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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남북 경협, 남북러 3각 협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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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남북 경협, 남북러 3각 협력으로"

"북한은 구체적 비핵화 방안, 미국은 상응조치 제시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북한은 더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고, 미국은 거기 상응하는 포괄적 조치들을 제시하면서 함께 실천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20일 청와대에서 가진 러시아 신문·방송·통신사들과의 합동 인터뷰에서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기대 이상의 대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하고 향후 "북미 간 빠른 실무협상이 시작되기 바란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70년 적대와 갈등 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평화체제로 나아가는 대전환"이라며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했고, 미국은 북한의 안전에 대한 보장을 약속했다. 이제 남은 과제는 그 훌륭한 합의를 완전·신속하게 실천해 나가는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지금 남북 간의 합의와 북미 간의 합의는 아주 빠르게 실천되고 있다"며 "북한은 앞으로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핵실험장을 폐기했다. 또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도 약속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나아가 이번에 한국과 미국은 대규모 연합훈련 유예까지 결정했다"며 "아마 북한의 미군 유해 송환도 빠른 시일 내에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문 대통령은 또 4.27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은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고, 핵을 내려놓는 대신 자신들의 체제를 보상받을 수만 있다면 기꺼이 핵을 내려놓고 경제 발전에 전력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며 "남북이 함께 평화 번영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분명한 의지가 합의서에 그대로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러시아 언론 합동 인터뷰는 다음날(21일부터) 2박 4일간 진행되는 러시아 국빈방문 행사를 앞두고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해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남북 간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중장기적으로는 (이 평화체제가) 동북아 전체의 다자 평화 안보 협력 체제로 발전해 나가야 된다. 그 점에서 한국과 러시아는 끝까지 긴밀하게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가 구축되면 그때부터는 본격적인 남북 경제협력(경협) 시대가 열릴 텐데, 그때의 남북경협은 러시아까지 함께하는 남북러 3각 협력이 되어야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남북 간 경협은 러시아와의 3각 협력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에 대해 저와 김 위원장이 서로 공감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러시아와 한국 간에는 경제 협력이나 문화·인문·인적 교류 등에서 무궁무진한 협력 분야가 있을 수 있다"며 "한국과 러시아 간의 협력에는, 앞으로 남북 평화체제가 구축될 경우에 북한도 참여할 수 있고, 그것은 북한의 경제와 국가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재강조하고 "3각 협력이 빠르게 시작될 수 있는 대표적 사업만 들더라도 우선 철도, 가스, 전기 등 3개 분야를 들 수 있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해 눈길을 모았다.

문 대통령은 "철도는 남북철도가 연결되고, 그 연결된 남북철도가 러시아 시베리아 철도와 연결이 된다면 한국으로부터 유럽까지 철도를 통한 물류 이동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그것은 북한에도 큰 경제적 이익이 되고, 우리 한국에게도 엄청난 이득을 주게 된다. 물론 러시아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 가스의 경우에도 가스관을 통해 러시아의 천연가스가 북한·한국으로 공급되고, 나아가서는 해저관을 통해 일본으로까지 공급될 수 있다"면서 "전기의 경우에도 러시아가 추구하는 '에너지링(ring)' 등 동북아 전체가 함께하면서 러시아에서 생산된 전력이 북한과 한국으로, 또 나아가 일본으로 공급될 수 있는 소지가 있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앞으로 유라시아 대륙의 공동번영을 촉진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이 지난해 9월 동방경제포럼에서 제안한 북방경제 구상 '나잇 브릿지(9개의 다리)' 구상에 대해 "철도·가스·전력·항만·농업·수산·산업기지·조선 등 대표적 아홉 분야의 사업 협력을 가속화하기 위해 한국은 대통령 직속으로 '북방경제협력위원회'를 설치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지금 한러 간 경제공동위원회가 활발히 가동되고 있어서 나잇브릿지 협력 발전을 위한 많은 양해각서(MOU)를 이번 정상회담 계기에 각국 정부 부처 간 또는 기관·기업 간 체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처럼 안보와 경제 양 측면에서 러시아의 역할을 기대한다면서 러시아 국빈방문 일정 계기에 한러 협력 관계를 더 강화할 뜻을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저는 유라시아 대륙의 평화와 공동 번영이라는 비전에 대해서 공유하고 있다. 러시아가 경제 발전을 위해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신동방정책'과 제가 새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서 준비 중인 '신북방정책'은 공통점이 많다"고 강조하고 "한반도의 상황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푸틴 대통령께서 일관되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유엔 안보리의 강도 높은 제재 결의에 동참해 주셨고, 또 그 제재 결의를 철저하게 이행하면서 평화적 대화를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을 일관되게 주장함으로써 오늘의 상황을 잘 이끌어 주셨다"고 사의를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21일부터 24일까지 이뤄지는 이번 러시아 국빈방문에서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국빈만찬,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총리 접견, 러시아 하원(두마) 연설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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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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