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는 지난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낙선한 후 2014년 국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뒤에는 사실상 정계를 떠나있었다. 그러나 2020년 총선 당시 분열된 보수 통합에 선봉장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정계 복귀 움직임을 보였다. 당시 보수 통합은 이뤄지고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 패배했다. 이 때문에 보수 통합을 이끌었던 박 후보의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그의 정치 행보를 다시 일으킨 것은 우연하게도 민주당이었다. 바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지난 2020년 4월 7일 성추행 사퇴를 하면서 2021년 4월 7일 부산시장 보궐선거가 치뤄졌기 때문이다.
보궐선거 당시 박 후보는 치열했던 당내 경선과 더불어 민주당의 각종 의혹에 대해 십자포화를 받으면서 가장 처절한 선거를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부산시민은 박 후보에게 62.67%라는 압도적 지지를 보내며 오거돈 사태에 반성 없는 민주당에게 회초리를 들었다. 박 후보는 당선 후 안정적인 시정 운영과 함께 줄곧 50% 이상의 지지율을 유지했고 제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승리 후에는 윤석열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가덕도신공항 조기 건설, KDB산업은행 이전, 광역교통망 확충 등 굵직한 현안들을 포함시키면서 짧은 임기동안 굵직한 성과를 만들기도 했다.
<프레시안>과 만난 박 후보는 보궐선거로 당선된 만큼 1년여라는 시간은 부산을 바꾸기에는 부족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재선에 성공하면 윤석열 정부 하에서 '지역균형발전'의 새로운 혁신을 일으켜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래는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와의 인터뷰 내용.
프레시안 : 우선 출마 전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을 다녀왔는데 어떠셨는가?
박형준 : 날씨가 워낙 좋았다. 그리고 분위기도 차분하면서 상당히 열기가 있었다. 취임사도 제가 보기에는 오만가지를 나열하는 것보다 가치와 비전에 집중해서 임팩트가 있었다. 그런데 그날 제일 신기했던 것은 무지개가 떠 있는 장면이었다. 제가 대통령 뒤에서 정면으로 보고 있었는데 시작하면서 뜨고 끝나니 없어 졌다. 참 희한한 일이었다.
프레시안 : 선거로 돌아와 보면 지난 1년간 부산시정에서 가장 잘한 것과 가장 부족했던 것은?
박형준 : 무엇보다도 공무원들이 일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게 중요했다. 그 바탕위에서 성과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 시정에서는 시정 농단이 있었는데 그런 분위기를 적극 행정할 수 있는 분위기로 바꿨다. 그 결과로 기업, 투자 유치 같은 제가 하려고 했던 공약 추진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고 상당한 성과도 냈다.
예를 들면 장기표류과제들을 1년 안에 정리했다는 것이 중요하다. 생곡주민 이주 문제는 취임하면서부터 굉장히 적극적으로 챙겼던 문제인데 난항이 있었지만 결국 타결되면서 30년 숙원이 해결됐고 새로운 자원순환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됐다. 그외에도 장기표류과제 대부분 시민들이 제일 답답하게 생각한 것이었는데 실마리를 다 만들었다는 것에 굉장히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도 부산이 미래의 희망이 있는 도시냐 아니냐가 중요한데 희망이 있다는 것을 10배 이상의 기업 투자 유치와 2030엑스포에 대한 강력한 추진력 확보도 이뤄냈다. 특히 새 정부 인수위를 통해서 부산의 많은 현안들이 대부분 국정과제로 채택됐다. 부산입장에서는 어느 때보다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부족한 점이라기보다는 아쉬운 점이 있다. 생각보다 행정의 속도가 느리다는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부산만이라도 행정 속도를 끌어올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런데 행정의 속도를 느리게 하는 요인은 규제와 절차의 벽이다. 그동안 켜켜히 쌓이다 보니 행정 입장에서는 안전과 책임 문제가 있어서 빨리는 가는 것보다는 다지고 가는 것이 좋다는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의 속도와 민간의 속도에서 차이가 발생했다. 민간이 요구하는 속도를 행정에서 따라가지 못하니 행정에 대한 불신으로 나타날 여지가 대단히 크다.
