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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처럼 커지는 '부시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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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덩이처럼 커지는 '부시 의혹'

부시가 임명한 '기업범죄척결 팀장'도 범죄연루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위시한 부시정권 고위층의 분식회계 및 내부자거래 의혹이 미국언론들의 집중적 탐사보도로 나날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미국자본주의가 현재 당면한 최대위기는 "개혁세력이 미국내에 없다"는 지적 그대로이다.

***'부시 패밀리'의 조직적 기업범죄 연루 의혹**

CNN은 13일(현지시간) 부시가 얼마전 '기업범죄척결 태스크포스' 팀장으로 임명한 래리 톰슨 법무부 부장관조차 과거 불공정 및 사기 업무관행 혐의로 조사를 받았던 신용카드 회사 프로비디아 파이낸셜의 사외이사였으며, 지난해 5월 상원 인준을 받은 직후 5백만달러의 주식을 매각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CNN 보도는 현 부시정부의 고위층들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기업범죄에 연루돼 있는가를 보여주는 증거로, 월가를 한층 절망 속으로 밀어넣고 있다.

부시대통령 및 그의 아버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기업범죄 연루 혐의도 나날이 짙어지고 있다.

비즈니스위크 최신호에 따르면, 90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당시 대통령이던 아버지 부시는 SEC 의장에 자신의 측근이던 리처드 브리든을 새로 임명함으로써 아들 부시의 범죄를 덮으려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당시 임명된 브리든 SEC의장은 아버지 부시의 백악관 고문변호사였다는 점에서 이같은 의혹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게다가 SEC의 조사당시 조사역 책임자였던 제임스 도티 역시 지난 89년 부시가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을 사들일 때 고문변호사였으며, 하켄 에너지주식 매각대금은 이 구단을 사들이는 데 사용되었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져 '부시 패밀리'의 조직적 연루의혹을 낳고 있다.

또한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90년 SEC 조사를 받을 때 부시의 변호사는 현재의 하비 피트 SEC위원장과 법률파트너 관계였던 조던으로, 그는 현재 부시대통령으로부터 사우디 아라비아 대사로 중용돼 있다.

***부시의 계속되는 거짓말 의혹**

WP는 이와 함께 14일(현지시간) 부시가 1990년 하켄 에너지 주식을 매각할 당시 이 회사가 큰 적자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사전을 알고 있었다는 의혹을 새로 제기했다.

WP가 공직자청렴센터(CPI)로부터 입수한 하켄의 비밀기록에 따르면, 부시가 주식 매각을 하기 16일전에 이 회사의 '주간 속보'를 통해 결산자료를 파악했다. SEC는 그러나 이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냥 넘어갔다. 1994년 부시가 텍사스 주지사 선거에 출마했을 때 당시 민주당 출신의 주지사 앤 리처즈는 "부시가 대통령이 아들이라고 SEC가 면죄부를 주었다"고 연일 비난했었다.

WP는 "하켄 에너지 주식내부자 거래 혐의는 월가의 주가폭락과 미국의 경제회복에 찬물을 끼얹은 분식회계사태에 대해 설득력있는 해결방안을 제시하려던 부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결정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부시는 1994년 댈러스 모닝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하켄 에너지가 대규모 적자상태였다는 것을 알지 못했으며 만일 알았다면 주식을 팔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정작 정작 부시의 참모들은 1994년에 이어 지난 주에도 SEC의 조사자료를 공개하라는 요청을 거부했다.

***"피트를 SEC위원장으로 두는 것은 빈 라덴에게 조국안보국을 맡기는 꼴"**

여론으로부터 사퇴압력을 받고 있는 하비 피트 SEC위원장도 14일(현지시간) CBS와 NBC TV의 인터뷰를 통해 "부시 파일을 공개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며 사퇴 압력에 대해서도 "사퇴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피트는 작년 12월 회계부정사건으로 조사를 받고 있던 제록스의 최고경영자(CEO) 앤 멀캐이와 만났고, 올 5월엔 변호사 시절의 고객이었던 회계법인 KPMG의 신임회장 유진 오켈리와 개인적으로 접촉한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저명한 저술가 아리아나 허핑튼은 피트가 SEC위원장을 맡고 있는 데 대해 "오사마 빈 라덴에게 조국안보국을 맡긴 격이었다"며 "피트 위원장이 기업의 워치도그(Watchdog·경비견)임을 망각하고 랩도그(Lapdog·애완견)처럼 굴고 있다"고 하루빨리 물러나라고 요구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12일(현시시간) 'SEC위원장에 관한 부시의 딜레마'라는 기사에서 "피트를 사퇴시키려니 부시의 충성주의 원칙에 위배되고 자신에 대한 비난을 인정하는 꼴이 된다는 점, 그렇다고 기업유착설에 휩싸인 SEC위원장을 그대로 두고 기업범죄 척결을 외치는 부담이 크다는 점 때문에 진퇴양난에 빠졌다"고 전했다.

***부시정부, 진실은폐에 급급**

부시의 하켄 에너지 주식을 누가 사주었느냐는 것도 월가의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부시에게 하켄 에너지 주식 매각을 권했던 랠프 스미스 전 수트로 앤드 컴퍼니 주식담당자는 "부시의 주식을 누가 샀는지는 고객에 대한 비밀규정상 밝힐 수 없다"면서 "부시 가문과는 관계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하켄 에너지 주식을 매각한 후 34주나 뒤늦게 SEC에 신고를 한 이유에 대해 텍사스 주지사 선거 당시 부시는 "SEC가 신고선류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했으나 최근 부시의 참모들은 "부시와 하켄 에너지 변호사들 사이에서 착오가 있었다"고 말을 바꾸고 있다. 부시도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을 바꾸었다.

백악관 공보국장 댄 바틀렛은 또 "당시 주간 속보에 따라 9백만달러 정도의 손실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적자가 2천2백만달러나 되는지는 몰랐다"고 주장했다.

부시 대통령은 내부자 주식거래 혐의 외에도 하켄 에너지 이사로 재직시 분식회계 사기사건에도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1989년 하켄의 자회사 알로하 석유를 내부직원에게 구매자금을 제공하면서 팔아치운 뒤 이를 자본 이득으로 잡아 막대한 적자 규모를 3백30만달러로 줄였다. 이는 엔론의 분식회계수법과 같은 것이라는 점에서 부시는 '분식회계의 원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부시는 지난 9일 월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하켄 에너지 분식회계 사건 당시 어떤 역할을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당시 이사회 회의록을 보라"고 답변했다. 하지만 부시의 참모들은 "당시 회의록을 갖고 있지 않으며 하켄에게 자료 제출을 요청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텍사스 뉴스지에 따르면 1994년 당시에도 부시의 참모들은 같은 대응을 했다.

***민주당, "11월 선거때 두고보자"**

민주당의 하워드 월퍼슨 하원 선거대책위원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유권자들은 민주당이 투자자의, 공화당은 부정한 기업인의 편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면서 "공화당의 모든 후보가 기업의 책임문제를 변호하는 데 급급하게 될 것"이라고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의 비리를 선거쟁점으로 삼을 것을 분명히 했다.

민주당의 공세는 하켄 에너지 이사를 지낼 때의 조지 W 부시 대통령, 에너지기업 핼리버튼 최고경영자(CEO) 시절의 딕 체니 부통령, 회계부정 조사의 책임자인 하비 피트 증권거래위(SEC) 위원장의 변호사 시절 등 3명의 전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11월 5일로 예정된 중간선거는 공화당이 '기업 범죄자 혐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달려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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