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지역사회통합돌봄기본법, 국민을 위한 돌봄패스를 원칙으로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지역사회통합돌봄기본법, 국민을 위한 돌봄패스를 원칙으로

[복지국가SOCIETY] 돌봄법, 단순 옥상옥을 넘어서려면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0년은 제1차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으로 진입하기 시작하는 해였다. 이 해에 700만 명에 가까운 국민이 노인인구로 편입됐다. 이후 20년가량이 지나면 다시 600만 명이 넘는 제2차 베이비붐 세대가 노인이 된다.

늘어나는 평균수명과는 달리 오늘날 한국의 출산율은 낮다. 때문에 국가의 평균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일본의 평균연령이 곧 50세를 넘을 거라고 한다. 한국은 그들이 가는 길을 그대로 따라가고 있는 형국이다. 어쩌면 노화 수준에서 한국은 곧 일본을 추월하게 될지도 모른다.

암울한 미래에 대응하고자 시작된 지역사회통합돌봄시범사업이 시행 기간 4년의 끄트머리에 왔다. 하지만 당초 기대와는 달리 가시적인 성과는 찾아보기 어렵다. 앞으로의 방향도 명확하지 않은 것 같다. 여러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지만 여전히 파편적인 관점에서만 바라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옥상옥이 된 지역사회통합돌봄법안

2020년과 2021년 지역사회통합돌봄기본법안(이하 통합돌봄기본법)이 각각 발의되었다. 양 법안은 모두 노령, 장애, 질병 등으로 일상생활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에게 보건의료·요양·일상생활 지원·주거 등을 제공하도록 하고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사회보장급여법)’에 따른 사회보장급여, 민간 법인·단체·시설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 그 밖의 상담, 정보 제공 등 지원도 통합적으로 연계·제공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통합돌봄대상자는 노령·장애·질병·빈곤 등으로 인해 주거나 지역사회에서 자립적인 일상생활 영위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음에도 적절한 돌봄을 받지 못하고 있는 사람, 장기간 의료기관에 입원 또는 사회복지시설 등에 입소하고 있는 사람, 그 밖에 통합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는 다음과 같은 이상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예를 들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노인복지법상 수급자라면 당연히 통합돌봄대상자로 포함될 수 있다. 하지만 이 법안에 의하면 통합돌봄을 필요로 하는 노인복지법상 수급자는 다시 별도로 통합돌봄서비스를 신청해야 한다. 더욱이 노인복지법상 수급자와는 무관하게 통합돌봄대상자가 별도로 존재하게 될 수도 있다. 때문에 통합돌봄서비스는 받지만 노인복지서비스 수급자는 될 수 없거나, 두 서비스의 공동 대상자가 통합돌봄과 노인복지서비스를 각각 개별 신청해야 하는 결과가 발생하게 된다.

이는 법안의 기본방향이 보건·의료·복지 등 각 개별 법률에 따른 수급자가 통합돌봄대상자로 된다는 것을 전제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다. 따라서 사회보장급여법상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규정이 각 개별 법률과 연결되도록 함과 동시에 필요하다면 그 각각 개별 법률에 따른 수급자 범위를 확대·조정할 필요가 생긴다.

특히 이 같은 개별 신청 필요에 따르는 문제는 통합돌봄의 핵심 중 하나가 사례관리라는 점에서 그 대상이 복합적인 문제나 욕구를 가진 사람일 경우 더 커진다. 사례관리란 복합적인 욕구나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사례관리자가 자신이 속한 기관 및 지역사회의 다양한 공식적·비공식적 자원을 활용해 그 사람의 욕구나 문제를 해결해가는 과정이다.

예컨대 치매로 장기요양을 이용하려고 하는 기초생활수급자에게는 최소한 치매안심센터, 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장기요양기관, 지방자치단체의 연계 지원이 이뤄짐이 당연하다. 때문에 이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 그러나 지역사회통합돌봄협의체의 구성이나 기능을 보면 지역사회보장협의체·지역보건의료심의위원회·지역치매협의체 등과 중복되거나 반대로 서로 아무런 연관도 없다.

한편 통합돌봄기본법은 의료기관·장애인거주시설·노숙인시설·장기요양기관에 입원 또는 입소하고 있는 사람이 퇴원이나 퇴소하는 경우 그 사실을 관할 지자체에 통보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의료기관에서 퇴원한 노인이 이 법안에 따라 받는 통합돌봄의 주요 내용은 앞서 언급한 사회보장급여로서의 노인복지서비스나 장기요양서비스다. 하지만 이러한 서비스의 이용대상이나 절차·방법, 나아가 사례관리나 지역사회자원연계 등과 같은 내용은 이미 대부분 각 개별 법률에 정해져 있다.

