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월 평균 340만원의 비용을 써야 했던 환자가 퇴원 후 자택에서 지자체의 '재가 의료급여 사업' 서비스를 받으며 관리한 결과 의료비가 95만원대로 낮아졌다.
정말 그럴까?
전북자치도 익산시는 2023년 7월부터 보건복지부의 '재가 의료급여 사업' 제4차 시범사업에 참여해 지금까지 52명의 의료급여 수급자를 발굴하고 지원했다.

'재가 의료급여 사업'은 장기입원의 필요성이 낮음에도 입원 중인 의료급여 수급권자의 지역사회 정착을 돕기 위해 병원에서 나와 집에서 의료·돌봄·식사·병원 이동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익산시는 자체 발굴한 의료급여 수급자 중에서 38명을 대상으로 △병원을 퇴원하기 1년 전과 △퇴원하고 '재가 의료급여 서비스'를 받은 1년 후의 '의료비 부담'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퇴원 전 1년'의 의료비는 9억2800만원에 달했으나 '퇴원 후 1년'엔 2억5900만원으로 대폭 줄었다.
병원에 있을 때보다 퇴원 후 자택에서 서비스를 받으며 의료비의 72%를 줄인 셈이다.
익산시가 다시 퇴원 후 관리했던 개월 수를 토대로 의료비를 비교한 결과 '퇴원 전'에는 1인당 월평균 의료비가 342만원에 달했으나 '퇴원 후'에는 95만6000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의료급여 수급자들이 병원에 오랫동안 입원하려는 욕구는 다양할 수 있다.
하지만 굳이 입원하지 않아도 되는 수급자의 경우 퇴원 후 지자체의 '재가 의료급여 사업'을 지원받으며 자택에서 건강을 관리할 경우 의료비를 대폭 낮출 수 있음이 익산시의 사례에서 확인된 셈이다.
'재가 의료급여 사업'의 성공을 위해선 관련 서비스의 연계가 필요하다.
익산시는 이를 위해 △지역자활센터와 협력한 가사·간병 서비스 △노인일자리 사업과 연계한 밑반찬 제공 △재래시장과 사회적기업을 통한 물품 지원 등 지역 자원을 유기적으로 연계한 통합 지원체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의료비 절감률이 72%에 달했고 재가 생활 유지율은 87%에 육박했다.
쉽게 설명하면 병원을 나와 자택에서 '재가 의료수급 사업' 서비스를 받으며 치료한 결과 1인당 의료비를 72%가량 줄일 수 있었고 10명 중 9명 가량은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고 자택에서 그대로 생활을 유지했다는 말이다.
대상자 만족도 역시 95%에 달하는 등 '재가 의료급여 사업'의 실질적인 효과를 입증했다.
사실 익산시는 재가 의료급여 사업의 우수한 운영 성과를 인정받아 모범사례로 손꼽힌다.
30일에는 보건복지부 배경택 복지정책관을 비롯한 기초의료보장과 관계자들이 익산을 찾아 재가 의료급여 사업 성과를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은 이날 익산시의 사업 추진 사례와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실제 수혜 대상자의 가정을 찾아 퇴원 후 지역사회 정착 과정에서 재가 의료급여가 미친 영향을 직접 살폈다.
앞서 익산시는 2024년부터 2년 연속 보건복지부 주관 '슈퍼비전 기관'으로 지정돼 다른 지자체에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실무 지원을 제공하는 전국 확산의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한 관계자는 "익산시는 재가뿐만 아니라 의료급여 전반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보건복지부와 적극적으로 개선 방향을 공유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익산시의 사례는 제도 개선과 다른 지자체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익산시가 쌓아온 현장 경험과 연계 체계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촘촘한 사례관리를 이어가겠다"며 "대상자들의 다양한 욕구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건강한 지역사회 복귀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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