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인 문화 용광로,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시아 이야기

아시아 공동체의 일원임에도 한국에서는 아직 그 존재감이 크지 않은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알기 쉽게 만화로 그린 작품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신일용 글·그림, 밥북)가 출간됐다.

책은 1권 '바다와 교류의 시대' 2권 '탐욕과 정복의 시대', 3권 '독립과 냉전의 시대', 4권 '부패와 자각의 시대' 등 총 네 권으로 나뉘어 필리핀과 버마,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 우리가 통칭 '아세안(ASEAN)' 정도로만 이해하기 쉬운, 혹은 국내 '다문화가정'의 일원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는 우리 이웃 나라들의 도전과 응전, 고난과 승리의 시간을 독자에게 소개한다.

넓고 다채롭게 동남아 여러 나라의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오늘날 우리가 지역 국가들에 갖기 쉬운 질문들에 친절히 답한다. 예컨대 미얀마에서는 왜 아직 군부독재 체제가 이어지는지,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와 경제 중심 도시 호치민의 분위기는 왜 그토록 이질적인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삼국의 관계가 어떤 연유로 긴장감 있는 역사를 공유하게 되었는지, 왜 필리핀의 빈부 격차가 그토록 큰지 등이 책에 소개된다.

작가는 동남아시아의 역사는 놀라울 정도로 뿌리 깊고 다양하며, 흥미롭다고 강조한다. 기실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해양 관문이었던 덕에 동남아시아에서는 힌두교와 불교, 이슬람교, 기독교, 유교가 공존하고, 대륙 문화와 해양 문화가 한데 섞여 세계 어디서도 찾기 힘든 역동성이 꿈틀거렸다. 동과 서가 만나고, 대륙과 해양이 교차하는 이곳은 지구상에서 가장 역동적인 문화적 용광로의 하나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작가는 "동남아시아는 우리나라로 향하는 에너지 자원 대부분이 통과하는 해협이 있는 곳이고, 우리 제품의 주요 고객인 6억5000만 형제가 사는 해외직접투자의 주요대상국이 자리한 곳"이라며 "우리와 비슷한 역사를 거쳐온 그들의 투쟁과 생존사에 관심"을 기울여주길 권했다.

30년간 기업인으로 일한 작가는 전작 <아름다운 시대, 라 벨르 에뽀끄>에 이어 젊은 시절 주재원으로 지낸 동남아시아 역사를 2년의 공을 들여 독자에게 소개하기에 이르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