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청주시나 아이파크아파트 관계자들은 자기들의 입장만 이야기 한다. 아이들을 생각하지 않는 무성의한 답변에 울컥해서 더 이상 말하기가 어렵다.”<9월3일 세종충청면>
28일 충북 청주시 서현초등학교에서 아이파크아파트 공사로 인해 발생하는 소음과 분진에 대한 대책마련을 위해 모인 자리에서 한 학부모가 울먹이며 주장한 말이다.
이날 공청회 형식으로 마련된 자리에는 서현초·중 학부모들과 아이파크파크 공사 관계자, 자이아파트 공사 관계자, 청주시 공무원, 충북교육청 공무원 등이 참석했다.
사회를 맡은 경준용 서현초 운영위원장은 “학교 맞은 편에 짓고 있는 아이파크아파트의 공사 소음과 분진 등에 대한 대책마련을 요구했으나 그동안 회사 측은 뚜렷한 답변이 없었다. 급기야 청주시에 민원을 제기한 후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됐다. 회사 측의 답변을 듣고 싶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에 청주시 관계자는 “우리부서 소관이 아니지만 관련부서에 통보해 중점 관리하라고 했고 시공사에도 학생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시는 학부모들이 주장하는 방음벽 설치 여부에 대해 해라, 하지마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양측이 원만히 합의되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아이파크 관계자도 “소음과 분진 문제 해결을 위해 분진망을 추가 설치하는 등 노력중이다”며 “방음벽 설치 문제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 같고 나무 식재 등 다른 방법을 생각중이다”고 해명했다.
이 같은 청주시와 회사 측의 답변에 학부모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한 학부모는 “지난 7월 첫 만남을 가진 이후 하나도 변한 게 없다. 너무 무성의한 답변만 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시청 또한 ‘소관사항이 아니다’라는 변명만 늘어놓으려면 오늘 이 자리가 무슨 의미가 있나”고 따져 물었다.
급기야 초등 5학년과 중1학년을 둔 한 학부모는 “시와 회사 측의 답변을 듣다가 울컥해서 말을 못하겠다”며 “우리 아이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허물이 벗겨지고 잦은 기침을 해왔지만 설마 아이파크 공사 때문이라고 생각 안했었는데 오늘 회사 측의 무성의한 답변을 듣자니 기가 막히다”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자녀가 있으면 이 학교로 전학시켜 봐라. 자신들의 아이가 이런 일을 당해봐야 알겠는가. 아이들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해 마무리해 달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학부모는 “아이파크와 자이가 다 입주하면 4000세대 정도며 대략 9000대의 차량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 얼마나 더 시끄럽고 많은 먼지가 날지 상상해 봐라”며 “지금 당장의 먼지와 소음은 물론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사용할 이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 했다.
그러면서 “시는 아파트 허가를 내주면서 이러한 파급효과를 전혀 예상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 아닌가. 아이파크가 분양 끝내고 떠나면 어차피 시와 교육청에서 책임져야 할 일이다. 좀 더 적극성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더구나 이날 공청회에서는 회사 측이 지난 7월 첫 민원을 제기한 이후 지금까지 본사에 보고조차 되지 않은 채 몇몇 담당자들만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 학부모는 “정말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 1000여명의 학부모가 아이파크 본사로 올라가 집회를 해야겠는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아이파크아파트 관계자는 “방음벽은 10억~20억이 드는데 비용을 떠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우리도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 내부적인 회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답변했다.
학부모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회사 측의 원론적인 답변이 계속되자 경준용 위원장은 회의를 마무리했다.
경 위원장은 “청주시와 회사 측은 지금보다 더 적극적인 자세로 아이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노력해 달라”며 “회사 측은 내부적으로 대책이 마련되면 통보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청주 서현지구 아이파크아파트 공사로 인한 소음과 분진에 대해 서현초·중학부모들은 지난 7월부터 회사 측과 청주시에 방음벽 설치 등 대책마련을 요구해 왔다.
서현초·중 운영위원회가 자체 조사한 결과 아이파크아파트 공사가 시작되면서 1600여 명의 학생 중 약 26.5%의 학생들이 기관지염과 가려움증을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분진으로 인한 방과 후 활동도 자제해 오는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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