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낸 메시지는 '김건희 리스크' 해소였다.
한 대표는 30일 오전 취임 100일 기자 간담회를 앞두고 사전 발송한 모두발언에서 "우리 국민의힘은 지금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이라며 "지금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다음은 없다"고 위기감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발상을 전환하고 변화하고 쇄신해야만 야당의 헌정파괴시도를 막아낼 수 있다"며 "그 기준은 민심"이라고 했다. "민심에 반응하고, 더 유능해지고, 외연을 확장하라는 것이 국민과 당원의 명령"이라고도 했다.
그는 "최근 드러난 문제들을 비롯해 국민들께서 우려하시는 지점들에 대해 과감하고 선제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관철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직접적인 표현은 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 문제를 우회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미동맹 강화·발전, 한일관계 복원, 대북 강경노선 채택, 핵발전소 수출, 건설노조·화물연대 파업 강경대처 등을 윤석열 정부의 "개혁 성과"로 언급하며 "이런 개혁 성과들이 몇몇 상황들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우려에 가려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깝다. 그런 우려와 실망을 해결하지 못하면 개혁 추진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대표는 또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과의 회동을 언급하며 "집권당 대표로서 대통령과 회동했다. 과거와 다른 수평적 당정관계로의 발전적 전환은 국민의힘의 시급한 과제 중 하나였다"고 해 눈길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한 대표의 이른바 '3대 요구안', 즉 △대통령실 인적 쇄신 △대통령 영부인 공개활동 중단 △김 전 대표의 사과 등 입장 표명에 대해 사실상 전부 거부 의사를 밝혔고, 회담 전 한 대표를 야외에서 서서 기다리게 했다는 점이나 산책 시 인원 구성, 회담장 좌석 배치 등 의전 면에서 한 대표를 홀대했다는 논란도 있었다.
한 대표는 "당정이 시너지를 높여 상생해야만 나라의 퇴행을 막는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며 "저는 우리 윤석열 정부가 성공한 정부로 남기를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그래서 정권을 재창출해야 하고,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정권 재창출의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한 대목이 주목된다. 한 대표는 보수진영의 차기 대권주자 중 수위로 꼽힌다.
그는 "폭풍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일은 옳지 않다. 폭풍을 두려워하며 바라보는 일은 더욱 옳지 않다"는 정호승 시인의 시 구절을 인용하며 "다들 다가올 폭풍을 염려한다. 바라만 보고 있을 순 없지 않겠나"라고 했다.
그는 "모두가 무엇이 문제인지를 알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알지만 누구도 문제 해결에 선뜻 나서려 하지 않았다"며 "(나는) 집권당 대표로서, 그 '책임감'으로 나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뭉치고 단결하겠다. 다만 문제를 방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뭉치고 단결하겠다"고 부연했다.
한 대표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여야의정협의체 참여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대표가 직접 밝히라",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무도한 행위에 대해 민주당은 명확하고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하는 한편 "(이재명) 대표의 범죄 혐의에 대한 방탄을 위해 헌정위기를 조장하고 사법시스템을 난도질하는 폭력적인 정치행태를 중단해야 한다"고 공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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