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도청의혹…'절묘한' 분실, '무서운' 경고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도청의혹…'절묘한' 분실, '무서운' 경고

[김종배의 '뉴스진맥']<7>기자의 휴대전화는 어디로?

'절묘한' 분실, '무서운' 경고
KBS 정치외교부장이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에서 그랬답니다. "장 기자가 마치 '바꿔치기'했다거나 '증거인멸'을 한 것 아니냐고 의심하는 것은 심각한 명예훼손"이라고 말했답니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도청 의혹을 사고 있는 장모 기자가 자신의 노트북과 휴대폰을 '분실'한 것과 관련해 이렇게 주장했답니다.

기가 막힙니다. '분실' 시점이 도청 의혹이 불거진 직후, 그리고 경찰이 압수수색에 들어가기 직전이란 점에서 기가 막힙니다. 너무 절묘합니다. 또 기가 막힙니다. '증거인멸' 의심이 스멀스멀 피어오르지만 '명예훼손'이란 으름장에 기가 막힙니다. 너무 무섭습니다. 또또 기가 막힙니다. 언론 또한 합리적 의심에 기초해 의혹을 제기하는 판에 남보고는 '명예훼손'이라고 으름장을 놓으니 기가 막힙니다. 너무 야박합니다.

그래서 경찰을 쳐다봅니다. '분실'된 노트북과 휴대폰을 찾아낼지, 아니면 다른 증거물을 찾아낼지 궁금해 경찰을 주시합니다. 하지만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정치외교부장이 한 마디 더 얹었네요. "혐의자로 확정할 수 있는 아무런 증거도 없는 상태"라고요.

말은 맞습니다. 혐의를 확정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증거는 물증입니다. 도청 녹음을 했다는 휴대폰 말입니다. 이것이 어디론가 감쪽같이 사라져버린 상태에서 이를 능가할 증거가 뭐가 있을까요?

이재오가 당에 돌아가면?
이재오 특임장관이 한나라당으로 돌아가나 봅니다. 오늘 거의 모든 조간이 그의 '당 복귀'를 기정사실로 보도했습니다. 법무장관·검찰총장 교체 때, 또는 8월로 예상되는 추가 개각 때 당으로 돌아갈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보도했습니다.

궁금합니다. 이재오 장관이 한나라당으로 복귀하면 어떤 행보를 보일까요? 당 지배력을 넓히고 있는 박근혜 의원에 맞서 친이계의 재결집을 시도할까요?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당으로 복귀하더라도 당무에 관여하지 않고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하는데 과연 이 말을 행동으로 옮길까요?

얼핏봐선 그럴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어차피 생존 본능이 정점에 달한 친이계 의원들입니다. MB의 그림자 속에 있어봤자 내년 총선에서 득이 될 게 없습니다. 따라서 MB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이재오 장관 곁에 있을 이유도 없겠죠. 이재오 장관이 원해서가 아니라 어쩔 수 없이 백의종군을 해야 할 판 같습니다.

하지만 달리 볼 수도 있습니다. 이재오 장관이 백의종군을 해봤자 삼도수군통제사 복귀를 보장 받지는 못합니다. 이재오 장관과 박근혜 의원의 오랜 갈등관계를 고려하면 그렇습니다. 따라서 이재오 장관 입장에선 '밑져야 본전'입니다. 박근혜 의원과 각을 세운다고 딱히 더 잃을 게 없습니다.

명분도 생기고 공간도 열립니다. 어차피 치러야 하는 대통령후보 경선입니다. 이 경선에 박근혜 의원 혼자 나와 맥빠진 경주를 할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 특히 친이계에서 누군가 나와 '맞짱'을 뜰 것입니다.

이재오 장관의 백의종군은 이 지점에서 행해질지도 모릅니다. 박근혜 의원과 '맞짱'을 뜨는 경선주자에게 백의종군할지도 모릅니다. 이에 앞서 정중동, 암중모색을 할지도 모릅니다.

물론 성공 여부는 별개입니다.

손학규가 공동개최를 들고나온 이유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어제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를 찾아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남북 공동으로 개최하자고 주장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민생·평화·통일 올림픽이 돼야 한다"며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불감청고소원'에 해당되는 얘기지만 전망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습니다. 보수언론이 바로 치고 나왔습니다. '동아일보'는 공동개최가 '올림픽은 한 나라 한 도시에서만 연다'는 IOC헌장 위배일 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중이 휴전선과 비무장지대를 자유롭게 넘나들기 힘든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조선일보'는 한국갤럽이 지난 9일 실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 73.3%의 응답자가 공동개최에 '반대' 입장을 보였을 뿐만 아니라 민주당 지지층 내에서도 반대가 63.6%였다고 환기시켰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국민 대다수가, 또 민주당 지지층의 상당수가 반대한다면 공동개최 주장은 탄력을 받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손학규 대표는 왜 공동개최 주장을 들고 나온 걸까요?

퍼뜩 생각나는 게 강원도 민심입니다. 강원도가 지난해 6.2지방선거에서, 그리고 올해 4.27재보선에서 '야도'의 면모를 보인 배경에는 이명박 정부 들어 경색된 남북관계가 강원도의 남북교류 특수에 찬물을 끼얹은 점이 있다는 분석이 많았습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손학규 대표의 공동개최 주장은 남북문제에 민감한 강원도 민심을 어루만지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직접 나서서 말했습니다. IOC와의 계약 변경, 북측 경기장 건설, 남북관계 등을 거론하며 "정교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좋게 말하면 신중한 태도이고, 나쁘게 말하면 마뜩찮은 태도입니다.

그럴 만합니다. 경제적 소외감이 상대적으로 높은 강원도입니다. 이런 강원도에게 평창 동계올림픽은 특수이자 도약대입니다. 이런 기회를 분산하는 게 그리 좋은 일만은 아닐 겁니다.

그럼 뭘까요? 손학규 대표가 공동개최 주장을 들고 나온 진짜 이유는 뭘까요? 참고삼아 주목할 장면이 하나 있습니다. 정동영 최고위원과의 '종북진보' 언쟁 이후의 장면입니다.

쏙 들어갔습니다. 손학규 대표가 공동개최 주장을 하면서 '종북진보' 언쟁으로 굳어졌던 낯빛이 꽤 많이 펴졌습니다.

* 이 글은 '미디어토씨'에도 동시 게재됩니다. 편집자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