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서울 강북을 총선 후보였던 조수진 변호사의 후보직 사퇴에 대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변호사는 성폭력사건 가해자를 변론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에게 상처를 주는 등 무리한 언행을 한 것이 드러났고, 블로그에 가해자 측의 방어 전략을 조언하는 홍보글을 쓰는 등의 행적으로 논란이 됐지만 후보 본인도 당 대표도 이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 이 대표는 또 강북을에는 한민수 당 대변인을 공천한다고 밝혔다. 박용진 의원의 후보직 승계가 일각에서 거론되기도 했으나 이변은 없었다.
이 대표는 22일 강민석 대변인 서면브리핑을 통해 "조수진 후보의 사퇴가 안타깝다"며 "조 후보의 뜻을 수용해 정권심판과 국민승리로 화답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 심판에 작은 방해조차 되지 않겠다는 조 후보님의 뜻을 존중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전날 광주 기자회견에서 조 후보 논란에 대해 "국민의힘에 해괴한 후보가 더 많다"며 "국민들께서 판단할 것"이라고 일축하는 태도를 보였는데, 이날 발표된 입장에서도 이 기조가 유지된 것으로 보인다. 여론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 서면브리핑 형식으로 나온 것도 눈길을 끌었다.
조 변호사는 전날 사퇴의 변에서 자신의 과거 변론·홍보활동 관련 논란에 대해 "저는 변호사로서 언제나 의뢰인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그러나 국민들께서 바라는 눈높이와는 달랐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가 완주한다면 선거 기간 이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며 "더 이상의 당에 대한 공격을 멈춰달라"고 물러나는 이유를 밝혔다.
조 변호사에 대해서는 △사건 변론 과정에서 성범죄 피해자를 공격하는 등 2차 가해 논란성 주장을 편 것 △'피해자가 피해자답지 않아 신뢰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편 것 △성범죄 가해자의 재판 대응에 대해 블로그 홍보글을 통해 한 조언 등이 문제가 됐고, 이에 대해서는 언론의 보도뿐 아니라 타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여성학 연구자, 동료 법조인과 나아가 조 변호사가 사무총장을 지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내부에서도 강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관련 기사 : 조수진 "변호사로서 최선 다했다"?… 무리한 성범죄 변론·홍보 논란)
그러나 조 변호사 본인의 사퇴의 변에서나 이 대표의 입장 표명에서나 이에 대한 유감 표명은 없었고, 이 대표 입장에서는 아예 언급 자체가 없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위임받은 당무위원회와 최고위원회의 권한으로, 서울 강북을 후보로 한민수 대변인을 의결 및 인준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이번 총선 서울 강북을 공천은 긴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달 19일 강북을 현역인 박용진 의원에게 '현역 하위 10%'임을 통보했다. 박 의원의 의정활동 이력에 비춰 합당한 평가인지 논란이 있었지만, 박 의원이 이를 받아들이고 경선에 임하기로 하면서 박용진·정봉주·이승훈 3자 경선이 치러졌고, 그 결과 이달 6일 박용진-정봉주 양자 결선투표를 진행하게 됐다.
이어 지난 11일 발표된 결선투표 결과, 박 의원이 과반 득표를 하고도 '하위 10%'로 득표 수 -30% 감점을 받아 정봉주 전 의원이 후보가 됐다. 그러나 정 전 의원의 '미투' 논란과 가정폭력 전과에도 침묵했던 민주당은 결국 그의 'DMZ 지뢰 목발 경품' 막말 전력을 이유로 지난 14일 공천을 취소했고, 이에 박 의원의 공천 승계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민주당은 조수진 변호사와 박 의원 간의 전략경선을 결정했다. 전국 권리당원 투표 70%로 치러진 전략경선은 19일 조 변호사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조 변호사 역시 과거 변론·홍보활동 논란으로 공천을 받은 지 3일만에 사퇴하면서, 민주당은 후보등록 마감일인 이날까지 하루만에 새로운 후보를 공천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현역인 박 의원을 다시 공천하는 게 어떠냐는 말도 나왔지만, 안규백 민주당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반적인 내용 자체가 후보에 대한 흠결과 하자가 발생 요인이기 때문에 제3의 인물이 가는 것이 원칙"이라고 이를 일축했다.
안 위원장은 "경선에서 후보자에 특별한 하자가 있는 경우엔 여러 가지 조건을 갖고 고려해 볼 사항인데 이 사항에 대해서는 차점자 승계는 거의 없다. 전략공천만 가능하다"면서 "(박 의원이) 후보군에 포함되기는 굉장히 어렵다. 우리 당의 이번 총선 공천을 놓고 봤을 때 하위 10%·20%에 포함되거나 경선 과정에서 탈락한 사람이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다시 재공천 받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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