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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과 정치철학 같다…X파일? 도덕성 검증 받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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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국민의힘과 정치철학 같다…X파일? 도덕성 검증 받겠다"

박근혜 사면론에는 "장기 구금 안타까워하는 국민 생각에 공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자리에서 이른바 'X파일' 논란, 전직 대통령 사면론 등 여러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가장 관심을 끄는 주제인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선 즉답을 피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매헌윤봉길기념관에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출마선언문 형식의 글을 낭독한 후 기자들과 가진 질의응답에서 "국민의힘과 정치철학이 같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윤 전 총장은 앞서 연설에서 "부패하고 무능한 세력의 집권 연장과 국민 약탈을 막아야 한다"며 "여기에 동의하는 모든 국민과 세력은 힘을 합쳐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그러나 '국민의힘 입당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국민의힘이라는 정당이 과거에 탄핵도 겪었고 국민들께서 보기에 미흡하다 생각하는 점도 많지만, 저는 기본적인 '자유'라는 가치 (등) 정치철학 면에서는 국민의힘과 제가 생각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이해하는 '자유'라는 가치에 대해 "민주주의는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고 공권력도 개인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에서 한계를 갖고 거기에서 멈춰서야 한다. 다수결이면 모든 일이 된다고 하는 철학에는 동의할 수 없다"면서 "저는 국민의힘을 지지하지 않는 분이라 해도 지성·상식을 갖고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동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그는 "향후 제 정치행보에 대해서는 제가 이 자리에 서기 전에 말씀을 다 드렸다"며 "그걸로 갈음하겠다"고만 했다. 그가 '이미 드린 말씀'이라는 것은 지난 18일 "경거망동하지 않고 태산처럼 신중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했던 말을 뜻한다.

이에 기자들로부터 2차례나 추가 질문이 나왔지만 그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제가 지금 이 자리에서 답변드리기가 어려울 것 같다. 죄송하다"고 했다. 그는 "많은 분들을 만나서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좀 듣고 배우겠다"며 "국민들에게 혼선을 주고 불안감을 갖게는 절대 안 할 테니까 그런 부분은 국민들이 염려를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X파일 논란에 대해서는 "문건을 보지는 못했지만, 저는 국민 앞에 선출직 공직자로 나서는 사람은 능력과 도덕성에 대해서 무제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검증은 합당한 근거와 팩트에 기초해서 이뤄지는 것이 맞다. 만약에 출처불명의, 아무 근거 없는 일방적 마타도어를 시중에 막 유포한다든가 한다면 국민들께서 판단하실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저의 국정수행 능력이나 도덕성과 관련해 합당한 근거를 갖고 제시하면 국민들이 궁금해하지 않도록 상세히 설명해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정치인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이 '장모는 10원 한 장 남에게 피해준 게 없다'고 말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그런 표현을 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부인했다.

장모의 재산 등 관련 송사에 대해서도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이나 그 후에나 법 적용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신념으로 일해 왔다. 제 친인척이든 어떤 지위에 있는 분이든 수사와 재판, 법 적용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고 원칙을 강조하면서도 "다만 저도 검찰총장 시절 많이 강조했지만, 법 집행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게 공정히 이뤄져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 그는 "사면 문제는 법을 적용하는 문제가 아니고 국민 민심을 살펴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하는 문제"라며 "두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는 제가 명확하게 이 자리에서 말씀드릴 사안은 아니고 현직 대통령이 판단해야 할 문제이나, 연세도 있고 여자분인 대통령의 장기 구금에 대해 안타까워하는 국민도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저 역시도 그런 국민 생각에 어느 정도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서도 "이재용 씨 문제는 논의되는 게 사면이 아니라 (이 전 부회장의) 형기 상당 부분이 경과했기 때문에 가석방이 논의되는 것이고 그것은 절차에 따라 이뤄질 거라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대구·경북 지역에서 자신에 대한 지지세가 높은 데 대해서는 "지역 연고 정치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보다 지금 법치와 상식이 너무 무너져내렸으니 이걸 좀 바로세워 달라는 취지가 아니신가(생각한다)"며 "국정원(대선개입) 사건으로 2014년 초 대구로 전보돼 갔는데, 지역 분들이 나를 안 좋아하겠다고 생각했지만 의외로 많은 분이 격려하고 응원도 해 주셨다"고 했다.

대선 경쟁자들에 대한 인물평을 요청하는 질문에는 "다른 대권 주자에 대해 평가한다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면서 덕담 수준의 답만 했다.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해서는 "24년 전 성남지청에서 근무할 때 법정에서 자주 뵈었다. 굉장히 열심히 하고 변론을 잘 한 것으로 기억난다"고,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해서는 "검찰총장 취임했을 때 예방을 가니 굉장히 자상하게 손수 커피를 갈아서 타주시던 게 생각난다. 온화하고 법관으로서 기품 있는 분이라는 인상을 받았고, 감사원장 하시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인격적으로 참 훌륭한 분이라고 생각했다. 저는 거기에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자신이 조국 전 장관이 법무장관으로 지명됐을 당시 청와대에 연락해 '조국 불가론'을 주장했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수사 착수 전에 누구를 도려내겠다는 등 그런 얘기를 한 사실이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수사 착수는 압수수색으로 시작되는데, 그 전에 그것을 예고하는 시그널을 준다는 것은 수사 상식에 반한다"고 답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을 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윤 전 총장은 이날 아침 '페이스북' 등 SNS 계정을 공개했다가 20분 만에 비공개로 전환하는 해프닝을 빚기도 했다. 상당 기간 준비한 것으로 알려진 페이스북 계정에는 "국민 여러분께 더 가까이 다가가고 더 자주 여러분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처음으로 SNS를 시작했다"는 글과 함께 "(아동용 애니메이션 캐릭터) '엉덩이 탐정' 닮았다고 함", "애처가", "토리 아빠, 나비 집사", "취미는 장보기 요리하기" 등 친근감을 강조한 내용이 담겼었다. 윤 전 총장 측은 이 페이스북 계정을 공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비공개로 돌린 이유에 대해 "현재 '베타 테스트' 중이어서 추가 작업 중이다. 양해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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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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