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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싸라기 땅, 새만금'의 비상을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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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싸라기 땅, 새만금'의 비상을 기대하며

[새만금잼버리 리포트 39] 한덕수 총리도 인정한 '금싸라기 땅' 새만금...암스테르담을 뛰어 넘는 새만금수변도시는 언제나?

새만금이 마냥 푸대접만 받은 것은 아니었다. 새만금의 또 다른 이름은 ‘금싸라기 땅’이다.

현 정부들어 이차전지 사업이 뜨면서 새만금이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 로 지정되기도 했지만 이보다 훨씬 전부터 새만금은 ‘금싸라기 땅’으로 불렸다.

지난 2000년대 중반에는 새만금 이차전지 특화단지는 예상조차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새만금 가력배수갑문과 신시배수갑문을 잇는 방조제 중간 안쪽의 약 1600여만㎡(약 500만평 추정) 토지는 당시에도 ‘금싸라기 땅’으로 지목됐었다.

새만금 수변도시, 최고의 ‘금싸라기 땅’

새만금 전체 2억8천만㎡ 내부토지 가운데 최고의 ‘금싸라기 땅’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곳은 그 당시에는 아직 매립도 되지 않은 바다 상태였다.

2007년 4월 3일 정부는 ‘새만금 토지이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유보용지와 신에너지단지로 약 50%가량을 떼어 놓았고 나머지는 농업용지로 분류했다.

하지만 땅을 볼 줄 아는 전문가들에게는 바로 앞의 방조제 너머로 새만금 신항만이 계획돼 있고 전체 내부토지 중에서도 지리학적·지정학적으로 가장 가치 있는 땅이 보였다.

그곳은 바로 새만금스마트수변도시 예정부지였다.

▲사진 빨간 선 안쪽 부분이 새만금수변도시 조감도, 김현숙 전 청장이 수변도시 조감도를 설명하고 있다. ⓒ새만금개발청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새만금의 미래를 뒷받침할 황금의 땅, ‘엘도라도’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엘도라도는 남아메리카의 아마존 강변에 있다고 상상하는 황금향(黃金鄕)이다.

산업연구원은 지난 1997년에 발표한 ‘새만금 프로젝트 2020’ 보고서에서 신항만 배후부지인 이 땅과 관련해 산업복합단지(약 880만㎡)와 도시용지(680만㎡)로 쓸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항만 관련산업과 도시·연구기능이 가능한 지역이라는 보고서의 분석였다.

‘사람이 사는 땅’ 새만금은 언제?

이 ‘땅이 될 바다’는 실제로 2017년 국정과제로 반영돼 ‘스마트수변도시’로 명명됐고 새만금개발공사가 사업시행자로 지정됐으며 드디어 2023년 6월 여의도 면적의 2배 넘는 200만 평 규모의 ‘새만금 수변도시’ 예정부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2023년 6월에 모습을 드러낸 수변도시 건설 예정지 ⓒ새만금개발청

수변도시는 여의도 면적(2.9㎢)의 두배가 넘는 6.6㎢의 규모다. 2020년 12월부터 매립공사가 시작돼 2년 6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당시 새만금개발공사는 2023년 하반기부터 새만금 수변도시 조성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며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볼 때 2024년부터 단계적으로 토지를 공급할 계획이고 2027년에는 첫 입주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당시 김규현 새만금개발청장은 "최근 새만금에 이차전지 등 많은 기업이 몰려들고 있는 만큼 수변도시가 입주민에게 '직주락(職住樂)'이 공존하는 도시가 되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땅이 없어 못 팔 지경’이라더니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새만금개발청에서는 “이제는 땅이 없어서 못 팔 지경”이라면서 “주거단지도 완판 가능하다고 본다”는 즐거운 비명이 새어 나왔다.

당시 새만금개발청은 "작년 5월까지 9년동안 전체 면적의 25%를 겨우 팔았는데, 최근 1년 만에 거의 다 계약을 체결해 남은 땅이 없다"고 했다.

또 "매립 예정 용지를 예약하겠다는 문의도 빗발친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까지 입주 계약 체결 건수는 33건으로 1조4740억원 규모에 그쳤지만 그 이후 현재까지 1년간 28건의 계약이 추가로 체결됐고, 이들 계약 규모는 4조1760억원에 달한다. 지난 4월 투자협약을 체결한 LG화학·절강화유코발트를 포함한 수치다.

