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의 사상자를 낸 울산화력발전소 붕괴사고의 발주처인 한국동서발전과 시공사 HJ중공업의 경영진이 사고 발생 일주일 만에 공식 사과했다.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은 13일 오전 사고 현장에 나타나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분들에 대해 명복을 빌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국민 여러분께도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송구하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모든 임직원은 유가족·피해자 지원과 현장 수습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시공 관계자와 협력해 전사적인 지원을 다 하고 있다"면서 "사고 원인을 명확히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동서발전에 이어 HJ중공업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완석 HJ중공업 대표이사는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되신 유가족 여러분께 뼈를 깎는 심정으로 사죄드린다"며 "마지막 실종자분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 드리기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회사는 관리감독이나 사고 책임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했다. 권명호 사장은 안전관리 책임을 져야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사고 현장 내 동서발전의 관리감독 여부에 관해서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했다. 김완석 대표는 별도의 질문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직후 현장을 찾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등과 대조적으로 동서발전과 HJ중공업은 사고 이후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이들은 사과 입장 발표가 늦는 이유에 대해 "사과보다는 수습이 우선"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지역에서는 비난 여론이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과 입장 발표 역시 지역 여론의 압박이 없었다면 더 늦었을 것이라는 게 지역 노동계의 설명이다.
김태선 울산시당위원장을 필두로 사고 직후부터 현장에서 수습 TF를 운영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울산시당은 "비난 여론에 못 이겨 한 사과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지만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사고 현장에서는 30대 매몰자의 시신 1구가 추가로 수습됐다. 붕괴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6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남은 매몰자는 여전히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구조당국은 마지막 1명의 위치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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