 관련하여 1만달러 이상의 금액을 지참하고 여행을 할때는 공항출입시 반드시 신고하도록 되어 있는데 예씨 부부는 그러지 않고 위증으로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예씨의 가족들(부인과 장남)도 수사당국의 기관원들에 의해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씨는 당초 5일 오후2시30분 인정심문을 하도록 계획되어 있었으나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정하지 못해 오는 7일(금요일) 오전10시30분에 하기로 연기된 상황이다. 연방수사국 요원들은 이날 법정 심문에 대비하여 참석기자들에게 2장으로 된 보도문 요점과 함께 80쪽이나 되는 기소문을 이례적으로 배포하기도 했다.

이에 미주 민족민주운동단체들 대표들은 이날 밤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이 사태의 개요와 상황, 가족들 근황보고, 이번 사태의 발생원인 분석, 단체들의 공동대응책 등을 마련하기로 했다.

***"왜 7년간 감시하다가 지금?" 미국언론도 의문 제기**

미국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FBI는 지난 4일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통일운동을 해 온 예정웅(미국명 존 예·59)씨를 국가안보관계법 위반 혐의로 체포, 예씨를 연방구치소에 수감했다. FBI는 이날 공식 보도자료에서 예정웅 씨가 지난 97년부터 3년동안 북한 공작원(agent)으로 활동해 왔고 평양의 공작금을 받아 미국내에서 비밀정보 입수활동을 벌였다고 밝혔다.

FBI 대변인 셰릴 니무라는 “예씨는 낮은 단계의 스파이”라고 규정했음에도 불구하고, 로스앤젤레스 연방 지방법원 341호 법정에서 열린 예씨에 대한 보석 청문회 겸 인정신문에는 댄 굿맨, 스티븐 크래머 검사 등 중견 검찰관이 참석해 예씨 사건 처리에 미국 사법당국이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니무라 대변인은 “예씨의 부인도 허위진술을 하는 등 음모에 가담한 혐의가 있으며 이들에 대한 조사가 계속되면 관련자 몇 명이 더 체포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안보관계법 위반 혐의가 유죄로 확정될 경우 최고 20년 징역을 받을 수도 있다.

로이터 통신의 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FBI가 예씨의 사무실을 수색한 결과 예씨가 북한 정부의 접선자와 주고받은 이메일과 팩스 통신문이 발견됐으며 ‘백악관’‘미 국방부’‘목표인물’등을 의미하는 암호 리스트도 찾아냈다. FBI는 통신문의 한 예로 북한 접선자가 ‘워싱턴D.C’를 뜻하는 암호 ‘교회’를 사용해 “교회 안에 들여보낼 학생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예씨에게 보냈고 예씨는 “어제 말한 학생 C를 믿음직한 동지로 만드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으며 잘 될 것”이라고 답했다는 사례를 제시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AT)는 6일 “이 사건을 맡고 있는 FBI 요원 제임스 G. 창이 체포영장을 보완하기 위해 제출한 80쪽 짜리 1차 진술서 내용에 따르면 FBI가 1995년 12월부터 예씨의 집과 사무실을 몰래 수색하고 전자장비로 통화 내용을 감청해 왔다”고 보도했다.

FBI는 전자감청을 통해 예씨가 1996년 11월 초 31세 여성 L씨와 사무실을 함께 쓴 사실을 알아냈으며, 나중에 첩보원이 된 것으로 보이는 L씨는 미국내 활동을 위해 지방검찰청 아동보호센터 등 정부 유관기관에 취직을 희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FBI는 예씨가 2000년 4월 부인과 함께 유럽으로 결혼 25주년 기념여행을 떠나기 전 체코 프라하에서 `미스터 김'이라는 사람을 접선하라는 전송문을 받았으며, 문서에 찍힌 발신 전화번호를 추적한 결과 북한대사관 번호로 조회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LA 타임스는 “FBI가 예씨를 지난 7년 간이나 조사해 왔다면 왜 굳이 현 시점에서 기소하려고 하는지 이유가 석연치 않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80년부터 미국에서 반독재.통일운동**

예정웅씨는 지난 79년 10.26사태로 박정희 정권이 무너진 뒤 도래한 '5월의 봄'이 신군부의 등장으로 좌절되자 80년 미국으로 이민 가 노길남 인터넷신문 민족통신 대표 등과 함께 한국민주화운동협의회 미주지부를 결성해 신군부 규탄집회와 각종 대책회의에 참여하는 등 국내 사정을 LA 한인사회와 미국내 진보세력에 알려온 인물이다.

예씨는 이후 반독재활동에서 통일운동으로 전환, 여러 차례 평양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노길남 인터넷신문 민족통신 대표는 “예씨는 1980년 미국에 건너와 국적을 취득한 이후 두 자녀를 캘리포니아 명문대학에 보낸 사람”이라며 “북-미 긴장 관계 때문에 이런 식의 혐의가 나온 것 같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노 대표는 "그는 평화를 사랑하는 철학을 가진 매우 온화한 사람이다"며 "분단된 조국이 통일되기를 원해 몇 년전까지 코리아타운에서 통일운동을 한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포사회에서는 여러 모로 석연찮은 FBI의 예정웅씨 체포가 미국내 반북 여론을 심화시키기 위한 미정부의 고도의 여론조작 행위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앞으로 북-미 관계에 끼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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