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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대권후보' 유시민, 시험대에 오르다

4.27 재보선과 야권연대, 유시민 앞에 놓인 험로

그가 돌아왔다. 야권 대선주자 가운데 요지부동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화려하게 중앙정치로 컴백했다. 유시민 전 장관은 지난 19일 국민참여당의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다.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선 이후 근 8개월만이다.

단순히 중앙 무대로 '귀환'한 것만이 아니다. 이제까지 '스타성'으로 주목받던 '외톨이 정치인'이었던 그가 한 조직의 리더로 돌아왔다. 현재까지는 의석 하나 없는 정당이긴 하지만 당의 지도자가 됐다. 2002년 개혁당 대표를 지낸 바 있지만 현실 정치판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었던 개혁당과 지금은 고인이 된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는 국민참여당은 처한 조건이 분명히 다르다.

더욱이 8년 전과 지금 유시민 대표의 위상도 달라졌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독주 아래 지지부진한 야권 대선 주자들 가운데 1위다. 지지율만 놓고 보면 가장 유력한 야권의 후보인 셈이다. 그만큼 헤쳐나가야 할 덤불도 많다.

유시민은 "김해을 선거, MB와 김해 시민의 대결"이라지만…

▲ 유시민 국민참여당 신임 대표. ⓒ뉴시스
돌아온 유시민의 첫 번째 시험대는 누가 뭐래도 4.27 재보궐 선거다. 다시 말해 '김해을의 승리' 여부다.

유 대표는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가 한나라당 후보로 확정되면 (김해을 선거는) 김태호와 이봉수(국민참여당 후보)의 대결이며, 이명박 대통령과 김해 시민의 대결"이라고 말했다.

김해을 선거가 유시민의 선거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유시민 대표와 국민참여당 스스로에게서 나왔다. 일찌감치 이봉수 후보를 공천한 참여당이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의 출마를 사실상 막았기 때문이다. 민주당에서 "알박기 하냐"는 비난이 나온 것은 물론이고 이해찬 전 총리,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친노 단일 후보'를 내기 위해 김 사무국장 설득에 나섰던 친노 내부마저 상처를 입었다.

특히 민주당에도, 국민참여당에도 발을 담그고 있지 않은 '중립 지대' 친노 인사들은 김경수 사무국장의 '불출마 선언' 이후 유시민 대표에게 격분했다는 후문이다. 참여당을 배려해 김 사무국장을 '무소속 단일 후보'로 출마시키는 것까지 고려했는데 참여당이 '이봉수 후보만이 선(善)'이라는 식으로 나오면서 모든 협상도 논의도 틀어졌다는 이유다.

김해을 선거가 유시민의 선거가 된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때부터인 셈이다.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에 맞서 승리한다면, 그 과정에서 보여줬던 국민참여당의 '무리수'도 묻히겠지만 패배하면 시작부터 치명타다. 유시민 대표에게 모든 화살이 돌아갈 것이 자명하다. 국민참여당이 한 자리의 의석도 갖지 못한 정당으로 총선과 대선을 치러야 하는 존재론적 회의감이 커짐은 말할 것도 없다.

'누가 적자냐' 친노의 분열 가속화되면?

또 이는 친노 내의 적자 논쟁으로 순식간에 번져나갈 수 있다. 민주당 한 관계자는 "친노라고 다 같은 친노가 아니며 크게 보아 '유시민 같은 친노'와 '문재인 같은 친노'가 있다"며 "김해을 재보선 과정에서 두 그룹이 크게 붙었던 셈"이라고 평가했다.

유시민 대표 역시 "나는 (이광재, 안희정과 같이) 대통령과 정치적 행보를 했던 측근이나 참모도 아니었고 정부와 결합할 정도의 인적 기반을 가진 세력이 아니었다"며 "노 대통령과 혼자 개인적 관계로 결합했던 것"이라며 이같은 '구분'을 인정했다.

김해을 선거 패배는 후보 조율 과정에서 패인 친노 그룹의 골을 본격적으로 세상 밖으로 내보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완전한 '이별'까지도 예측된다.

두 세력이 분화할 징조는 이미 보이고 있다. 일찌감치 "문재인 전 실장이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다음 대선에서 후보 경선을 했으면 좋겠다"며 희망 대선 후보군에서 유시민 대표를 제외했던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는 지난 17일에는 "손 대표를 힘 닿는 한 많이 도와드리려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유시민의 진보정당에 대한 구애, 결과는?

4.27 재보선이라는 시험대를 간신히 통과한다 해도 야권연대와 통합이라는 또 다른 시험대가 바로 유 대표를 기다리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그의 생각으로 보면 그는 민주당보다는 진보정당과의 통합을 원하고 있다. "지역에서 보면 우리 당원들은 민주당원보다 진보정당 당원들과 더 친하다", "한 번 이혼한 남녀가 재결합하는 것은 새 연인을 만나 결혼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진보정당 가운데도 특히 민주노동당이다. 유 대표는 "국민참여당이 없었으면 민노당에 가입했을 것"이라는 말을 시작으로 민노당에 본격적인 '구애'를 하고 있다.

문제는 진보정당의 거부감이다. 현재 '진보대통합'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이들은 표면적으로는 국민참여당의 협상 참여에 대해 선을 긋지는 않는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러나 진보정당의 대체적 분위기는 유 대표의 '러브콜'의 진의는 다른 곳에 있다는 의심한다. 민주노동당 관계자는 "개인 지지율만 있고 조직을 갖지 못한 유 대표가 민주노동당이 가진 전국 조직을 탐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더 확고한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진보정당에 손을 내밀고 있다는 얘기다.

야권의 1위 후보임에도 유 대표가 "확장성의 한계"를 지적받는 것을 감안하면 이런 해석은 설득력이 있다. 또 한편으로는 그래서 진보정당과 참여당의 통합이 쉽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이 민노당 관계자 역시 참여당과의 통합 가능성에서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2012년에도 유시민은 야권 대선후보 1위일까?

유 대표는 이런 난관을 뚫고 2012년 대선에서 야권의 후보로 올라설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민주당 후보군 가운데 현재 1위인 손학규 대표와의 '이기는 경쟁'도 필요하다. 손학규 대표와 유시민 대표는 각별한 인연도 있다. 2007년 대선 이후 손 대표가 대통합민주신당의 당 대표로 선출되자 유 대표는 "현재의 당은 진보적 가치가 살아숨쉴 수 없다"는 말을 남기고 탈당했다.

당시와 현재는 같으면서도 다른 조건이다. 손 대표와의 차별성을 확실히 부각시켜야하지만 그렇다고 손 대표와 그 지지층을 완전히 적으로 돌려 세워서는 안 된다. 대선에서는 특히 버리는 정치가 아니라 모으는 정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뉴시스

그가 앞으로 어떤 정책적 입장을 취할지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대중에게 각인된 유 대표의 이미지는 '진보적'이지만 현재 야권의 주자를 일렬로 세워놓았을 때 유 대표는 오른쪽에 속한다. 최근의 복지 논쟁에 대한 그의 입장이 대표적인 가늠자다. 스스로 "나는 예전부터 같은 자리에 있었는데 모두가 왼쪽으로 우루루 몰려 갔다"고 해명했지만, 정치인들이 '우루루 몰려가는' 데는 이유가 있다.

2012년 대선까지 유력 야권 주자인 정치인 유시민이 걸어갈 길이 흥미로운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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