시장 임기가 4년인데 이런 것은 4년 안에도 제대로 하기 어려운 과제들이 많으니까 저로서는 마음은 급한데 일의 속도가 생각보다 느리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최근에 부산대 임정덕 교수가 대한민국이 여기까지 빨리 올 수 있었던 게 '빨리빨리'라는 K속도를 얘기했다. 굉장히 공감 가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이 K속도가 대한민국을 이끌었다면 지금의 행정 속도는 대한민국의 K속도를 더디게 만든 요인이 되고 있어서 재선이 되면 행정 속도를 확 끌어올릴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강구하겠다.
프레시안 : 상대 후보는 지난 1년을 재선 그림만 그리다 보낸 1년으로 평가한다. 이 때문에 점수를 매길 수 없다는 데 어떻게 생각하나?
박형준 : 선거에 나온 후보 입장에서 상대를 좋게 평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실제 하나하나 따져보면 제가 말로 그친 일들은 없었다. 대부분 제가 공약했던 것을 다 실천해나가는 과정이었다. 일이라는 것이 1년 안에 마무리되는 것도 있지만 시작하면 다 몇 년씩 걸리는 일들이다. 성과라는 것을 완료됐느냐를 기준으로 평가하면 5~10년은 지나야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일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느냐로 본다면 제 공약의 추진률은 95%다. 진행되고 있거나 성과를 나타내는 것도 있다. 이미 완료되서 성과를 보는 것 중에서는 장기표류과제 해결도 있지만 의료버스 같은 경우에는 전국 어디에서도 안 하는 것인데 지금 이 시간에도 돌고 있지 않은가.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제가 복지계와 약속을 5개 했는데 4개를 지켰다고 해서 감사하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각 분야별로 따져보면 말로 그친 것들은 별로 없다.
프레시안 : 문재인 정권 5년 동안의 부산을 평가한다면?
박형준 : 문재인 정부에서도 북항이나 가덕도공항에 대해서는 저도 좋은 평가를 한다. 그리고 근데 북항은 문재인 정부에서 시작된 것은 아니고 이미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된 것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시작될 때도 북항은 정의화 의원이나 허남식 시장과 같은 야당에서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것이다. 중요한 것은 누가 했고 안 했고가 아니라 축적의 성과라고 생각한다. 제가 시장을하면서 오거돈 시장 때 했던 일을 쉽게 뒤집으려고 하지 않았다. 이어가면서 더 잘하려고 했으니 딱 잘라서 누구의 성과다 이렇게 이야기는 것은 쉽지 않다.
프레시안 : 윤석열 정부 용산 집무실 이전과 내각 구성 논란은 어떻게 평가하나?
박형준 : 아쉬운 점도 있고 잘하는 점도 있다. 집무실 이전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결단을 안 하면 절대 못 할 것이다. 청와대에 한 번 들어가면 못 나온다. 그래서 과거 정부들이 다 내걸었지만 못한 이유가 한 번 들어가면 들어간 상태에서 바꾼다는 것이 너무나도 어렵다. 그것을 알기에 저는 이왕 청와대를 비우려고 한다면 이렇게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인사에 대해서는 어떤 인사든 완벽한 인사를 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그 가운데에서 전문성에 주안점을 둔 인사가 아니었나 한다. 여러 아쉬운 부분들은 있지만 인사청문회나 여야 당이 청와대와 협의를 해서 할 문제고 제가 답변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프레시안 :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바랄 텐데 부산시의 역할과 관계는?
박형준 : 주목해야 할 점은 윤석열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전략이 기존 정부들의 전략하고 패러다임이 다르다. 이 점이 주목받아야 하고 저의 입장하고는 일맥상통하기에 이름 붙인다면 '지역 혁신형 균형발전 전략'이다고 하고 싶다. 중앙정부가 예산과 권한을 조금씩 나눠주는 것으로는 수도권 집중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제대로 된 균형발전전략을 가져갈 수도 없다. 수도권하고 비수도권 격차는 더 커질 것이다.
