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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시한폭탄' 재깍재깍…박근혜 대구行 도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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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공항 '시한폭탄' 재깍재깍…박근혜 대구行 도화선?

朴의 경제 가정교사 이한구 "박근혜도 신공항 찬성한다"

영남을 남북으로 갈랐던 '동남권 신공항' 논란이 더 폭발력을 얻을 조짐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공약한 동남권 신공항 계획이 백지화될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입에 시선이 쏠린다.

친박계이면서 대구가 지역구인 한나라당 이한구 의원은 29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박근혜 전 대표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신공항을) 만들어야하지 않겠느냐는 인식이 강하다"며 "더구나 국민한테 한 약속은 어지간한 것은 지켜야한다는 자세가 있으니까 그 두 가지를 연결해보시면 (박 전 대표의 입장을) 대충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동남권 신공항 밀양 유치에 찬성하고 있다"는 얘기는 일부 친박계 의원들에게 회자된 지 오래다.

이 의원은 이어 "국민들이 속았다는 느낌이 들면 대부분 대통령은 믿을 수 없는 대통령이 돼 버리지 않느냐"며 "그리고 지금 경제 사회 불균형이 굉장히 심화되어 있는데 미래에도 그 불균형을 고칠 생각이 없다는 대통령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고 새로운 갈등을 양산하는 대통령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게 돼 있다. 그렇게 되면 국민들이 지지를 안할텐데, 레임덕은 뻔한 것"이라고 이명박 대통령과 대권을 바라보는 박 전 대표를 동시에 압박했다.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지난 2010년 5월 27일 대구 달성군 화원읍 농수산물유통센터 대회의장에서 열린 대구경제살리기 정책 토론회에서 "(대구 경제 살리기 정책들이)선거에서 표를 얻기 위해 하는 약속이 되어서는 안된다" 며 "국민앞에서 한 약속것은 반드시 지켜야한다"고 거듭 약속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박 전 대표는 "지역발전을 위해선 어느 한 지역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야한다"고 말한 후 "대구의 발전전략과 기초지역의 발전전략이 같이 가야한다"고 했다.

사진은 토론회 후 박근혜 전 대표를 비롯한 참석자들이 '밀양공항'유치를 외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이 의원은 "(동남권 신공항은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 공약인데 선거 공약을 지난 번 세종시 때부터 버려서 그 때 아주 국민들의 지탄을 받았었다"며 "또 이번에 이렇게 (공약을) 헌 짚신 버리듯이 생각하면 정치 불신이 심각한 상황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아직 말을 아끼고 있다. 이날 평창동계올림픽특위 고문 자격으로 강원도를 방문한 박 전 대표는 동남권 신공항 관련 입장 표명 요구에 대해 "아직 정부가 발표 안했지 않느냐"고 말했다. 오는 30일로 예정된 정부의 입지 선정 평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음을 시사한 것.

게다가 박 전 대표는 정부가 평가 결과를 발표한 다음날인 31일 대구를 찾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박 전 대표가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의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만 친박계 일부에서는 대선을 바라보는 박 전 대표의 운신 폭을 너무 좁혀선 안 된다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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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이 '세종시 갈등'을 언급했지만 동남권 신공항 문제는 그보다 더 복잡하다. 세종시 문제의 경우 친이계와 친박계가 편을 나눠 공방전을 벌였지만 신공항 이슈는 '청와대와 한나라당', '수도권과 지방'의 갈등까지도 결합된 양상이다.

그간 '부산 친박'과 '대구 친박'간 갈등, '부산 친이'와 '대구 친이'간 갈등이 혼재한 상황이었는데, 청와대가 '백지화'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이들의 단결력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쟁점이 '밀양-부산 유치 경쟁'에서 '신공항 백지화 반대'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나라당 조해진 의원마저 신공항 백지화 조짐과 관련해 정부와 청와대 참모들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조 의원은 이날도 기자회견을 자청해 "이명박 대통령은 신공항을 약속하셨던 그 마음으로 돌아오셔야 한다"고 말했다. 친이계 핵심이며 특임장관까지 지냈던 주호영 의원도 "대통령 공약으로 취임 후 3년간 국책사업으로 확정·추진하다 임기 말에 백지화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대구지역 의원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다.

급기야 대통령 탈당에 대한 언급까지 나오고 있다.

이한구 의원은 이날 "(영남 의원 집단 탈당) 그런 얘기는 못 들었다"면서도 "지금 영남권 의원들은 정권을 제대로 창출했다는 자부심이 있다. 한나라당에 애착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만일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문제가 불거지면 오히려 지금 한나라당 지도부를 바꿔야한다는 얘기가 더 힘을 얻을 것이고 청와대가 (한나라당을) 떠나면 떠났지 왜 우리가 떠나느냐는 얘기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이 대통령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다. 신공항 백지화 주장을 처음으로 거론했던 정두언 최고위원의 경우 청와대로부터 "구원투수"라는 별명까지 얻을 정도였다.

그러나 같은 수도권이라도 영남 출신인 홍준표 최고위원의 경우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신뢰'를 중시하는 일부 친이계 의원들의 이탈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영남권의 반발에서 보호막이를 쳐줄 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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