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박원순 피해자 눈물 호소에도 "잘 모르겠다"는 민주당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박원순 피해자 눈물 호소에도 "잘 모르겠다"는 민주당

지도부도 박영선도 '침묵', 야당 일제히 "민주당 사과하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가 17일 오전 자신을 '피해호소인'으로 칭했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에 대한 당 차원의 징계와 사과를 요청했음에도 더불어민주당은 6시간째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잘 모른다"며 침묵에 빠졌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은 이날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앞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특혜분양 의혹을 제기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박원순 성추행 피해자가 남인순 의원 등을 당 차원에서 징계해달라고 했다'는 질문에 "그거 관련해서 지금 아무것도 모른다"며 자리를 피했다.

이낙연 상임선대위원장도 피해자의 기자회견 내용을 토대로 기자가 질문을 하자 "내가 잘 모른다"며 즉답을 피했다. 피해자가 '대표(이낙연)의 사과가 뭐에 대한 사과였는지 명확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고 취재진이 전했음에도 그는 "좀 보고 이야기하겠다. 아직 모르겠다"며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피해자 기자회견과 관련해서 제가 언급할 내용은 없다. 박영선 캠프에서 대응하는 부분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만 했다. 그러면서 "(당에) 입장이 없다기보다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선 박영선 후보 역시 여전히 피해자의 입장 표명에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앞서 박 전 시장의 성폭력 피해자 A씨는 이날 처음으로 기자회견에 직접 참석해 "사실의 인정과 멀어지도록 만들었던 피해호소인 명칭과 사건 왜곡, 당헌 개정, 극심한 2차가해를 묵인하는 상황들, 처음부터 모두 잘못된 일이었다"며 "지금까지 행해졌던 모든 일들에 대해 사과하라"고 민주당에 요구했다.

지도부가 피해자의 기자회견이 열린 지 6시간이 지나도록 입장 표명을 회피하는 가운데, 의원들 개인 차원에선 사과 메시지가 내오기도 했다. 양향자 민주당 최고위원은 "사건 초기 '피해 호소인'이라는 매우 부적절한 표현에 동의했다"며 "한 정치인이기 전에 한 여성으로서 피해자의 아픔을 헤아리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민주당의 침묵에 야당은 한 목소리로 민주당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은 이날 여성 의원 일동 명의의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민주당은 피해자의 호소에 귀를 기울여라"며 "피해자의 호소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인정하고 반성할 줄 모르는 정당은 국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피해자에게 가해진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결국 민주당이 피해자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치적 자기방어에만 몰두해 벌어진 것"이라며 "민주당은 피해자의 진정어린 호소를 정치적 해석으로 왜곡하며 2차 피해를 양산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의 용기 있는 외침이 큰 울림으로 이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민주당뿐만 아니라 모든 사건 관계자들의 공감과 사과와 반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정의당도 민주당의 사과를 촉구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피해자의 용기에 사회는 여전히 응답하고 있지 못했고, 사건 자체에 대해 의심하며 피해자를 비난하는 행위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그 분의 위력은 여전히 강하게 존재한다'는 피해자의 말 앞에 정치권은 처절히 반성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역시 마찬가지"라며 "여성정책을 발표하던 날, 피해자에게 사과는 했으나 무엇에 대한 사과인지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당내 정치인들에 의해 비롯된 문제들에 대해서도 없는 일 마냥 취급했다"라며 "진정성도, 후속조치도 없는 텅빈 사과였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잘못한 일에 진심으로 인정하고 사과한다면 용서하고 싶다'는 피해자의 말에 민주당은 책임있게 응답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박정연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