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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물주'는 이런 방식으로 '폭력'을 고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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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물주'는 이런 방식으로 '폭력'을 고용한다

건물주에 의해 고용된 용역, 방치된 폭력

덩치가 산만 한 20~30대 남성들이 줄지어 가게 안으로 들어왔다. 모두가 검은색 복장을 갖추고 있었다. 'security' 문구가 적힌 검정 조끼를 착용한 이들에게 가게 안 사람들은 없는 '존재'였다. 마구잡이로 집기와 사람들을 밖으로 내동댕이쳤다. 지붕 위로 올라가 천막을 뜯어내고 밀폐된 공간에 소화기를 분사하면서 강제집행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호흡곤란으로 쓰러진 사람도 있었지만, 멈추지 않았다. 항의하는 사람들에게 '법 집행을 하러 왔다‘는 말만 내뱉을 뿐이었다. 작년 7월 가수 리쌍 건물에서 곱창집을 운영한 서윤수 씨가 겪은 일이다. 아래 동영상은 이러한 당시 상황이 잘 나타나 있다.


건물주에 의해 고용된 용역, 방치된 폭력

20일 더불어민주당 제윤경 의원실 주최로 열린 '부동산 강제집행 폭력최소화를 위한 간담회'에 참석한 서윤수 씨는 "강제집행 이전과 이후로 제 인생이 다르다고 생각한다"며 "그때를 경계로 완전 다른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당시 폭력적으로 진행된 강제집행이 자신에게는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 상처라는 것.

당시 우장창창 강제집행에는 112명의 용역이 동원됐다. 이들 중 서울지방법원 집행관실에 배치된 용역은 22명에 불과했다. 나머지 90명은 건물주 리쌍의 요구로 추가 고용된 용역들이었다. 물론, 추가된 용역비는 리쌍 측에서 지급했다.

문제는 그렇게 추가된 용역들 중, 상당수가 폭력적인 행동을 취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러한 폭력 행위를 제지해야 하는 법 집행관은 '모르쇠'로 일관한다는 게 문제다.

서 씨는 "당시 집행관은 현장에 배치된 수많은 용역을 두고 '자신들(법원)과는 무관하고 건물주 측에서 고용한 사람들'이라고 답했다"며 "또한, 그들(용역)이 집행 과정에서 벌인 폭력 관련,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는 식으로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자신들에게 고용된 용역이 아니기에 자기네들과 무관하다는 것. 결국, 건물주에 의해 고용된 용역들이 강제집행 과정에서 폭력적인 행동을 한다 해도 이를 제재할 방법은 없는 셈이다.

주목할 점은 사후에도 이러한 폭력을 방조한 법원 집행관의 처벌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제윤경 의원실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7년 3월까지 전국 지방법원에서 이뤄진 집행관 징계는 12건에 불과하고 강제집행 관련 건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우장창창 강제집행 당시에도 여러 차례 폭력 행위가 발생했으나 집행관은 물론 건물주에 의해 고용된 용역 중 처벌받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강제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력, 어떻게 막나

이런 문제점을 다소나마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일, 제윤경 의원은 강제집행 과정에서 집행관 책임을 강화하는 '집행관법'과 채권자(건물주)가 추가로 경비원(용역)을 배치할 수 없도록 하는 '경비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 '경비업법'에는 이해당사자인 건물주가 별도로 용역을 현장에 배치할 수 있도록 할뿐만 아니라 집행관에게 이러한 용역의 관리·감독 책임을 명시한 법적 근거가 없다. 또한 '집행관법'에는 강제집행 현장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건물주 고용 용역 관련, 관리·감독 부주의에 대한 책임이 전혀 명시돼 있지 않아 강제집행 과정이 더욱 폭력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우장창창 강제집행 현장에 있었던 제윤경 의원은 "당시 현장에서 느낀 점은 강제집행 방식이 폭력이 난무하는 방식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며 "폭력적인 행위를 용인·묵인하는 법을 개정하는 게 정상적인 민주국가로 가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이번 개정안 취지를 설명했다.

▲우장창창 가게 내로 진입하고 있는 용역들. ⓒ프레시안(허환주)

"집행관, 고도의 윤리성과 법적 책임 가져야"

법적인 의미에서도 집행관은 강제집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폭력을 막을 의무가 명확하다. 최환용 한국법제연구원 연구기획본부장은 "집행관은 민사관계에 있어 국가권력을 대리하며 권리 실현과 집행의 신속성뿐 아니라 채무자의 보호와 부당한 집행 방지를 해야 하는 의무를 가지고 있다"고 법 집행관의 법적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본부장은 "집행절차가 (건물주의) 권리 실현과 집행의 신속성에 치우치게 되면 채무자(세입자)는 국가권력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며 "이에 집행관은 공무원에 준하는 고도의 윤리성과 법적 책임을 가져야 하며, 집행과정에서의 폭력적 사태를 사전에 예방하고 위법 부당한 사태를 방지할 현장감독책임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본부장은 "또한 법원은 집행절차의 적법성, 공정성 뿐 아니라 집행관의 행위에 대해 강하게 감독함으로써 민사집행제도가 균형있고 공정하게 운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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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환주

2009년 프레시안에 입사한 이후, 사람에 관심을 두고 여러 기사를 썼다. 2012년에는 제1회 온라인저널리즘 '탐사 기획보도 부문' 최우수상을, 2015년에는 한국기자협회에서 '이달의 기자상'을 받기도 했다. 현재는 기획팀에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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