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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현 선수, 복숭아 한 개 먹고 한 시간동안 폭행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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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최숙현 선수, 복숭아 한 개 먹고 한 시간동안 폭행당해"

'나의 원수는 누구인가' 고인 일기장 공개…추가 피해 사례도 나와

고(故) 최숙현 선수 사망 사태와 관련해 열린 국회 청문회에서, 여야 의원들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의 관리·감독 책임을 집중 추궁했다. 고인의 일기장 일부 내용이 공개됐고, 동료 선수가 가해 사실을 시인하며 자신이 팀 감독으로부터 당한 다른 피해 사실을 증언하기도 했다.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 분야 인권침해 청문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병훈 의원은 최 선수가 폭행 피해 사실을 대한체육회에 신고했으나 절차 문제로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게까지 보고가 올라가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이 의원은 "최 선수 사건이 벌어졌는데도 체육회가 이달 7일 (각) 시도 체육회에 '현재 조사 진행 중인 인권 관련 사건 내용을 보고하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체육회 지도부의 안이한 현실 인식을 질타했다. 이 회장은 "조사 중 보고를 받으면 편견이 들어갈까봐 직접 보고 대신 결과만 보고받는다"고 해명하면서도 "앞으로 문제점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 이상직 의원은 "대한체육회의 선수 인권 보호 시스템이 고장났다"며 "인권 침해 사례에 부실하게 대응했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인력이 부족해 경미한 사건은 시도 체육회에 이첩하고 있다"고 답변하고 "유관기관과의 협력 시스템 등을 보완하겠다"고 부연했다.

미래통합당 최형두 의원은 박양우 문체부 장관이 사건 처리에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고, 같은 당 김승수 의원은 박 장관이 최 선수 사건을 사망 닷새 후에야 보고받았다는 점을 지적하고 해명을 요구했다.

무소속 윤상현 의원은 경주시체육회가 폭력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고 오히려 가해자를 보호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고 비판하며 "(시 체육회가) 사건 방조 혐의로 수사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과 장모 선수의 가혹행위 정황이 추가로 증언되기도 했다. 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최 선수를 죽음에 이르게 한 김 감독과 장 선수의 심각한 새로운 사안들을 규명해야 한다"며 △지난 3월 19일 최숙현 선수가 쓴 경주시청 자체 조사 진술서, △최근 김 감독과 장 선수를 고소한 추가 피해자 2명이 2월 전화로 경주시청 조사에 응한 자료를 공개했다.

임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최 선수는 "복숭아 한 개를 먹고 이를 말하지 않았다고 한 시간가량 폭행당했다", "장 선수가 악의적인 소문을 냈다", "(김도환 선수도)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욕을 했다"는 등의 피해를 호소했다.

최 선수에게는 가해자였던 김도환 선수는 이날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해 자신의 혐의를 인정하는 한편, 자신 역시 감독 등으로부터 폭행 피해를 당한 사실을 공개했다.

임 의원은 "진술 내용을 보면 장 선수가 폭력, 폭언, 왕따, 갑질 등을 주도했다고 진술하고 있는데, 이를 본 적 있느냐"고 김 선수에게 물었고, 김 선수는 "보고 들은 적이 있다"고 답변했다. 김 선수는 또 "감독에게 (나 역시) 폭행당한 적이 있고, 감독이 다른 선수를 폭행하는 장면도 봤다"고 증언했다.

김 선수는 "나는 중학생 때부터 김 감독에게 폭행당했다. 담배를 피우다 걸려 야구 방망이로 100대를 맞기도 했다"거나 "안주현 처방사(팀닥터)에게 매달 80~100만 원을 보냈다"는 증언도 했다.

통합당 이용 의원은 최 선수가 생전에 쓴 일기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최 선수는 일기에 '나의 원수는 누구인가', '내가 아는 가장 정신 나간 사람은 누구인가'라며 이에 대한 자답으로 김 감독과 장 선수, 김 선수 외에도 전 경주시청 소속 선수 두 명의 이름을 적었다.

이 의원은 "현재까지 밝혀진 가해자 외에 추가 가해자가 더 드러났다"며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내에서 감독의 영향이 이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왼쪽), 고 최숙현 선수에게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뒤늦게 인정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팀의 김도환 선수(뒷줄 가운데) 등 증인들이 2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철인 3종경기 선수 가혹행위 및 체육분야 인권침해에 대한 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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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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