분명한 것은 전 세계적으로 중앙집권적 구조를 가진 나라하고 다극화된 혁신 거점을 가진 나라 중 어디가 더 성공했느냐를 보면 후자가 대부분 성공했다. 독일, 민국, 영국과 같은 다극 혁신 거점을 가진 나라들은 성공했고 일극 중앙집권 구조를 가진 프랑스, 일본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프랑스, 일본의 길로 갈 것이냐 독일, 역국의 길로 갈 것이냐를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있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윤석열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전략은 지역 혁신 거점을 확실하게 만들고 그걸 중심으로 파급효과가 주변 지역으로 퍼져나가도록 만들어야 한다. 수도권이 그랬듯이 부울경도 메가시트를 중심으로 남부권을 발전시키는 전략 지역의 혁신 역량을 키워주는 데 초점을 뒀다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 그중에서도 혁신 역량은 기업, 대학, 금융인데 이 부분의 거점 전략으로 부산을 허브 기능으로 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짰다는 점에서 부산이 계속 요구해왔던 것과 일맥상통하다. 그런 차원에서 국정과제도 포함됐지만 그저 안으로 끝나지 않고 실제로 구현할 수 있도록 저희가 최대한의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프레시안 : 부산 현안들이 국정과제에 포함된 의미와 앞으로 진행 방향은?
박형준 : 우선 국정과제에 관철될 수 있었던 데에는 윤석열 정부가 지방 발전을 바바로는 인식과 패러다임이 일치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많은 분들이 설득을 했고 그것이 먹혀들어 갔다. 이번 인수위에서 부산분들이 많은 활약을 했다. 장제원 비서실장을 비롯해서 박수영 의원, 이헌승 의원 등 많은 의원들이 정말 부산의 입장을 제대로 반영했고 부산시도 그걸 뒷받침했다. 이성권 특보를 비롯해서 심재민 국장, 조유장 국장 등 부산 현안을 잘 아는 사람이 인수위에 들어가서 관철되도록 한 것이 주요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기획비서관과 엑스포를 담당한 미래전략비서관에 부산시 경제부시장 출신들이 발탁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저와 부산의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넘어서 이런 국정과제들이 제대로 관철될 수 있고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제대로 실천될 수 있도록 요구하고 감시하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프레시안 : 현 정부는 고리2호기 계속 운전을 시사했는데 환경단체나 시민사회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형준 :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 안전이다. 안전을 최대한 고려한 상황에서 모든 정책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문제는 그 안전을 심리적인 안전과 과학적 안전으로 구분해야 한다. 심리적으로 주민들을 제대로 설득하기 위해서도 그 전제가 과학적으로 안전에 대한 확고환 기반이 필요하다. 그런데 기존의 탈원전 논의는 많은 부분에서 과학적 안전에 대한 논의보다는 심리적 안전 문제, 공포감 같은 것을 기초로 논의가 이뤄져 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말한 지성적 기반 위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있다.
탈원전 문제는 복합적인 요인들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는 지금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엄청난 에너지 수요가 닥치고 있는데 이런 수요를 감당할 수 있는 에너지원을 우리가 얼마나 안전하게 확보하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다. 지금 우리나라는 원자력 기반이 있기에 전기 에너지 공급에 있어서 원천이 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스스로 너무 과소 평가하거나 의존도를 급격히 줄이면 결국 전기를 감당하기 굉장히 어려워진다.
또 하나는 더 근원적인 문제에서 모든 사람들이 지금 기후변화를 얘기하는데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신재생에너지로 탄소에너지를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이 마땅하지 않다. 앞으로 굉장히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고 특히 부산은 태양광, 태양열 에너지 활용도가 굉장히 낮기에 과도기적인 기간 동안에 원전을 잘 이용해야하는 필요성이 있다.
유럽에서는 원전이 기후변화에 대응한 친환경 에너지냐, 아니냐는 기준을 놓고 논쟁이 한창이다. 그런면에서 분명한 것은 원전은 그다지 탄소를 내뿜지 않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원전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려는 자세를 갖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고리2호기나 신한울 3, 4호기나 안전성에 대해서는 과학적 진단을 철저히 해야 한다. 그 점에서 문제가 있다면 하면 안 되고 없다면 다음에는 시민들과의 원활한 소통이 중요하다. 심리적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
프레시안 : 가덕도신공항 논란이 가시질 않고 있다. 정말 2029년 개항이 가능한가?
