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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박근혜 '링'에 오르다…'600만표'의 향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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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박근혜 '링'에 오르다…'600만표'의 향배는?

[전망] '공천 혁명' 먼저 이루는 쪽이 대권 지름길 탄다

재보궐 선거가 뜻하지 않게 정국의 분수령이 되어버렸다. 쓸데없이 판을 키웠다 참패한 한나라당도, 어쩌다 만들어진 대선 전초전에 올라타는 기회를 잡은 손학규도, 4.27 결과에 연연해하거나 안주할 여유가 없다.

4.27 보다 더 엄중한 총선이 다가오고 있고 전초전이 아니라 본선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공천 혁명'…손학규가 먼저냐, 박근혜가 먼저냐.

4.27 최고의 승자는 손학규다. 손학규는 분당을 승리를 통해 자신이 작년 10.3 전당대회에서 내걸었던 '잃어버린 600만표를 찾아올' 최적의 후보임을 실전에서 입증했다. 야권 지지층에게 '잃어버린 600만표를 찾아와 대선에 승리하겠다'는 것 이상의 무슨 정치적 약속이 더 필요하랴. 이 한 번의 승리로 손학규는 유력한 박근혜 대항마의 위치를 차지했다.

제 무덤을 파버린 유시민은 더 이상 손학규의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다. '유빠'라면 몰라도 야성향 대중이 본선 경쟁력을 입증한 손학규를 내버려두고 유시민에게 머물러 있을 이유는 더 이상 없을 것이기에.

▲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

손학규가 민주당 대표 자리에 목을 매지 않아도 되게 된 것은 민주당과 야권에게 정말로 큰 가외의 선물이다. 당대표 지위를 이용해 대권 주자경쟁을 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으므로 손학규는 당헌당규에 관계없이 더 일찍 당대표를 내놓을 수 있게 되었다. 당 체제개편과 공천혁명이라는 무기를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다. 손학규를 도와 수도권을 정면돌파할 40대 젊은 리더십을 당의 전면에 배치할 수 있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지도체제 개편과 공천 혁명은 본질적으로 타이밍 싸움이다. 한나라당도 민주당도 그 필요성은 일찍부터 절감해온 터였다. 다만 양당 모두 복잡한 기득권 구조 때문에 행동을 못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손학규는 이번 승리로 이 같은 교착상태를 먼저 끊을 수 있는 힘을 갖게 되었다.

손학규의 민주당이 먼저 움직이게 된다면 승부의 추는 결정적으로 민주당 쪽으로 기울게 될 것이다. 이번에도 유감없이 위력을 발휘한 정권심판론에 더해 세대교체 바람까지 맞게 될 한나라당의 출로는 과연 어디일까?

친박계, 박근혜 위해 사라져 줄수 있나?

박근혜의 선택이 중요하다. 대통령 당선을 확신하고 있을 박근혜에게 총선은 단순히 대선으로 가는 도정에 거쳐 가야 할 관문이 아니라 대통령이 된 후의 국정운영을 좌우할 정치구도를 미리 결정짓는 선거다. 대통령이 되기도 전에 대통령이 된 후의 정치구도를 결정하는 싸움을 먼저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내년 총선이 박근혜의 선거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지도부 재편과 세대교체, 공천 혁명을 통한 환골탈태'라는 극약 처방이 불가피하다. 아무리 박근혜라 해도 이 길을 가지 않을 도리가 없다. 민심이 그것을 원하므로.

문제는 이 길이 이명박 대통령의 변화와 국정운영 방식의 전환으로까지 확장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박근혜와 이명박이 계속 같이 갈 것인지 갈라설 것인지는 이 문제에 대한 이명박의 선택에 달려있다.

절박한 쪽이 먼저 움직인다. 손학규의 민주당이 기세를 타고 먼저 움직일 것처럼 보이지만 절박한 쪽은 한나라당이다. 여기에 총선을 자신의 선거로 보고 있는 박근혜의 또 다른 절박함이 보태진다면 세대교체와 공천 혁명의 칼은 박근혜의 한나라당이 먼저 뽑을 것이다.

용퇴는 이럴 때 쓰는 말인듯 싶다. 친이 친박 할 것 없이 세대교체와 공천 혁명을 해야 하나 자칫 잘못하면 박근혜의 패도정치로 역규정 될 수 있는 복잡미묘한 정세를 돌파함에 있어 친박계 중진 의원들의 용퇴만큼 좋은 방법을 달리 찾기 어렵다는 뜻이다.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 굴로 들어간다며 3당 합당을 감행한 YS와 민주계는 민정계를 상대로 말그대로 먹느냐 먹히느냐는 사투를 벌였다. 이때 보여준 김동영, 최형우, 서석재의 분전 용투는 가히 현대 정치사의 백미라 할만하다. YS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서라면 무릎이라도 꿇겠다던 이들의 용기와 헌신을 친박계는 과연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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