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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럴 리스크' 주의보…美공화 '해리스에 인종·성차별 공격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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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럴 리스크' 주의보…美공화 '해리스에 인종·성차별 공격 말라'

밴스, 아이 낳지 않은 여성 비하 이력 재조명…힐러리 "여성 후보 어려움 알아·해리스 준비돼 있다" 응원

흑인·남아시아인 여성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며 공화당이 역풍을 우려해 인종차별·성차별적 공격에 대한 당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그런데 문제는 성추행 의혹을 받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해리스 부통령을 포함해 아이를 낳지 않은 여성을 비하한 부통령 후보 JD 밴스 상원의원 등 후보들에게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AP> 통신은 23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하원 공화당 비공개 회의에서 리처드 허드슨 전국 공화당의회위원회 의장이 의원들에게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세 때 현 정부 정책 관련 역할에 초점을 맞춰 비판할 것을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회의 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은 기자들에게 "이번 선거는 인물이 아닌 정책에 관한 것이 될 것"이라며 "이는 카멀라 해리스 개인에 관한 것이 아니"며 "그(해리스 부통령)의 인종이나 성별은 아무 상관없다"고 말했다.

통신은 이는 공화당 지도부가 흑인이면서 인도계 여성인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인종차별적 혹은 성차별적 공격을 하지 말라고 당원들에게 '경고'한 것이며 이런 종류의 공격으로 경합주의 핵심 유권자인 교외 지역 여성, 유색 인종, 젊은 유권자들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외면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러한 우려는 기우가 아니다. 이미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해리스 대통령을 여성과 유색 인종의 능력을 비하하는 의미로 그가 "다양성(DEI)" 채용의 산물이라고 주장 중이다.

23일 헤리엇 헤이그먼 공화당 하원의원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지적으로 볼 때 정말 바닥 수준"이라며 "다양성 고용으로 채용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글렌 그로스먼 공화당 하원의원은 지역 언론에 민주당이 "민족적 배경 탓에" 해리스 부통령을 바이든 대통령의 후임 후보로 고수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후보 본인들의 이력은 더 문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작가 E.진 캐럴과의 성추행 관련 소송, "여성 성기를 움켜쥐라"는 발언이 녹음된 이른바 '액세스 헐리우드 테이프'를 비롯해 여러 건의 성추행 및 성희롱 의혹에 직면해 있고 부통령 후보인 JD 밴스 상원의원의 과거 임신중지 및 아이를 낳지 않은 여성 관련 혐오 발언도 다시 주목 받고 있다.

밴스 의원은 2021년 인터뷰에서 강간 및 근친상간으로 인한 임신도 출산을 강요 받아야 하냐는 질문을 받고 문제는 "아이가 태어나는 환경이 다소 불편하거나 사회에 문제가 되더라도 아이를 살도록 해야 하는지에 관한 것"이라고 답해 성폭력으로 인한 임신을 단지 '불편하다'고 표현했다는 비난을 받으며 구설에 올랐다.

밴스 의원은 2021년 7월 미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국이 "자녀 없는 캣 레이디(cat lady) 무리"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며 "카멀라 해리스, 피트 부티지지(미 교통장관), AOC(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하원의원)를 보면 민주당의 미래 전체가 자녀가 없는 사람들에 의해 통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캣 레이디'는 연애 및 결혼을 하지 않고 고양이를 키우며 직업 경력에 집중하는 여성을 멸시하는 의미로 종종 사용되는 표현이다. 밴스 의원은 인터뷰에서 이 '캣 레이디'들이 "자신의 삶과 선택에 비참해 하며 이 나라의 다른 사람들도 비참하게 만들고자 한다"고 근거 없는 발언을 내놨다. 그는 자녀 없는 사람들은 나라에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없는 사람"이라고도 주장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014년 결혼해 배우자가 이전 결혼에서 얻은 두 자녀를 길렀고 2018년 동성 배우자와 결혼한 부티지지 장관은 2021년 8월 두 아이 입양을 알렸다.

<AP>는 밴스 의원이 2021년 보수단체 행사에서 자녀가 없는 사람들보다 "(자녀가 있는) 부모가 투표소에 갈 때 더 많은 권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과 공개 토론하게 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성차별적 발언을 막을 수 있을지도 우려스럽다는 평가다. <AP>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을 지낸 스테파니 그리샴이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을 공격하는 강하고 지적인 여성들이 그의 심기를 건드린다며 이들 여성의 "외모를 공격하고 멍청이라고 부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행태가 "이번에도 달라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 의회전문매체 <더힐>은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흑인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열중하고 있고 여성은 핵심 유권자이기 때문에 인종 및 성별에 대한 공격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디애나주 공화당 다앙성·참여 담당 국장인 휘틀리 예이츠는 매체에 "이런 끔찍하고 해로운 일들이 사람들을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여성을 대통령으로 선출해 본 적이 없는 미국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선거 과정에서 "추가적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앞서 대선에 도전했던 힐러리 클린턴 미 전 국무장관이 지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3일 <뉴욕타임스>(NYT) 기고에서 "나는 강력한 여성 후보가 미국 정치의 성차별주의와 이중 잣대를 뚫고 싸우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다"며 "해리스 부통령은 주요 정당 대선 후보 자리에 오른 첫 흑인·남아시아 여성으로서 독특한 추가적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선 후보 시절 자신이 "마녀, 나쁜 여자"로 불렸고 자신을 닮은 "인형이 불태워지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클린턴 전 장관은 "해리스 부통령은 정계 다른 많은 여성들처럼 만성적으로 과소평가 돼 있지만, 이 순간을 위해 잘 준비돼 있다"며 해리스 부통령의 검사, 법무장관으로서의 경력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범죄와 이민에 대한 거짓말"을 반박할 신뢰성을 제공한다고 봤다. 또 해리스가 부통령으로서 "극단적 연방대법원이 로 대 웨이드 판결(임신중지권 보호 판결)을 뒤집었을 때 여성 재생산권 복원에 대한 정부 내 가장 열정적이고 효과적 옹호자"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나는 (여성에 대한) 장벽을 깨려고 출마한 게 아니라 내가 그 일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출마한 것이었다"며 "가장 높고 단단한 유리 천장을 깨지 못한 것은 여전히 가슴 아프지만 두 차례 대선 캠페인을 통해 여성이 대선 후보가 되는 것이 평범한 일로 보이게 했다는 것은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현재 미국의 상황은 클린턴 전 장관이 낙선한 2016년과는 "다르다"고 짚었다. 뉴햄프셔주 콩코드의 특정 지지 정당이 없는 유권자인 캐런 크롤리(64)는 신문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지지하지 않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지지할 생각이라면서 "여성들은 더 분노하고 있고 그것이 동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와 많은 여성들이 성차별적이고 여성혐오적이라고 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발언과 행동을 언급하며 "이제 여성 대통령 (탄생)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고 봤다.

한편 23일 경합주인 위스콘신주에서 사실상 대통령 후보로서의 첫 유세를 가진 해리스 부통령은 유권자들에게 "자유, 연민, 법치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 아니면 혼돈, 공포, 증오의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를 물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과 자신을 대조했다.

<로이터> 통신은 밀워키의 한 고등학교에서 열린 이날 유세에 수천 명의 군중이 몰려 더 작은 규모로 차분하게 진행됐던 바이든 대통령 유세와 대비됐다고 짚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유세에서 당선된다면 임신중지 접근성을 확대하고 총기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하겠다고 약속했다.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실시되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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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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