박형준 : 2030년 이전 개항할 방법을 다각도로 전문가들과 의논해왔고 지금 제 마음속에는 새로운 방법으로 도전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다. 바로 플로팅 활주로 방식이다. 이 부분은 해양플랜트나 새로운 플로팅 기술에 대한 전문가들이나 기존의 해양토목 기업들에서 충분히 가능하고 기술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다. 기존에 공항 전문가들 경우에는 우려를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지금 이제 토론이 시작됐다. 인수위에서도 이미 논의를 해왔고 앞으로 제가 재선이 되면 이슈화를 할 것이다.
이는 2030년 개항에 굉장히 유력한 방안일 뿐 아니라 지금 UN해비타트 플로팅 아일랜드와 더불어서 해상 스마트 시티를 만들어가는 데 선도 도시가 될 수 있는 프로젝트다. 우리가 선점하는 효과가 있고 세계 최초의 플로팅 공항으로 브랜드 가치를 높일 뿐 아니라 수출도 가능할 수 있다.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만든다는 차원에서도 중요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적극 검토에 들어갔다. 다른 방법으로는 기존의 절취, 매립을 최대한 압축하고 행정적 절차도 줄여서 맞추는 것인데 어떤 방법이든 2030엑스포 전에 가덕도공항을 개항할 수 있도록 하겠다.
프레시안 : 2030 세계박람회 유치 전략은?
박형준 : 엑스포는 일단 적격성 통과를 해야 한다. 제안서를 9월 초까지 내서 BIE 집행위원회에서 후보지로서 문제가 없다면 실사단이 올 것이다. 그 뒤에는 170여 개국 표를 얻어야 한다. 그 표를 얻기 위해서는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외교 역량이다. 대통령부터 국회의원까지 모두 나서서 해줘야 한다. 두 번째는 기업이 가지고 있는 통상 역량이다. 기업 가진 각국의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표를 얻어야 하는데 이 두 개가 잘 결합된다면 우리가 필요한 지지를 받을 수 있다고 본다.
다행인 것은 SK 최태원 회장이 민간의 확실한 중심으로 섰고 대통령 직속으로 유치위가 격상되면 국가 역량도 투입될 수 있다. 대통령도 명운을 걸겠다고 했고 청와대에 엑스포를 직접 담당하는 비서관도 만들었다. 외교부 장관도 적극 노력하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러면 전 세계 외교 대사관들이 움직일 것이다. 저희 입장에서는 대통령이 계속해서 관심을 표명하고 직접 이와 관련된 회의를 주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범정부적으로 움직이고 이에 따라 기업들도 더 많이 움직일 수 있으니 그런 전략들이 가장 중요하다.
프레시안 : 15분 도시, 그린스마트 등을 강조하지만 현재 부산 곳곳이 공사판이라는 비판이 있다.
박형준 : 공사판이라는 것은 어떤 공사를 어떤 방식으로 하느냐가 문제다. 불량한 주거 환경이나 생활 환경을 고치는 사업들을 공사판으로 매도해서는 안 된다. 하천물이 더러워지는데 그것을 고치는 하천 사업을 공사판이라 해서도 안 될 것이다. 여러가지면에서 토목이라는 말을 부정적인 딱지를 붙이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쾌적하고 그러면서도 시민들이 편리하게 살고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것이다. 거기에 걸맞은 공사라면 얼마든지 해야 한다.
난개발을 어떻게 방지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는 우선 의미를 따져봐야 한다. 꼭 필요하지 않은 데 하거나, 사람들이 미적, 심리적, 기능적 기준을 채우지 못한 것은 난개발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친환경적이고 디자인을 중시하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져가야 한다. 대장동 개발과 같이 원주민들의 이익과 무관하게 업자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 난개발이다. 난개발을 정의해 놓고 이런 것을 막는 게 중요하지 도시의 토목이나 정상적인 개발을 전부 덧씌워서 얘기를 할 수는 없다.
