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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탄핵 하루 전 '계엄사' 위치에 통신망 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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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사, 탄핵 하루 전 '계엄사' 위치에 통신망 증설"

김병기 "'박근혜 탄핵시 계엄령' 계획 실행 정황…설치 이유 확인·수사해야"

박근혜 정부 말기의 '탄핵 국면' 당시 국군기무사령부가 계엄령 검토 문건을 작성한 데 이어, 실제로 계엄사령부가 설치될 자리에 기밀 통신망을 증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통신망 설치 날짜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 하루 전이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계엄 계획 실행 정황"이라며 수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김병기 의원(민주당)은 10일 국방부 등 대상 국정감사에서 "기무사 '계엄 문건' 상에 계엄사령부 설치 위치로 계획된 'B1 문서고' 내부에, 합동수사본부장으로 내정된 기무사령관용 기무망(기무사 전용 정보수사망)이 설치되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확보한 'B1 문서고 내 기무망 구성 관련 전산실 사용 협조 의뢰' 등 기무사 문건에 따르면, 지난 2016년까지 이 문서고에는 훈련 목적으로 기무망이 1선 설치돼 있었고 이 회선의 목적은 '합참 지원 기무부대용'이었다. 그러나 기무사는 2017년 3월 9일경 '기무사령관용'으로 회선을 증설했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2017년 3월 9일은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을 인용(2017년 3월 10일)하기 불과 하루 전이다.

김 의원은, 기무사령관은 전면전 상황에서도 해당 문서고로 들어가지 않고 현 위치에서 업무를 수행하는데 굳이 회선을 증설한 이유를 확인해 봐야 한다며 "기무사의 '계엄 계획'대로 2017년 3월 탄핵 결정 선고를 기화로 계엄이 선포되었다면 B1 문서고에는 육군참모총장을 중심으로 한 계엄사령부가 꾸려졌을 것이고,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은 기무사령관도 계엄사령부인 B1 문서고로 들어갈 필요가 있었을 것이며, 이에 따라 B1 문서고 내부에 기무사령관용 기무망을 사전에 설치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기무사에 '계엄 계획'을 작성하라고 지시한 자들은 이를 실행할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문서고에 기무사령관용 기무망을 설치한 이유도 철저히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오후 국정감사장에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이런 내용의 질의를 하며 "기무사령관용 기무망을 해당 문서고에 설치한 이유는 계엄령 선포로 계엄사가 그 위치에 설치되는 경우다. (계엄 문건) 실행 의도가 있다고 보는데 장관의 견해는 어떠냐"고 물었다.

정 장관은 김 의원의 질의에 대해, 자신은 해당 문서고에 기무사령관용 회선망이 증설된 사실을 "몰랐다"고 답변하고 "합수단에서 그런 부분까지 수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무사는 이같은 회선 증설에 대해 '같은달 13일부터 진행되는 키리졸브 훈련 관련, 기무사령관이 혹시 문서고를 방문하게 되면 사용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설치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김 의원의 질의 내용 외에도 계엄령 문건 관련 추가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백승주 의원은 자신이 해당 문건에 대해 자료 요구를 했을 때는 '비밀'이라며 제출하지 않더니 뒤늦게 비밀을 해제하고 내용을 공개한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공세를 폈다. 같은 당 황영철·정종섭 의원도 비슷한 취지에서 문제 제기를 했다.

서주석 국방차관은 백 의원의 질의에 대해 "'비밀' 표시는 있었지만 비밀로 등재·관리가 안 됐고, 내용적으로도 (비밀이) 아닌 것을 도장만 찍어 놓았다"며 정부가 이런 사정을 확인한 후 부대 위치 등 보안 사항만 비공개 처리해서 공개하게 된 것이라고 경위를 설명했다.

여야 국방위원들은 국감장에서 남북 군사분야 합의서, 한미 연합 군사대비태세 등 현안에 대해 정 국방장관을 사이에 두고 간접 공방을 펼쳤다. 보수 성향인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위원들은 '안보 공백'이 우려된다며 군사분야 합의서를 비판했고, 반면 범진보 성향인 민주당·정의당 국방위원들은 "우발적 전쟁 가능성을 사실상 없앤 것"(홍영표)이라며 "사실상의 종전선언"(김종대)이라고 긍정적 측면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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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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