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자동차 등에 대해 돌연 관세를 올리겠다고 발표한 배경을 두고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남발했던 관세에 대한 미 대법원의 판결이 얼마 남지 않아 합의의 완전 타결이 급해진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선포와 관련해 "트럼프의 '조급함'"이 반영된 것이라면서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가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국가별 관세를 부과한 조치의 합법성을 심리 중이며, 판결은 2월 중순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워싱턴에 위치한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조쉬 립스키 국제경제부문 수석 디렉터는 트럼프의 한국 관련 조치가 무역협정 이행 속도에 대한 조급함을 반영하는 동시에, 관세를 둘러싼 지속적인 불확실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평가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이달 초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관세 조치와 관련한 미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투자 이행 과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언급하면서도, 정부는 가능한 한 신속히 투자 패키지를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며 "그는 또 원화 약세를 고려할 때, 3500억 달러 규모의 한국 투자 계획이 올해 상반기에는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구 부총리의 이같은 발언이 트럼프의 조급함을 부추겼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방송 CNN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나 다른 국가에서 만든 제품에 대해 관세를 인상하는 것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소송의 결과에 따라 제약을 받을 수 있다"며 "만약 대법관들이 행정부에 불리한 판결을 내린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특정 국가에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즉시 변경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직후부터 상대국과 무역 적자 해결을 위해 관세를 무기로 삼아왔는데, 최근에는 무역뿐만 아니라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해 전방위적으로 관세 카드를 남발하면서 미국의 대외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 상대국에 대한 관세를 갑자기 인상한 것은 그가 작년에 체결한 무역 협정을 뒤집는 행위"라며 "유사한 협정을 맺은 다른 국가에도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정치학과 메이슨 리치 교수는 신문에 "(한국) 의회가 양해각서 형태의 관세 '합의'를 비준하지 않은 것을 비난할 수는 없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선언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AP> 통신 역시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관세를 지속적으로 활용할 계획임을 보여주는 패턴에 부합하며, 이는 다른 국가들과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이러한 발언이 내부에서 정책 결정 과정을 거쳤다기보다는 즉흥적인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는 점도 문제다. <로이터> 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트럼프의 메시지 발표 이후 백악관과 미 무역대표부(USTR) 등에 확인을 요청했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통신은 "무엇이 트럼프의 지시를 촉발했는지, 관세 인상이 언제부터 시행될지는 분명하지 않다"라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지난주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그린란드를 통제하지 못할 경우 유럽 8개국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회의 이후 그 최후통첩을 철회했다"며 "트럼프는 토요일(24일)에는 캐나다가 중국과 무역 강화를 추진할 경우 캐나다산 상품에 100%의 세금을 부과하겠다고 밝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한 기준 없이 상대를 굴복시키기 위해 관세를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변덕이 미국 경제와 민생에 이롭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는 두 번째 임기 시작 이후 거의 모든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며 글로벌 무역 질서를 뒤흔들어 왔다"며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접근법이 무역 관계 변화를 촉발했으며, 올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립스키 애틀랜틱카운슬 수석디렉터는 통신에 "2026년 관세 안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믿었던 시장의 판단이 틀렸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며 "사람들은 결국 실행하지 않을 거라고 말하지만 이 말이 맞을 때도 있고 그렇지 않을 때도 있다. 변동성 자체만으로도 이미 대가가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방송 NBC는 "트럼프는 이미 물가 부담과 생활비 문제로 유권자들의 반발에 직면해 있다"라며 "그의 관세 정책은 고질적인 물가 상승을 부추겼고, 최근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관세 부담의 거의 대부분을 떠안았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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