프레시안 : 적기에 처분하겠다던 엘시티 주택 매각은 왜 하지 않고 있나?
박형준 : 5월 30일 전에는 처분하기 어렵다. 아직 제가 생각한 적기가 안 됐다. 우선 분명히 할 것은 제가 죄를 지어서 이것을 처리하는 게 아니다. 일 가구 일 주택이고 유일하게 가진 집이지만 시민들이 보기에 그동안에 문제가 있었던 곳에 사는 것이 모양이 안 좋다 해서 제가 나오는 것이다. 시민들의 눈높이를 생각했지 재산을 부정하게 축적한 것도 아니고 어떤 문제가 있어서 처분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평소 저희 부부의 가치 측면에서 어쨌든 이것을 적절하게 사회 공익에 기여하는 방식으로 쓰겠다는 취지에는 변함이 없고 그럼 이것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는 아마 결과를 보면 알겠지만 시민들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 않을 것이다.
프레시안 : 부산시장 선거가 삼파전이다. 상대 후보들을 평가한다면?
박형준 : 제가 사실 정의당 후보를 잘 몰랐다. 민주노총 활동은 알지만 개인적인 활동이나 성격, 그동안에 보여줬던 것을 제가 충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이번 선거를 통해 잘 알아볼 것이다. 변성완 후보는 어쨌든 부산의 행정을 맡았던 사람이고 행안부에서부터 행정 경험을 쌓은 행정 전문가로서 분명히 능력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산이라는 큰 도시를 맡기 위해서는 루빅스 쿠브를 하듯이 육면체를 돌려야 하는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큰 숲도 보고 중앙정치에 대한 정치력도 있어야 하고 소통 능력도 있어야 한다. 또 혁신을 이끌 수 있는 도전 정신, 과감한 리스크 테이킹도 할 줄 아는 다양한 덕목이 필요하다. 부산에서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 검증이 됐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프레시안 : 이번 선거는 어떤 방향성을 가져야 하나?
박형준 : 지금 변성완 후보도 열심히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을 중심으로 논의하다 보면 재미있는 토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토론의 기회가 여러 번 있으니 이를 중심으로 서로 쟁점을 만들고 선거를 치르면 정책 선거도 될 것이다. 지난 보궐선거 같은 경우는 대선 전초전처럼 했기 때문에 정쟁 선거였지 지역의 리더를 뽑는 선거보다는 정치선거였다. 이번에는 전국 선거이지만 부산이 도드라지게 정치적 쟁점을 만드는 일은 없을 것이라 본다. 지난번에 네거티브할 만큼 했으니 흘러간 멜로디로 자꾸 노내를 틀어봤자다. 이번에는 자연스럽게 정책 선거가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프레시안 : 재선이 되면 박형준의 부산시는 무엇이 달라지나?
박형준 : 박형준의 부산시는 살고 싶은 부산이 된다. 이제 부산을 글로벌 허브 도시로 만들고 세계 선진도시로 만드는데 제일 중요한 기반은 결국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여기 와서 사는 사람들이 일단 살아보니까 좋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보고 여기 와서 살아라고 이야기하고 살아보니깐 계속 살아야겠다. 그리고 여기 사람들이 좋고 애들 교육시키기도 좋더라, 여기 살아보니 정말 문화적인 삶이 가능하더라 또는 내 건강을 자키는 데 최고더라 쾌적하더라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이는 15분 도시라는 철학에 담겨 있는 것이다. 기업 유치나 혁신을 하든 모두 다 연결되어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우리가 도구주의적으로만 생각해서는 도시의 미래를 제대로 열 수 없다. 정말 중요한 일은 부산이 살기 좋고 살고 싶은, 다시 태어나도 또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하루아침에 되지 않겠지만 그런 잠재력을 부산은 많이 가지고 있다. 잠재력을 현실로 만드는 데는 얘기 드린 내용들을 채워 넣어야 하는데 그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취재 : 김진흥 기자. 박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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