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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5월부터 담배광고 전면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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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5월부터 담배광고 전면금지"

WHO, '흡연이란 이름의 전염병'과의 전쟁 시작

전세계 의사들이 마침내 '흡연이란 이름의 전염병'과의 전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전쟁의 1차 목표는 내년부터 담배광고 전면금지. 영국 등 몇몇 선진국 정부들은 이미 이를 위한 구체적 행동에 나섰다. 담배와의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양상이다.

***'흡연이란 이름의 전염병'과의 전쟁**

세계의사협회(WMA) 등 1백17개국 의사 1천만명으로 구성된 의사단체들은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 모여 일련의 회의를 갖고 '흡연통제에 관한 세계의사선언'을 작성해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그로 할렘 부른틀란트에게 제출할 예정이다. 의사들이 제네바에 모인 것은 이곳에서 현재 담배와의 전쟁에 중대한 분기점을 이룰 정부간 국제회의가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엔 산하기구인 WHO는 지난 14일부터 최초의 국제보건조약이라고 할 수 있는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제정을 위해 2주간 일정으로 제네바에서 회의를 열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마련된 조약은 내년 2월 정부간 협상기구 회의를 거쳐 5월까지는 1백92개 WHO 회원국의 동의를 거쳐 세계보건총회에서 이를 최종채택하도록 되어 있다.

WMA 사무총장 델론 휴먼 박사는 조약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제안서에서 "의사들은 매일같이 직접 및 간접 흡연으로 인한 파괴적인 부작용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의사들은 흡연의 예방과 치료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흡연이라는 이름의 전염병'을 차단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효과적인 통제와 규제입법이 실시되도록 요구하는 일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WMA는 제안서를 통해 "담배갑마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경고문구를 삽입하고 특정담배가 다른 담배보다 안전하다는 '엉터리 주장'을 근절시키라"는 등 여러 가지 구체적 대책을 각국 정부에게 촉구하고 있다.

이밖에 이 제안서에는 2003년 5월부터 담배광고를 금지하고 흡연으로부터 비흡연자를 보호하는 조치들도 포함돼 있다.

***영국, 올 연말부터 담배광고 전면금지**

의사들과 WHO가 특히 1차적 공격목표로 잡고 있는 것은 담배광고다. 담배회사들의 무차별적 담배광고 공세로, 흡연인구가 어린아이들에게까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WHO에 따르면, 일부 국가의 경우 13~15세의 60% 이상이 담배를 피우고 있으며 이들 흡연자의 약 25%가 10세 이전에 흡연을 시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최근 담배 다국적기업들은 선진국의 흡연 규제가 심해지자, 중국.인도 등 개도국을 향한 무차별적 담배광고 공세를 전개해 이들 지역의 흡연층 연령이 급속히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따라서 흡연자를 줄이기 위해선 우선적으로 담배광고부터 전면중단시켜야 한다는 게 금연운동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같은 인식은 각국 정부로도 빠르게 확산돼, 영국은 이미 올해말부터 모든 담배광고를 금지시키는 법안이 의회를 통과한 상태로 왕실의 승인절차만 남겨둔 상태다.

영국의 BBC 방송은 21일 "영국 정부는 담배광고가 금지되면 영국에서만 3천명의 목숨을 구하고 의료비가 3억4천만파운드나 절약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영국 보건부 장관 헤이즐 블리어스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담배를 "위험하고 치명적인 물질"로 규정하고 "전세계적으로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리어스는 이러한 죽음은 "소비자로부터 진실을 은폐하는 산업으로 초래되는 불필요한 죽음들"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보수당 대변인도 "흡연이 건강에 해로우며, 혐오스러운 나쁜 습관이라는 데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면서 "우리는 흡연을 증오하고 특히 담배를 피는 젊은이들이 줄어들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에반 해리스 자유당 보건담당 대변인은 담배광고와 흡연자 수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 증거가 없다는 일부 주장에 대해 "담배광고와 흡연자 수는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고 반박하고 "담배산업과 담배광고는 유죄임이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WHO는 최근 매년 흡연과 관련한 질병으로 사망하는 희생자의 추정치를 종전의 4백20만명에서 4백90만명으로 상향조정했다. 이러한 통계수치 변화는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개발도상국에서 심혈관 질병조사가 개선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제 우리 정부도 영국정부처럼 결단 내려야"**

이같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담배와의 전쟁은 앞으로 국내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연초에 코미디언 고 이주일씨의 금연 캠페인에 영향받아 낮아지는가 싶던 흡연률은 최근 들어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청소년층 및 여성층 사이에 흡연이 빠르게 확산돼 우려를 낳고 있다.

청소년층 및 여성층의 흡연 증가하는 데에는 다국적 담배기업들의 담배광고 공세와, 정부의 미온적 대응이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미온적 태도를 보이는 것은 현재 담배인삼공사가 천문학적 거액의 세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주는 국영기업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게 전문가들의 따가운 눈총이다.

전문가들은 "이제 우리 정부도 영국 정부와 마찬가지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민보건이라는 공익적 측면에서는 물론이고, 재정적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담배판매를 통한 세수확보 못지않게 금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의료비 절감효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과연 우리 정부가 세계의사들과 WHO가 추진중인 담배와의 전쟁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인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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