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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산불 피해주민들, 서울중앙지법에 '국가 상대'집단 손배소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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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산불 피해주민들, 서울중앙지법에 '국가 상대'집단 손배소 제기

청와대 기자회견 이어 법원서 소장 접수…"사법부가 국가 책임 분명히 밝혀달라"

29일 오후 2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앞. 청와대 앞에서 정부의 산불 대응 실패를 규탄한 경북 산불 피해 주민들은 곧바로 법원으로 자리를 옮겨 국가를 상대로 한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나섰다.

법원 앞에 모인 피해 주민들은 손에 소장과 기자회견문을 들고 굳은 표정으로 법원 청사를 바라봤다. 일부는 말없이 서로의 어깨를 두드렸고, 또 다른 주민은 접수를 앞둔 소장을 한참 동안 내려다봤다. "타들어 가는 태양볕인들 그날만 하랴","오늘만큼은 꼭 국가의 책임을 묻고 싶다"는 말이 곳곳에서 흘러나왔다.

경북산불공동대책위원회와 소송대리인단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제출하며 국가의 초기 진화 실패와 재난 대응 부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었다.

대책위는 "2025년 경북 초대형 산불은 단순한 자연재해가 아니라 초기 대응 실패와 지휘체계 혼선이 피해를 키운 인재"라고 주장하며 "정부가 헌법상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31명이 목숨을 잃고 수만 명의 삶이 무너졌지만 지금까지도 누구 하나 책임졌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며 "오늘 소송은 보상금을 더 받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국가 책임을 사법적으로 확인받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소송대리인단도 이번 사건의 의미를 "국가배상 책임을 묻는 공익적 소송"이라고 설명했다.

김영곤 법무법인 수호 변호사는 "재난은 자연이 만들었을지 몰라도 피해 규모를 키운 과정에 국가의 과실이 있었다면 그에 따른 법적 책임 역시 분명히 따져야 한다"며 "법원이 객관적인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법원 앞 기자회견에서 피해 주민들은 사법부를 향해서도 호소했다.

▲정항우 대책위원장이 호소문을 낭독하고 있다. ⓒ 프레시안(김종우)

정항우 대책위원장은 "집도 가족도 잃고 1년 넘게 버텨왔지만 돌아온 것은 형식적인 지원뿐이었다"며 "법원만큼은 피해 주민들의 절박한 현실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국가는 재난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이번 판결이 경북 산불 피해 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반복될 수 있는 국가 재난 대응의 기준을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대책위는 법원에 ▲국가의 산불 초기 진화 실패와 부실 대응에 대한 법적 책임 인정 ▲피해 주민들이 제기한 집단 손해배상 청구의 전원 인용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해야 할 국가의 책무를 확인하는 사법적 판단을 촉구했다.

소장 접수를 마친 주민들은 법원 계단 앞에서 서로 손을 맞잡고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이날 법원 앞에 선 주민들에게 이번 소송은 배상금을 받기 위한 절차를 넘어 국가 재난 대응의 책임을 역사 앞에 묻는 첫 재판임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 경북산불공동대책위원회와 소송대리인단은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집단 손해배상 청구 소장을 제출하며 국가의 초기 진화 실패와 재난 대응 부실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었다. ⓒ 프레시안(김종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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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우

대구경북취재본부 김종우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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