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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여파로 역대 최대 이익 올린 에너지 기업들 '횡재세'는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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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전 여파로 역대 최대 이익 올린 에너지 기업들 '횡재세'는 거부

엑손모빌 EU에 소 제기 비롯 유럽 각국에 소송 줄이어…NGO "에너지 기업들, 명백히 부당 이득 챙겨"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역대 최대 이익 잔치를 벌이고 있는 에너지 기업들이 유럽연합(EU)이 제시한 초과 이익에 대한 '횡재세'에 반발해 줄줄이 소를 제기하고 있다. 미국 석유 대기업 엑손모빌은 EU에 대한 소송에 돌입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28일 자사의 독일과 네덜란드 자회사가 룩셈부르크에 있는 EU 일반법원에 EU의 에너지 기업 초과 이익에 대한 추가 분담금에 항의하는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EU 집행위는 석유, 천연가스, 석탄 생산 및 정제 기업에 일종의 횡재세인 '연대 기여금'을 한시적으로 부과하기로 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폭등한 에너지 가격을 통해 이들 기업이 벌어들인 초과 이익 일부를 거둬 연료비 상승에 고통 받는 시민들을 보조하자는 취지다. 

독일의 경우 에너지 기업의 2022~2023년 이익이 2018~2021년 평균 이익의 20%를 넘겼다면 이에 대한 33% 가량의 특별 기여금 부과를 계획하고 있고 프랑스·이탈리아·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국 정부도 관련 조치를 승인했거나 준비 중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뒤 연료값이 급등하며 에너지 기업은 천문학적 수익을 올렸다. 엑손모빌은 올해 3분기에만 전세계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200억달러(약 25조3800억원) 가량의 이익을 올렸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 가까운 규모다. 2분기에도 178억달러(약 22조5882억원)의 이익이 보고됐는데 이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배 가까운 규모다. BP·셰브론·쉘·토탈에너지 등 다른 에너지 기업들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진행된 지난 2~3분기에 이익이 급등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케이시 노튼 액손모빌 대변인이 높은 에너지 가격이 "가정과 기업에 무거운 부담을 지우고 있다"면서도 추가 기여금이 "비생산적"이며 "투자자 신뢰를 약화시키고 투자를 위축시키며 수입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을 높일 것"이라며 소 제기 이유를 설명했다. 노튼 대변인은 회사가 "유럽이 러시아로부터 에너지 수입을 줄이려고 분투하는 시기인" 지난 10년 간 유럽 정유 프로젝트에 30억달러(약 3조8070억원)를 지출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에도 유럽 대륙에 "수십억유로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며 "투자 여부는 무엇보다 유럽이 얼마나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고 매력적인 시장이 될지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올해 이익이 급등한 엑손모빌은 연대 기여금 부담액이 2023년 말 20억달러(약 2조5380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소송에 대해 EU 집행위는 "해당 조치는 EU 법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다"며 맞섰다. 엑손모빌 쪽은 연대 기여금 부과 결정 때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 중이다.

엑손모빌 외에도 에너지 기업들의 '횡재세' 반대 소송이 줄을 잇고 있다. 이탈리아 풍력 발전 기업 ERG가 여러 에너지 협회의 지원을 받아 제기한 소송이 지난달 이탈리아 법원에서 기각되기도 했고 스페인석유그룹(Cepsa)도 지난달 스페인의 횡재세 부과 계획에 소를 제기하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또 다른 미국의 석유 대기업 셰브론도 지난 10월 <로이터> 통신에 횡재세가 투자를 위축시켜 생산을 저하시킬 것이라 경고했다.

벨기에 브뤼셀에 기반을 둔 친환경 교통 전문 비정부기구(NGO) 교통과환경(T&E) 석유 부문장 아가트 바운푸르가 엑손모빌의 소송이 "협박 시도"라며 석유 및 가스 사업체들이 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는 동안 "명백히 부당 이득을 챙겼다"고 비난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뒤 러시아산 연료 의존도를 줄이며 높은 가스 가격에 신음했던 유럽의 가스 가격은 최근 전쟁 전 수준으로 복귀했다. 유럽 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 선물 시장에서 1월 인도분 가스 거래 가격은 28일 메가와트시(㎿h)당 80유로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수일 전까지 80유로를 밑돌았던 가스 가격은 전쟁 직후 치솟기 시작해 폭염이 유럽을 덮쳐 에너지 수요가 폭증했던 지난 8월엔 1㎿h당 340유로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최근 상대적으로 온화한 겨울을 보내고 있는 유럽에서 가스 수요가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원자재시장분석기업 독립상품정보서비스(ICIS)의 자료를 인용해 EU 가스 수요가 지난달 최근 5년 평균보다 24%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EU는 최근 천연가스 가격을 1㎿h당 180유로로 제한하는 가스가격 상한제에 합의하기도 했다.

▲지난 9월4일 주가 그래프에 비친 엑손모빌 로고에 확대경을 비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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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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