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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 의지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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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 의지 드러내

라브로프 "우크라이나 국민이 반민족·반역사 정권서 벗어나도록 도울 것"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우크라이나 정부의 정권교체를 확실하게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우크라이나인들이 알아서 할 문제라고 거리를 뒀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입장이다.

독일 <DPA> 통신은 24일(이하 현지 시각) 이집트 수도 카이로를 방문 중인 라브로프 장관이 "우크라이나 국민이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인 정권에서 벗어나도록 확실히 도울 것"이라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미래에 함께 살게 될 것"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라브로프 장관의 이같은 발언이 최근 러시아 지도부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적극적인 언급을 하는 것의 연장선에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20일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더 많은 영토를 점령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통신은 "러시아는 서방의 무기 수송과 사정 거리 확대를 고려할 때, 돈바스 지역을 구성하는 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로부터 우크라이나군을 더 멀리 밀어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지난 4월에만 해도 우크라이나 정권 교체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그는 TV 채널 <인디아 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정권을 바꿀 계획이 없다"며 어떤 지도자를 택할지는 우크라이나인들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24일(현지 시각)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열린 아랍연맹 회의에서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한편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부터 닷새 간 일정으로 이집트를 비롯해 아프리카 4개국 지도부와 연쇄적으로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러시아 <타스> 통신은 라브로프 장관이 이번 아프리카 방문을 통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초래된 식량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카이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곡물 수출에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거부하고 있고 유엔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 때문에 러시아 선박의 곡물 운송이 어려워졌다며 최근의 식량 위기를 우크라이나와 유엔 탓으로 돌렸다.

그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튀르키예, 유엔 등이 22일 곡물과 비료를 수출하기로 합의한 것과 관련 "(합의 실행의) 일이 우리에게만 달린 것이 아니다"라며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에서 러시아를 이길 때까지 협상은 없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돌렸다.

이어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에) 부과된 불법 제재는 외국 항구에 우리 선박과 외국 선박 진입 등을 막아 러시아 곡물 거래를 방해했다"며 22일 합의 이후 유엔이 "이러한 불법적인 제약을 없애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일부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문제만을 다루려 한다고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스탄불에서 합의가 완료됐을 때 일부 서방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곡물 문제만 해결하려 했으며 우크라이나 재고보다 훨씬 많은 러시아의 곡물 공급 문제는 나중으로 미루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이스탄불에서 일하는 유엔 대표단이 러시아 곡물과 관련된 문제들을 연기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느꼈다. 이는 유엔 사무총장이 제안한 아이디어에 대한 직접적인 위반"이라며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과 러시아 농산물 수출 문제가 일괄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곡물에 관한 문제는 이스탄불에 조정 센터를 설립함으로써 해결될 것이고 우크라이나인들이 자국 영해 기뢰를 제거하고 선박이 출항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선박이 공해상에서 항해하는 동안 러시아와 튀르키예가 그들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곡물 모두를 안전하게 수송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러시아는 합의 바로 다음날인 23일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 도시인 오데사를 공격했다. 러시아가 합의를 이행할 것인지에 대한 안팎의 의심이 여전한 가운데, 스스로 불신을 키운 셈이다.

러시아는 오데사로 미사일을 발사한 직후에는 이를 부인하다가 24일 이고리 코나센고프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이 "해상 발사 고정밀 장거리 미사일로 오데사항 선박수리 공장 도크에 있던 우크라이나 군함과 미국에서 우크라이나에 공급된 대함미사일 '하푼' 저장고를 파괴했다"고 밝히면서 공격 사실을 시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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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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