계약업체를 보면 지난해 5월 ㈜배터리솔루션, ㈜성일하이텍 등을 필두로 올해는 ㈜덕산테코피아, ㈜어반리튬 등에 이어 한중 합작법인인 지이엠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로부터 1조 2100억 원, LG화학·절강화유코발트로부터도 1조2000억 원 규모의 계약이 맺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8월 2일 새만금잼버리대회 개영식에 참석하기 전에 한국의 ‘2차전지 산업 밸리’로 거듭나고 있는 새만금 국가산업단지를 찾아 “기업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게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올 상반기까지 입주를 결정한 이차전지 기업만 해도 모두 14개 업체에 이른다.

당초 새만금청은 첫 복합도시인 ‘스마트 수변도시’ 부지 조성사업을 내년까지 마치겠다는 방침이었다.

총 사업비만 1조 3476억 원, 2만 5000명(1만 1000세대)이 정주 예정인 이곳의 매립공정률은 97%에 이른다. 도시 조성은 향후 10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새만금개발청 관계자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변도시라고 하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 떠오르기 마련인데 새만금 수변도시는 그보다 더 선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며 이후 분양에 대해서도 “산업단지도 완판했는데 이것도 완판 못할 리 있겠냐”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부동산개발업체들도 '금싸라기 땅'으로 소개

그래서 인지 인터넷상에는 새만금에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글들이 많이 올려져 있기도 하다.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새만금을 소개하는 글에도 ‘금싸라기 땅'이라는 표현은 꼭 삽입된다.

“~금싸라기 땅 새만금도 비상할 일만 남았다. 세계 최강국으로 부상 중인 중국과 가까울 뿐 아니라 국가 개발계획이 잡혀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예타 면제 대상지로 새만금이 포함됐다"

“한 예로 최근에 관심 밖에 있던 새만금 사업이 점점 가시화된다는 말에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새만금은 군산, 김제, 부안 일대를 말하는 것으로 군산은 이미 지가가 많이 올라 있다. 김제는 농업을 기반으로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주변에 영향력이 크지 않고, 아직 부안은 시세 대비 투자자들의 수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새만금 관광단지 개발 바람이 불어 시세가 점점 올라가고 있는 형국이다.”

인접 지자체도 '금싸라기 땅' 절대 양보 못해

바다가 육지로 변한다면 인근 지자체로서는 거저 먹는 땅이 된다. 그래서 인지 새만금산업단지를 둘러싸고 인접 지자체 간 영토분쟁이 10년 넘게 진행 중이다.

이 역시 바다에서 육지로 금싸라기 영토로 변하면서 인접 지자체와 지방의회가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싸움을 벌이고 있다.

새만금과 맞닿아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지자체는 전북 군산시와 김제시, 부안군 등 3개 시·군이다.

대승적으로 볼 때 새만금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된 이후에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지만 그건 제3자의 시각일 뿐이다. 중재는 어렵고 될 수 도 없는 상황이다.

수년 째 이어지고 있는 새만금 관할권 문제는 최근들어 새만금특별지방자치단체를 출범시켜 관리하자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이마저 쉽지 않다.

하지만 땅이 만들어지고 기업이 들어오고 도시가 건설돼야 먹잘것이 있을 것이다.

새만금기본계획 변경 탓? 5개월 만에 돌변한 수변도시 분양계획

김칫국을 너무 빨리 마셨을까? 새만금 수변도시는 분양계획을 밝힌 지 불과 5개월이 지난 11월 3일,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 계획이 전면 재검토로 전환된다.

새만금개발공사가 새만금 내부 개발과 대내외 여건 변화 등에 따라 수변도시 조성 계획을 다시 그리겠다고 밝힌 것이다.

새만금개발공사는 이를 위해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조성사업 통합개발 계획 변경 설계용역을 3일 발주했다.

이번 용역을 통해 통합개발계획 변경(기존계획 검토, 인구주택계획, 토지이용계획, 교통계획, 공급처리시설계획 등)과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재검토한다는 것이다.

용역비만 45억 원이 투입되고 용역기간은 착수일로부터 18개월이라고 했으니 용역작업에만 1년 6개월이 걸린다는 얘기다. 수변도시가 입주기업과 함께하는 새만금 첫 도시로 조성되는 것이 목표였는데 갑작스럽게 계획이 바뀐 것이다.

