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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급락으로 5월 금리인상 물건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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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급락으로 5월 금리인상 물건너가

'미국과의 차별화' 주장한 한은총재 머쓱

한국은행의 5월 콜금리 인상이 사실상 물건너갔다. 그동안 5월 금리인상을 호언해 오던 한은 관계자들조차 시인하는 대목이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지난주 중반까지만 해도 5월7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인상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었다. 박승 한은총재가 워낙 강력하게 금리인상을 시사했었기 때문이다. 박승 총재는 지난 24일 테크노경영대학원 조찬강연에서 특유의 직설법으로 금리인상을 시사했다.

"한국은 미국경제와의 동조화를 거부한 나라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려야 다른 국가가 금리를 올리는 시대는 이제 지났다. 우리 경제가 성공한 이유는 경기부양보다 구조조정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이제 경기속도 조절 노력이 필요하다. "

"금리인상 여부는 이번 달 지표를 보고 결정하겠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2분기중에 회복가능해 보인다. 경제환경이 금리를 내리거나 유지하는 쪽보다 올리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박 총재의 이같은 화법은 시장에 당연히 금리인상 임박 사인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며칠도 안돼 상황이 급변했다.

***"지금 경제최대 화두는 주가"**

전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0일 오전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취임후 처음으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고 최근 경제현안을 점검한 자리에서 현재 거시정책기조의 큰 틀을 유지키로 했다. 한마디로 말해 금명간 금리인상은 없다는 결론이었다. '선제적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해온 한은과는 달리, 재경부는 애시당초 "금리인상은 6월이후에나 하자"는 입장이었다.

박승 총재의 입장도 한걸음 후퇴했다. 박 총재는 이날 한은총재 취임 한달을 맞아 출입기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5월 금리인상과 관련, "아직 결정한 바 없다. 국제금융시장이 불안한 기미도 보이는데 이것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경제와의 차별화'를 호언했던 며칠 전과 비교할 때 뚜렷하게 후퇴한 입장이다.

이같은 결론이 도출된 가장 큰 이유는 최근 미국경제 불안 확산에 따른 국내 증시 및 경제계의 위기감 확산이다. 최근 미국경제는 국제자금 유입이 급감하면서 달러화가 급락하고 뉴욕증시가 폭락행진을 계속하는 등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회적 현상'이라 가볍게 보아 넘기기에는 간단치 않은 현상이다.

한때 강건너 불구경하듯 하던 국내증시도 뒤늦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자가들이 일주일이상 순매도 행진을 계속하자 뒤늦게 위기감을 느낀 국내투자가들도 투매에 참가, 얼마전까지만 해도 종합주가지수 1천 돌파를 기정사실화하던 주가는 8백대로 급락했다.

***어떻게 미국경제와 따로 놀 수 있나**

한은 관계자는 최근의 주가급락과 관련, "외국인들이 이익 실현 차원에서 연일 주식을 팔아온 반면에 그동안 이들이 파는 주식을 사들이던 국내기관의 매수여력이 바닥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당분간 조정이 불가피해 보이며 이에 따라 5월중 금리인상은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경제가 좋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속도가 문제"라며 "특히 최근 미국 기술주 펀드로부터의 자금이탈이 두드러져 미국경제의 빠른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경제가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위해서는 정보기술(IT) 분야로의 신규투자가 필요하나 IT부문의 전망이 확실하지 않아 투자가 부진해지면서 미 경제의 회복속도가 느린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한은의 입장 선회와 관련, 시장 일각에서는 박승 총재의 '화법'을 문제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간 H경제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미국과의 동조화를 거부하고 있는 나라라는 박총재 발언을 접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었다"며 "우리나라의 수출의존형 경제시스템이 변함없는데 어떻게 우리가 미국경제와 운명을 같이 안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박승 총재는 원래 성장론자여서 그런지 모르지만 총재 취임후 한 일련의 발언을 보면 우리 경제를 너무 낙관하고 있는 것 같다"며 "보다 심층적인 경제분석과 진중한 화법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시장의 한 관계자는 "박승 총재가 금리를 올리려 했으면 취임 직후 국내외 상황이 좋았던 이달초에 선제적으로 올렸어야 했다"며 "앞으로 상당기간 주가가 조정기를 겪을 것 같고 각종 선거가 다가오는데 과연 한은이 소신껏 금리를 올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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