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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대 선후배' 한상대와 SK 최태원 '수상한 회동'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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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대 선후배' 한상대와 SK 최태원 '수상한 회동' 왜?

4일 한상대 청문회… 불법위장전입·다운계약서 의혹 등 쟁점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한 후보자와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관계가 주목받고 있다. 3일 한 후보자의 청문회를 담당하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SK 최태원 회장과 한상대 후보자가 서울 모처에서 지속적으로 회동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최 회장과 한 후보자는 고려대 동문이다. 최 회장이 79학번이고 한 후보자가 77학번이다. 이들이 회동했다고 한 장소는 서울 강남의 한 스포츠센터로, 이 곳은 여권 고위 인사가 즐겨 찾았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이 둘의 회동에 자주 동석했던 것으로 알려진 최 회장의 측근으로 꼽히는 SK그룹 윤진원 부본부장의 존재도 주목받고 있다. 윤 부본부장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장 출신으로 한 후보자와는 2002년 서울지검 부부장검사 때부터 친분이 두터운 관계로 알려졌다.

최 회장과 한 후보자의 친분과 관련한 의혹이 제기되자 한 후보자 측은 "최태원 회장과는 대학 선후배 사이라 서로 알고 있으며 지난 2월 서울중앙지검장에 부임한 이후에는 만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2011년 2월 이후 만난 적이 없다는 얘기로 뒤집어 얘기하면 이전에는 간혹 만나기도 했다는 말이 된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09년 8월 12일 서울고검장에 취임했다.

'대학 선후배' 사이인 이 둘의 관계에 의구심을 갖게 되는 이유는 한 후보자와 SK그룹간 인연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한 후보자의 처남인 박태진 SKT 상무를 통해 법인 명의로 2006년식 그렌져(배기량 2656cc, 1524만원)를 무상으로 빌려탔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의 최태원 회장 수사는 흐지부지?

또 한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수사했던 SK 그룹 관련 사건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현재 서울중앙지검은 최 회장이 선물투자를 통해 1000억 원대 손실을 낸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최 회장이 이 투자를 하며 SK그룹 계열사의 전·현직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이용했다는 게 드러나며 논란이 일었다. 금융실명제법 위반 소지가 있는데다, 비자금 의혹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7월 18일 발매된 <주간조선> 2165호는 익명을 전제한 서울중앙지검의 한 관계자가 "최태원 회장의 선물옵션 투자는 개인 차원에서 한 것으로 마무리되어 가고 있지만 최재원 부회장의 경우는 다르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현재 중앙지검은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도 함께 수사하고 있다.

86개 계열사, 자산 총액 97조 원 짜리 국내 3대 재벌 기업 총수가 차명으로 선물 거래를 했다가 손실을 입은 게 뒤늦게 발각된 사건이다. 파괴력이 큰 사안이지만 결국 수사가 흐지부지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같은 의혹 역시 오는 4일 있을 한상대 후보자 청문회에서 제기될 전망이다.

▲ 4일 한상대 검찰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린다. 한 후보자는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작성에 따른 탈세 의혹, 병역기피의혹, 스폰서차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뉴시스

불법위장전입 시인,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 등 쟁점

한 후보자는 이미 두 차례의 불법 위장전입을 시인했었다. 제주 현대오피스텔 매매 과정에서 조세 포탈 등의 목적으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제주 오피스텔의 경우 매매가 잦고 한 사람이 여러채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아 법사위 한 관계자는 "오피스텔 자체가 투기 목적의 기획 부동산이라는 의혹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 후보 가족들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는 행당동 땅을 시가보다 5000~8000만 원까지 싸게 매도한 사실이 있어 이 역시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황이다. 국세청에 신고된 한 후보자 부인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이 0원인데, 롯데백화점 VIP 고객으로 등록된 것 역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부실 청문회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날 민주당 소속인 우윤근 법사위원장은 "법무부에 393건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지만 단 2건만 왔다. 제출된 자료도 부실하기 짝이 없다. '뭐가 있구나' 하는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우 위원장의 질타와 함께 언론 보도가 나가자 갑자기 2일 밤부터 법무부에서 자료가 도착하고 있다. 하루 동안 검토해야 하는 데다, 제출된 자료들도 부실 투성이"라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한 후보자, 병역기피 의혹 일부러 키우나?

현재 표면상 한 후보자 청문회의 최대 쟁점은 병역 기피 의혹이다. 허리디스크 수술로 병역을 면제 받은 것과 관련해 "대학 시절 럭비를 했던 한 후보자가 병역 기피를 위해 수술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관련해 서울대병원 진료 기록 제출을 한 후보자가 거부한 것은 민주당의 공분을 사고 있다.

그러나 과거 병역기피 의혹은 한번도 입증된 적이 없고, 청문회의 초점을 흐릴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 정부 들어 병역 기피 및 부실 복무 의혹이 제기됐으나 청문회를 무사 통과했던 인사들이 유독 많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감사원장 인사청문회와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등 두 차례나 병역 기피 의혹이 불거졌지만, 두번 다 의혹만 난무한 상황에서 끝이 났다. 오히려 다른 쟁점을 흐리는 효과를 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 총리 외에도 정운찬 전 국무총리, 이재오 특임장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김성환 외교통상부장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등이 그런 경우다.

게다가 병역 기피 의혹을 적극 제기하는 쪽이 주로 보수 언론인 것, 노골적인 자료 제출 거부로 의혹을 증폭시킨 쪽이 바로 한상대 후보자 측이라는 것 등을 감안하면 "이번 인사 청문회 역시 병역기피 의혹으로 다른 쟁점이 물타기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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