새만금 주요SOC예산이 수천억 원이 깍이고 총리가 나서서 새만금 기본계획을 변경하겠다고 하니 입주기업과 예정기업들의 불안해 하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이를 의식했는지 한덕수 총리는 2023년 11월 8일 전북 새만금 국가산단 3·7공구 조기매립 착공식에 참석해 "당장 필요한 사업은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 한덕수 총리는 지난 8일 전북 새만금 국가산단 3·7공구 조기매립 착공식에 참석해 "당장 필요한 사업은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연합뉴스

한총리는 새만금사업 주요SOC예산의 대폭적인 삭감으로인해 입주기업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는 여론과 관련해서 이같이 밝히고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지원 의지를 밝혔다.

한 총리는 또 “새만금에 이미 입주하신 우리 기업들이 좀 더 경쟁력을 가지고 활발한 그러한 경제활동을 하도록 하는 것과 그리고 우리 기업들이 가지는 기업 활동에 있어서의 여러 가지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해야 하는 그러한 과제들 그리고 또 어려움 이런 것들을 듣고 범정부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도 “금싸라기 같은 새만금”

그러면서 “국가는 정말 그 금싸라기 같은 이런 새만금의 이런 입지들을 더 효율적으로 이용을 하고 또 여기에 많은 추가 투자 유치와 또 외국인 투자를 같이 저희가 유치해야 하는 그러한 큰 과제를 저희가 가지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한 총리는 또 “2차 전지 특화 단지 선정 같은 이러한 새만금의 잠재력을 경쟁력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그러한 의미 있는 조치들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새만금을 ‘금싸라기 땅’으로 표현한 것이다.

하필이면 왜 이때, 달리는 말에 ‘채찍질’은 못하고

한 총리는 그러면서도 “새만금 용도지구 같은 것에 대해서도 우선순위를 어떻게 좀 변경을 가하면 좋은지 범정부적으로 좀 논의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을 하고 있고 이 모든 것은 2025년 12월까지는 늦어도 모든 것을 끝내고 우리 새만금에 대한 전체 기본 계획을 좀 바꿀 그러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본계획변경은 2025년까지지만 새만금에 이미 와서 활동하고 계시는 우리 기업들 그리고 앞으로 투자 유치를 위해서 꼭 필요한 그러한 과제들은 이러한 2025년까지의 계획에도 불구하고 가장 우선순위를 높여서 필요한 조치들을 바로바로 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약속했다.

한 총리의 발언으로 어떻튼 입주기업이나 입주예정기업들이 느끼는 불안을 해소하고 급한 불을 껐다고 여길 수 는 있다.

하지만 왜 하필이면 이때 기본계획을 변경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2025년 12월이면 윤석열 정부의 임기 말이다.

그때 나오는 변경된 새만금기본계획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까?

전북도민들은 그동안 역대 정권들이 보여줬던 조삼모사식 행태를 피부로 겪어봐서 잘 알고 있다.

불과 5년 전인 2018년 10월 30일 같은 장소 새만금에서는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이 거행됐었다.

▲2018년 10월 3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은 군산시 비응도동 유수지 수상태양광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서 “오늘 새로운 에너지 전환, 새천년의 역사를 이 곳 새만금에서 선포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날 군산시 비응도동 유수지 수상태양광부지에서 열린 ‘새만금 재생에너지 비전 선포식’에 참석해서 “오늘 새로운 에너지 전환, 새천년의 역사를 이 곳 새만금에서 선포합니다. 전라북도가, 군산이, 새만금이 대한민국 재생에너지의 중심입니다.”라고 말했다.

새만금이 ‘대한민국 재생에너지 중심지‘라는 것을 공식 발표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선포식을 통해 “전라도 정도 천년, 이곳 새만금에서 대한민국 새천년 에너지 역사가 새롭게 시작된다”면서 “27년간 긴 어려움을 딛고 새만금에 세계 최대 규모의 태양광 단지와 대규모 해상풍력 단지가 건설되며 새만금의 태양이 대한민국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새만금의 바람이 미래를 여는 자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었다.

하지만 정권은 바뀌었고, 윤석열 정부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종전 30.2%에서 21.5%로 낮추겠다고 밝히면서 화려하고 거창하게 출발했던 새만금재생에너지사업은 동력을 잃은 채 방치되고 있는 모양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북이 아닌 국가를 위한 ’금싸라기 땅‘ 새만금은 비상을 거듭한다.

이번에도 '새만금 빅피쳐'를 그리려다 행여 '금싸라기'를 하찮은 '모래'로 전락시키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가 앞서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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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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