전담조직이나 전문기관에 관한 규정에서도 '실질적인 통합'이 이뤄지지 않았음이 확인된다. 개별 전문기관에 신설되는 통합돌봄 컨트롤 타워가 기존 다른 의료조직이나 사회복지조직과는 무슨 차이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전문인력 양성을 통한 전문성 강화' 구호에도 마찬가지 의문이 든다. 통합돌봄이 가능하려면 각 개별법령에 따른 기관 종사자의 전문성 강화를 통해 기관 간 통합적 연계체계가 구축돼야 한다. 그러나 전문기관이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어떠한 내용이나 방법으로 전문인력을 양성하겠다는 것인지, 배출된 전문인력을 어디에 배치하고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것인지조차도 통합돌봄기본법에는 나타나 있지 않다.

이렇듯 정의부터의 오류가 법안 전체로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통합돌봄기본법은 그 명칭이 기본법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개별법률에 대한 일반법 내지 상위법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지역사회통합돌봄기본법의 방향

필자는 늘 통합돌봄의 핵심을 전달체계 개혁이라고 강조한다. 서비스인프라 확충이든 돌봄과 보건의료의 연계시스템이든, 케어안심주택이든 지역주도형 돌봄이든 모두 그 바탕에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전달체계가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즉, 기존에 산재한 개별 법률에 따른 개별 기관의 서비스 연계·조정 등을 통해 통합돌봄 대상자가 이중수급이나 사각지대 없이, 수급자의 욕구나 문제에 따른 서비스를 제공·관리 받아 가정이나 지역사회 내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통합돌봄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따라서 우선적으로는 통합돌봄에 관한 기본법이 포함하고자 하는 대상자가 누구인지가 명확히 설정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관련 법률과의 연계나 개별 법률의 개정 또는 법률 통폐합에 관한 논의 등이 가능하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야만 비로소 통합돌봄기본법은 기본법으로서의 위치를 잡을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통합돌봄의 정의나 대상자에 관한 입법방식을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1. 통합돌봄이란 제2호에 따른 사람에게 다음 각 목의 급여를 통합적으로 연계·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가.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에 따른 사회보장급여

나.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급여 또는 서비스

2. 제1호에 따른 통합돌봄대상자는 다음 각 목에서 정하는 사람으로 한다.

가. 사회복지사업법 제34조의5 제2항 각호에 따른 사회복지관 이용자

나. 노인복지법

다. 노인장기요양보험법

라. 치매관리법

마. 장애인복지법

바. 장애인연금법

아. 장애인활동지원에 관한 법률

자. 장애아동복지지원법

차. 발달장애인 권리보장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카.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지원에 관한 법률

타. 영유아보육법

파. 아동복지법

하.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

거. 지역보건법

너. 의료법

더. 주거기본법

러. 공공주택특별법

머. 장애인·고령자 등 주거약자지원에 관한 법률

버.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서. 긴급복지지원법

어. 민법에 따른 피성년후견인

저.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람

이에 의한다면 통합돌봄을 위해 어떤 위원회들이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지, 각각의 사각지대나 서비스 누락을 막기 위해 개별법률이 포함해야 하는 대상이나 서비스가 무엇이고 만일 법 개정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어떤 내용인지, 누가 전문인력이 되고 어디에 배치해야 하며 그 역할은 무엇인지, 각 개별법률을 통섭하는 체계·시트·시스템은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등이 보다 명확히 나타난다. 나아가 돌봄을 종합적으로 지휘·관리·감독할 수 있는 컨트롤 타워의 경우에도 그 지역의 특성이나 상황에 따라 어디에 둘 지를 정하는 것이(행정조직이든, 치매안심센터든, 협의체든, 민간기관이든) 가능해진다.

Care-Pass for Public을 구상할 때

Care-Pass for Dementia라는 말이 있다. 치매인의 상태나 환경변화에 맞게 돌봄체계를 마련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일반 노인에게도, 장애인에게도, 나아가 돌봄이 필요한 사람 누구에게도 필요한 문구다. 즉, 노인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사회통합돌봄이라면 Care-pass for Elderly이고,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면 Care-pass for Public이어야 한다. 통합돌봄기본법을 통해 모두를 위한 '돌봄패스'가 정착돼야 한다는 의미다. 

누구라도 그 지역에 살면서 그 사람이 처한 상태나 욕구에 따라 적절한 서비스를,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그곳에서', '즉시'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만 지역사회통합돌봄의 정착과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