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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학 열풍으로 국가경제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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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학 열풍으로 국가경제 흔들"

블룸버그 냉소적 보도, 전년대비 유학생 35% 급증

초등학교 교사 임용시험이 수급조절 실패로 인해 지역별로 미달 사태를 빚으며 6천7백여명의 교사 부족현상이 예상될 정도로 한국의 교육파괴 현상은 심각하다. 국내 최고명문인 서울대 대학원도 2년내리 미달사태를 빚고 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가입국 가운데 사교육비 지출 1위를 차지하고도 겪는 한국교육의 현주소다.

그 결과 필연적으로 도래한 것이 해외유학 열풍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그 정도가 국가의 경제를 좀먹을 정도로 심각하다. 경제전문 외신들까지도 주요뉴스로 다룰 정도에 이르렀다.

***블룸버그, "한국 부모들은 경상적자보다 자녀교육이 우선"**

월가의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한국의 부모들은 나라의 경상수지보다는 자녀 교육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일부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시험성적을 좋게 하기 위한 영어학습과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고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비록 10년 뒤의 일일지라도 얼마든지 돈을 지불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이 통신은 그 예로 한 학부모의 사례를 들었다. "어린 나이에 내 딸이 원어민처럼 영어를 할 수 있게 된다면 큰 돈이 들어도 좋다"는 한 어머니는 "지금의 투자가 나중에 그 값을 할 것"이라면서 오는 1월 11살짜리 딸을 위해 캐나다 밴쿠버의 3주간 영어 스키 캠프에 4백30만원을 쓸 계획이라고 한다.

또다른 학부모는 지난 8월 LA로 4주간의 어학연수를 간 두 딸에게 1만 달러가 넘는 금액을 송금해주었다. 이 어머니 역시 오는 12월에 아이들 교육을 위해 수천달러를 또 쓸 계획으로 보인다.

이처럼 해외유학 및 해외연수 붐이 거세게 불면서 한국의 경상수지에 빨간 불이 켜졌다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경상수지는 모든 재화의 출입을 포함한 것으로 한 나라의 재정건전성을 파악하는 거시지표의 하나다. 한은은 지난해 경상수지는 86억 달러의 흑자였으나, 관광수지 적자 등으로 올해는 42% 줄어든 50억 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도에는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같은 경상수지 악화의 핵심요인중 하나가 최근의 가히 광적인 열기를 내뿜는 해외유학 및 해외연수 붐이다.

***전년동기보다 해외유학·연수생 35% 급증**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8월중 해외어학연수를 떠난 한국학생은 5만7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35%나 증가했다. 이는 해외어학연수를 포함한 지난 8월의 해외출국자가 77만3천9백8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20% 증가한 것에 비해 거의 배에 달하는 숫자다.

이처럼 해외연수 및 해외유학이 급증하면서 해외로 빠져나가는 유학·연수비 해외지급액이 매달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한달 동안에 해외유학·연수비로 1억4천1백16만달러가 해외로 나갔다. 이는 한은 집계사상 최고액수로, IMF사태 직전인 지난 97년 8월의 월중 최고기록 1억3천9백30만달러를 경신한 수치였다.

그런데 8월 들어 이 기록이 또 깨졌다. 8월 한달동안에 1억7천6백30만달러가 유출된 것이다. 이는 전년동월의 7천7백70만달러에 비해 두배반이나 늘어난 액수다.

이렇듯 연초부터 8월까지 해외유학·연수비로 나간 돈의 총액은 9억5천3백40만달러에 달하며, 연말까지는 14억~15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면에 1~9월중 외국학생들이 국내에 배우러 들어와 쓴 돈은 1천만달러에 불과하다. 비교가 안되는 엄청난 '교육수지 적자'다.

여기에다가 해외유학·연수비에 포함되지 않는 준(準)유학.연수비까지 합하면 그 액수는 더 클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최근 들어 해외유학·연수 연령이 급속히 낮아지면서 보호자가 함께 나가는 경우가 급속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국내에서 열심히 돈을 벌고 어머니는 자녀와 함께 외국에 나가 생활하면서 나타나는 세칭 '기러기 아빠' 현상이다.

***"과잉공급으로 학위 따고도 고등실업자 양산"**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유학송금, 관광 등으로 지출된 해외소비는 70억달러에 달한다.

한은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해외소비 가운데 통계에 잡히는 순수 유학송금은 11억달러대로 집계되나, 보호자가 함께 외국에 나가면서 쓰는 돈은 관광비용으로 잡히고 있어 유학관련 경상적자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해외교육 적자액수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문제이나, 이렇게 많은 돈을 지불하고 외국에서 학위를 따와봤자 최근 해외파 MBA출신들이 직장을 잡지 못해 절절 매는 데에서 볼 수 있듯 해외 고급두뇌들이 최근 국내에서 제대로 취업을 못하고 있는 것은 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해외유학파 과잉공급에 따른 비효율성과 외화낭비를 해소하기 위해선 국내교육의 혁명적 혁신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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