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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 MBC 사측, 문재인 대통령 정면 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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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반하장 MBC 사측, 문재인 대통령 정면 조준

김장겸 사장 '위기감' 발로?...'방송 장악' 프레임으로 물타기?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 친 정부 방송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의 대상이 돼 왔던 MBC 사측이 문재인 대통령을 비판하는 입장문을 28일 냈다. 문 대통령을 직접 거론하며 사실상 '대정부 투쟁'에 나선 모양새다.

MBC는 (주)문화방송 명의로 낸 자료를 통해 "언론적폐 청산이 '입맛에 맞는 사장으로의 교체냐"면서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공영방송 MBC의 파업은 정권의 방송 장악 의도에서 출발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MBC 라디오 PD 40명은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과 김장겸 사장, 백종문 부사장, 김도인 편성제작본부장 등 경영진의 사퇴 및 제작 자율성을 촉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24일부터 파업찬반 투표에 들어갔다.

MBC는 "헌법과 방송법에 명시된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독립을 무시하는 MBC 장악 작전은 전방위로 펼쳐졌다"며 "정권을 등에 업은 언론노조는 갖가지 명목으로 권력기관을 동원하기 위해 방문진과 MBC를 상대로 고소 고발을 남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들은 "언론노조 MBC본부가 파업을 확대하자, 이효성 방통위 위원장은 이를 빌미로 모종의 조처를 시사하며 압박하고, 이낙연 총리마저 MBC 경영진에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며 "정치권력과 언론노조는 공영방송 MBC 장악을 위한 이런 과정이 헌법 21조를 위반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느냐. 공영방송 MBC 장악 행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MBC 사측의 이같은 대응은 '방송 장악'이라는 프레임으로 문재인 정부을 옭아매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한편으로는 보직 간부들의 줄사퇴 등으로 흔들리고 있는 MBC 김장겸 사장 등의 입지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MBC 사측의 이같은 '대정부 투쟁'에 대한 시선도 곱지 않다. MBC의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은 문재인 대통령을 과거 '공산주의자'라고 규정,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된 형사피의자다.

김장겸 사장은 지난 5년간 각종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해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민언련 등 시민단체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 시절 보수 정권의 입맛에 맞는 보도를 해 온 핵심 인물로 김 사장을 꼽는다. 이같은 이력의 인사들이 '방송 장악'을 언급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격세지감'이라는 말도 나온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문재인 대통령께 묻습니다

-언론적폐 청산이 ‘입맛에 맞는 사장’으로의 교체입니까?-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공영방송 MBC의 파업이 어떻게 시작됐다고 보십니까? 정권의 방송 장악 의도에서 출발된 것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습니다.

대통령께서는 3월21일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당시 MBC 토론회에서 “언론 적폐 청산을 해야 하고, MBC가 심하게 무너졌다.”고 비난했습니다.

국정기획위원회 박광온 대변인은 5월 22일 “언론노조가 방송사 사장의 사퇴를 당연히 주장할 수 있다.”면서 언론노조를 부추겼고, 언론노조MBC본부 김연국 위원장은 “우리가 끌어내려야 한다.”고 화답했습니다.

헌법과 방송법에 명시된 언론의 자유와 방송의 독립을 무시하는 MBC 장악 작전은 전방위로 펼쳐졌습니다.

6월 말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부대가 MBC에 들이닥쳤습니다. 언론노조 MBC 본부의 일방적인 주장을 악용한 것입니다.

정권을 등에 업은 언론노조는 갖가지 명목으로 권력기관을 동원하기 위해 방문진과 MBC를 상대로 고소 고발을 남발하고 있습니다.

여당 정책위 수석부의장은 방문진 이사장과 MBC 사장 퇴진을 요구했고,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은 MBC 사장 교체를 시사했습니다.

정치권력의 부추김을 받은 언론노조MBC본부가 파업을 확대하자, 이효성 위원장은 8월 18일 정치권력이 부추긴 MBC 파업을 빌미로 모종의 조처를 시사하며 압박했습니다. 이낙연 총리마저 MBC 경영진에 중대한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은 8월 22일 방통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공영방송사 사장으로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소신 없는 사람을 뽑는 게 도움이 되겠느냐?’는 취지를 밝혔습니다. 그동안 정치권력과 언론노조의 일련의 발언과 행동이 ‘입맛에 맞는 공영방송사 사장’임을 분명히 한 것입니다.

[ 정치권력과 언론노조의 방송 장악 일정표 ]

3월 21일 문재인 대통령 언론적폐청산, MBC 심하게 무너졌다.
5월 22일 박광온 대변인 언론노조가 방송사 사장 사퇴 주장할 수 있다.
6월 8일 홍익표 의원 방문진 이사장, MBC 사장 물러나라.
6월 2일 언론노조 MBC “우리가 끌어내려야 한다.”
6월 29일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부대 MBC 파견
8월 11일 이효성 위원장 방문진 이사장, MBC 사장 교체 시사
8월 18일 이효성 위원장 MBC 파업 관련 모종의 조처 시사
8월 21일 이낙연 총리 MBC 경영진에 중대한 책임 있다
8월 22일 문재인 대통령 ‘기계적 중립을 지키는 소신 없는 사장 안된다’
8월 24일 언론노조MBC 파업 찬반 투표, 구호 ‘사장 퇴진’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공영방송 MBC 장악을 위한 이런 과정이 헌법 21조를 위반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습니까?

정치권력과 언론노조는 공영방송 MBC 장악 행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랍니다.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억압하고 탄압하는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습니다. MBC는 정치권력과 언론노조에 의연히 맞서 방송의 독립을 지켜내겠습니다.

2017. 8. 28
㈜문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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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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