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이른바 '전두환 옹호' 발언 논란에 대해 결국 유감 표명을 했다.
윤 전 총장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청년정책 공약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공약 발표 전에 한 말씀 먼저 드리고 시작하겠다"며 다음과 같은 짧은 입장을 밝혔다.
"저는 헌법 개정을 할 경우 5.18 정신을 4.19 정신과 마찬가지로 헌법 전문에 넣어야 한다고 계속 강조해 왔다. 해운대 당협에서의 제발언은 5공 정권을 옹호하거나 찬양한 것은 결코 아니다. 각 분야에 널리 전문가를 발굴해 권한을 위임하고 책임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설명과 비유가 부적절했다는 많은 분들의 지적과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유감을 표한다. 앞으로도 낮은 자세로 국민들의 뜻을 더 받들어 국민들의 여망인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루도록 하겠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고, 당 안팎의 비판에도 '진의가 잘못 전달됐다'며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지 않아 왔다.
윤 전 총장의 발언에 대해 5.18 단체는 "학살 원흉인 전두환을 비호했다"며 "망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했고, 당 지도부에서도 "사과를 주저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발언에 상처받은 분들에 대한 사과 표명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이준석 대표)라는 쓴소리가 나왔다.
결국 사흘 만에 "유감"이라는 말이 나오기는 했지만, 표현 수위에 대한 지적이 추가로 나오기도 했다. '사과', '사죄'같은 직접적인 표현이 없었던 것은 물론이고, 윤 전 총장 본인이 지난달 말 '치매 환자 비하' 논란 당시 밝혔던 입장과도 차이가 있다.
당시 윤 전 총장 측은 '주택청약 모르면 치매 환자'라는 발언으로 논란이 인 데 대해 "경위야 어떻든 적절한 비유가 아니었다"며 "해당 발언으로 불편함을 느끼셨을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했었다.
공약 발표를 마친 윤 전 총장에게 기자들이 이 부분을 지적하기도 했는데, 그러자 윤 전 총장은 "유감의 표현으로 그렇게 받아(들여 달라)…"며 "아무리 내가 생각해도 할 만한 말이라고 생각했더라도 받아들이는 국민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하시면 그 비판을 수용하는게 맞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사흘 만의 입장 표명이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늦었다? 하하하. 뭐 늦었을 수 있죠"라며 "그러나 5.18 피해자에들이 가질 수 있는 트라우마로 인한 상처 부분은 어제 말씀드렸고, 어찌됐든 제가 어떤 의도로 얘기했든 간에 그말이 국민에게 전달되고 나가는 과정에서 적절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있으면 수용하는 게 맞기 때문에 오늘 이 자리에서 말씀드린 것"이라고 했다.
전날 TV토론에서 '경선이 끝나면 광주로 달려가 5.18 피해자들을 위로하겠다'고 했던 데 대해서는 "'경선이 끝나면'이란 것이 '내가 당 (대선)후보가 되면'이라는 뜻이 아니다"라며 "지방을 다니며 TV토론을 하니까 하루를 싹 비우기가 쉽지 않다. 계획된 일정도 있고 해서. 그래서 TV토론 일정이 끝나면 방문할 생각"이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결국 이날 오후 SNS에 쓴 글에서야 "독재자의 통치행위를 거론한 것은 옳지 못했다. '발언의 진의가 왜곡됐다'며 책임을 돌린 것 역시 현명하지 못했다"고 인정하며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원칙을 가지고 권력에 맞설 때는 고집이 미덕일 수 있으나, 국민에 맞서는 고집은 잘못"이라며 "정치인의 말과 행동의 무게를 다시한번 깨닫는 계기로 삼겠다"고 했다. 그는 "저의 부족함을 지적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더욱 세심하게 살피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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