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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도박?", "NO, 민주당에도 똑같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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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도박?", "NO, 민주당에도 똑같이 낸다"

LG가스의 한나라당 2억원 후원파동 내막

연말 대선을 정확히 1백일 앞둔 11일 재계중 최초로 LG그룹 계열사인 LG-칼텍스가스가 한나라당에게만 2억원을 정치후원금을 공식기탁하겠다고 밝혀 한때 정.재계에 예민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반도체 빅딜 과정 등에 현정부와 관계가 불편해진 LG그룹이 노골적으로 이회창 한나라당후보 지지를 천명하고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 제기였다.

일각에서는 연초부터 개별적 정치자금 요구를 거절하고 대선후보 선거공약을 검토해 친기업적 후보에게만 정치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온 재계의 행보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실제 과정은 이같은 의혹과 상당한 거리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선을 앞두고 각당이 후원금 요청을 해오자 이를 계열사별로 배당하는 과정에 LG가스의 서투른 처리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는 게 LG측 해명이다.

***LG가스의 어설픈 해명**

상장기업인 LG-칼텍스가스는 11일 오후 "지난 10일 이사회 결의를 거쳐 한나라당 중앙후원회에 2억원을 증여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LG가스측은 이같은 공시는 "회계연도 총증여액이 자본금의 10%를 넘으면 공시하도록 한 상장사 공시규정에 따라 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가 한나라당에 2억원을 기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증여액이 자본금 3백43억원의 10%를 넘게 됨에 따라 발표하게 된 것이지, 그 어떤 정치적 의도가 숨겨져 것은 아니라는 게 LG가스측 해명이다.

LG가스의 이같은 공시는 외국계 지분이 많은만큼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행해진 조치로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대선을 불과 1백일 앞둔 예민한 시점에 특정정당에만 정치후원금을 내기로 한 의사결정 과정은 이와 별개의 문제라며, 이면에 모종의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는 게 아니냐'는 게 주위의 의혹어린 관측이었다.

LG가스측은 이와 관련, 한나라당에의 정치자금 후원은 신준상 사장을 비롯한 이사회의 독자적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LG가스의 실질적 오너인 구평회 명예회장이나 모기업인 LG그룹과는 무관한 결정이라는 해명이다.

하지만 정당에의 후원금 지원은 일개 전문사장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점에서 이같은 해명은 도리어 의혹을 증폭시켰다.

***"한나라당뿐 아니라 민주당에도 계열사 통해 공평하게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상황이 이상한 방향으로 전개되자 LG그룹이 비공식적 해명에 적극 나섰다.

LG그룹 고위관계자는 12일 기자에게 "LG가스가 일을 어설프게 처리하면서 생겨난 완전 오해"라고 해명했다.

그는 "다른 그룹들도 마찬가지이나 그룹 계열사의 정치자금 후원은 계열사 각자가 알아서 하는 게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결정해 배분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며 "LG가스가 한나라당에 2억원의 후원금을 내기로 한 것도 이런 과정을 거쳐 결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지금 집권당이 누군데 어떻게 그룹 입장에서 공개적으로 한나라당에게만 후원금을 내겠다는 식으로 대처할 수 있겠느냐"며 "법이 정한 범위내에서 각 계열사에 배정을 줘 민주당과 한나라당 등에 공평하게 후원금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LG가스가 배정받은 후원금을 나눠내거나 했으면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공시를 하지 않아도 됐을 텐데, 증여금 총액이 자본금의 10%를 넘어선지 모르고 결의했다가 불가피하게 공시를 하게 된 게 아니겠냐"며 LG가스측의 어설픈 일처리를 원망하기도 했다.

***"대선 앞두고 정치권에서 자금지원 요청 들어오고 있다"**

LG가스 파동은 이처럼 해프닝성 짙은 사건으로 결론이 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번 해프닝을 통해 아직도 정치권이 재계에 대해 적잖은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사실이 일부 드러나 논란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또다른 그룹의 구조조정본부 임원은 "LG그룹의 해명에서 알 수 있듯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에서 정치자금 후원 요청이 들어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요즘 자민련의 사정이 좋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그는 "연초에 전경련 결의를 통해 부당한 정치자금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 대신 대선후보들의 공약을 점검해 친기업적 후보에게만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기도 했으나 지금 와서는 흐지부지된 상태"라며 "LG가스가 한 때 오해를 불러일으켰듯 연말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특정정당을 지원하겠다고 나설 기업은 아마도 없을 것"이라고 연말대선을 앞둔 재계의 조심스런 분위기를 전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점차 정치권의 영향력이 줄어드는 반면 재계의 힘이 커지는 것이 대세가 아니겠냐"며 "앞으로 시장의 투명성 요구가 커지면서 정치권의 자금지원 요청도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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