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철도협력 분과회담에서 남북은 공동보도문을 통해 "동해선‧경의선 철도 현대화를 위한 선행사업으로서 북측구간(금강산-두만강, 개성-신의주)에 대한 현지 공동조사를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남북은 이와 관련 남북 철도연결 및 현대화를 위한 공동 연구 조사단을 먼저 구성하기로 결정했다면서 "7월 24일 경의선에서 현지 공동조사를 시작하고 이어 동해선에서 진행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남북은 "7월 중순 경의선 철도 연결구간(문산-개성), 이어서 동해선 철도 연결구간(제진-금강산)에 대한 공동점검을 진행하며 그 결과를 토대로 역사 주변 공사와 신호·통신 개설 등 필요한 후속 조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북은 "동해선·경의선 철도 연결과 현대화를 높은 수준에서 진행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철도 현대화를 위한 설계, 공사방법 등 실무적 대책들을 구체적으로 세워 나가기로 했다"면서 "그 결과에 따라 조속한 시일 내에 착공식을 개최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이 철도 문제를 논의한 것은 지난 2008년 1월 철도협력분과위원회 회의를 개최한 이후 10년 만이다. 남북은 지난 4월 27일 정상회담에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들을 연결하고 현대화'하겠다는 합의에 따라 이번 회담을 개최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이날 회담은 10시간이 지난 오후 8시에 마무리됐다. 남북은 전체회의 2회, 대표단 접촉 5회 등의 과정을 거치며 합의 내용을 가다듬었다.
그런데 남북은 이날 공동연구‧조사 외에 실질적인 철도 현대화 사업 내용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못했다. 이는 국제사회의 촘촘한 대북 제재로 인해 북한 내 공공 인프라 건설도 쉽지 않다는 평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이날 회담에서 대북제재를 고려하는 남측 입장과 철도 현대화 사업에 속도를 내려는 북측 입장이 다소 갈등을 빚었기 때문에 회담 시간이 오래 걸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이날 종결회의 모두발언에서 북측 수석대표인 김윤혁 철도성 부상은 "(철도 현대화) 이행에 대한 일정표를 확정하고 실천적 진행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진전해나가는데 견해의 일치를 보지 못했다"며 "이번 회담 통하여 민족의 동맥을 하나로 이어나가려는 쌍방의 문제에는 곡선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심각한 교훈을 남겼다"고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남측 수석대표인 김정렬 국토부 2차관은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북 간 합의되지 않은 사항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일부 구체적인 추진일정이나 공동점검, 착공, 지원일정 등에 약간씩 이견이 있었다"고 답했다.
또 이날 회담에 남측 대표단으로 참석한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은 "정부 입장은 기본적으로 국제사회의 제재 틀 내에서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의하며 진행한다는 입장"이라며 남북 간 사업이 대북제재보다 앞서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날 회담에는 양측 수석대표 외에 남측에서 이주태 통일부 교류협력국장, 손명수 국토부 철도국장이, 북측에서는 김창식 철도성 대외사업국 부국장, 계봉일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국장 등이 대표단으로 함께했다.
남북은 이날 철도회담에 이어 이틀 뒤인 28일에는 도로협력 분과회의를, 오는 7월 4일에는 산림 협력 분과회의를 잇따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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