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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배려한 尹정부?…한미일 3국 성명에 "일본인 납치자 문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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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배려한 尹정부?…한미일 3국 성명에 "일본인 납치자 문제" 등장

한일 관계 개선 강조하는 윤석열 정부, 일본 입장 배려한 듯

한미일 3국이 외교장관 성명을 통해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규탄하고 협상 재개를 촉구한 가운데 북한의 군사적 행동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는 주제인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28일 외교부는 "한미일은 최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들을 강력히 규탄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들의 완전한 이행을 향한 3자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하며, 전제 조건 없이 북한과 만나는 데 대해 지속적으로 열린 입장임을 강조한다"는 내용의 한미일 외교장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 성명은 지난 25일 북한이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 및 단거리 탄도 미사일 등 3발의 미사일 시험 발사를 한 데 대한 대응 차원에서 마련됐다. 당연히 성명의 주요 내용은 북한의 군사 행동 규탄과 그에 따른 한미일 3국 공조를 강화, 북한에 대화 응답 촉구 등으로 이뤄졌다.

그런데 성명의 맨 마지막에 "또한, 우리는 납치자 문제의 신속한 해결의 중요성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지난 1977년부터 1983년까지 행방불명된 일본인 11명이 북한의 소행이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양국 간 주요 외교적 현안이 됐던 사안이며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못한 채로 남아있는 문제다.

북한의 일본인 납치는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스스로 인정한 만큼 양국 뿐만 아니라 국제적이고 보편적 가치인 인권 차원에서도 해결돼야 할 사안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북한 군사 행동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한미일 3국의 공동성명에서 북일 간 외교 현안이 맨 마지막 부분에 별다른 설명 없이 등장한 것 역시 다소 맥락 없는 전개임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에 한미 양국이 일본 정부를 배려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과 관계 개선을 외교의 주요 과제로 제시하면서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정부 역시 납치자 문제를 성명에 넣자는 일본의 입장에 동조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가 취임 당시 납치자 문제를 언급했고 7월에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성명이 나오게 된 배경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북한이 불편해하는 이슈인 일본의 납치자 문제를 성명에서 강조한 것이 북한과 대화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10월 7일 외무성 리병덕 일본연구소 연구원 명의의 글을 통해 납치문제는 2002년 9월과 2004년 5월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일본 총리의 평양 방문 이후 완전히 끝난 문제라며 "무엇 때문에 수상으로 취임하기 바쁘게 이미 종결된 문제를 꺼들며(들고나오며) 분주탕을 피우고 있는지, 그것으로 얻자는 것이 무엇인지 그 진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3국이 성명을 통해 북한에 협상으로의 복귀 및 코로나 19 방역 지원 제의 호응 등을 촉구했지만, 납치자 문제도 함께 언급한 이들의 제안에 북한이 응답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한편 3국은 성명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다수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상의 의무를 준수할 것과, 국제법을 위반하고 긴장을 고조시키며 역내 불안정을 야기하고 모든 국가의 평화와 안보를 위협에 빠트리는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3국은 북한의 행동에 대응하여 "역내 안보와 안정에 대한 공동의 분명한 의지를 시현하는 조율된 한미 및 미일 훈련을 실시"했다며 "3국간 안보 협력을 진전시켜 나가기 위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 미국은 확장 억제를 포함한 한국과 일본에 대한 확고한 방위 공약을 재확인하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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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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