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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 테러'로 세계경제에 먹구름

동남아 경제 휘청, 이라크전 강행시 경제위기 확산우려

지난 12일 저녁(현지시간) 발생한 인도네시아 발리섬 테러사건은 2백명에 육박하는 사망자 등 수백명의 희생자를 낸 것에 그치지 않는다. 더욱 큰 문제는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경제, 나아가 전세계의 경제를 파괴하는 파급효과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테러가 또다시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위험성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테러로 인도네시아 경제 휘청**

CNN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발리 테러사건이 미치는 경제적 피해에 대해 다각적인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 ABC 방송은 14일(현지시간) "우선 인도네시아의 가장 중요한 무역파트너인 호주와의 경제적 교류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와 호주의 쌍방무역 규모는 지난해 71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노동자 10%가 호주가 투자 참여를 많이 한 관광산업에 종사하고 있다. 이번 테러사건에서 대부분의 희생자가 호주 사람들과 유럽인들인 것도 이러한 상황을 잘 보여준다.

발리 테러사태 직후 지난해 54억 달러 규모의 인도네시아 관광산업에 대한 전망이 어두워지자 외국 투자가들이 관련 주식을 매각하면서 인도네시아 주가와 루피아화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 신뢰도 낮아져 투자 유입이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1천3백억 달러의 외채를 안고 있는 동남아의 최대 경제취약국. 이런 마당에 이번에 발발한 발리 테러로 외채상환 전망이 급속히 어두워지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달러당 9천1백선인 루피아화 지지선이 무너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CNN의 테러리즘 전문분석가 피터 버겐은 14일(현지시간) "발리 테러사건은 테러리스트 진영의 전술에 변화가 일어났다는 것을 시사한다"면서 "이번 테러 사건의 배후로 의심되는 알 카에다 조직이 과거에는 미 대사관이나 군사시설을 공격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제는 경제적 타격을 목표로 하고 있음이 분명해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오사마 빈 라덴은 9.11 테러 사건으로 매우 중요한 교훈을 얻었다"면서 "그는 9.11테러 사태로 미국 경제가 1조4천억 달러의 피해를 봤다는 사실에 매우 고소해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율적 테러' 주목할 대목**

알 카에다와 9.11 테러 사건 비행기 납치범 모하메드 아타를 연결시켰다는 혐의로 최근 체포된 람지 비날시도 알 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9.11 테러 사건으로 미국 항공산업이 수많은 종업원들을 해고하는 등 큰 피해를 봤다"는 말로 테러사건과 경제적 피해를 연결시켰다.

버겐은 "테러조직들이 테러의 경제적 효과를 염두에 두면서 대테러 전쟁의 전선이 더욱 넓어져 버렸다"고 우려했다. 미국 경제뿐 아니라 서구 경제 전체가 테러의 목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버겐은 "테러 조직의 최우선 목표는 물론 미국이지만 발리 테러 사건 희생자가 대부분 호주인들과 유럽인들이라는 점에서 보듯 서구 전체가 테러의 목표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주목할 대목은 아직 추정이기는 하지만 "테러활동이 점차 자율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서구의 이익에 대해 반감을 갖고 있는 이들이 뚜렷한 리더가 없이도 테러 활동에 가담하고 있다는 것이다.

버겐은 "얼마전 권총을 소지한 채 런던행 비행기를 타려다 체포된 스웨덴 청년의 경우 알 카에다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보이며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르려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번 발리 테러사태가 알 카에다 조직과 연관된 것이든 아니든 이제 테러사건은 인도네시아를 넘어 가뜩이나 침체된 서구 경제 전반에 직격탄으로 작용하는 공포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이 테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라크전 확대, 장기화 우려 확산돼**

전문가들이 특히 우려하는 대목은 발리 테러로 이제 이라크전 발발이 불가피해진 게 아니냐는 비관적 전망의 확산이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발리 테러 발발 직후 '테러와의 전쟁'의 불가피성을 역설했다. 의회로부터 지난주 전쟁수행권을 확보한 부시로서는 자신의 전쟁논리를 뒷받침해줄 또하나의 정당성 근거를 확보한 셈이다.

문제는 이같은 미국의 강공이 계속될 경우 범지구적으로 전쟁 위험성이 더욱 커지면서 침체기에 빠진 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 주말 중동권의 4백여 회교지도자들은 모임을 갖고 미국이 이라크 침공을 강행할 경우 즉각 '지하드(성전)'에 돌입할 것임을 선언했다. 이라크전이 중동지역으로 확대되고, 장기화할 위험성이 높음을 보여주는 증거다.

부시의 강공과 테러의 역공. 세계경제를 불확실성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는 최악의 정치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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