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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독대'부터 '이재용 구속'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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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박근혜 독대'부터 '이재용 구속'까지

'사카린 밀수 사건' 때도 구속 피했던 삼성 총수, 이번엔 구속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새벽 구속됐다. 삼성 총수가 구속된 건, 1938년 3월 삼성상회 창업 이후 처음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꼽히는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경제적으로 지원했던 대가는 그만큼 썼다.

'사카린 밀수 사건' 때도 이창희 구속으로 마무리

일제 강점기, 한국전쟁, 군사독재 등 굴곡의 한국 현대사에서 삼성은 늘 정경유착의 한 축을 이뤘었다. 이승만 정부에선 이른바 '적산(일제 강점기 일본인들이 갖고 있던 자산)'을 불하받아 몸집을 키웠다. 박정희 정부에선 '사카린 밀수 사건'이 있었다. 당시 정권의 묵인 아래 사카린 원료인 OTSA, 양변기, 냉장고, 에어컨, 전화기 등을 건설자재로 속여 대량으로 밀수하고 이를 암시장에 되팔아 엄청난 이익을 낸 사건이다. 당시 밀수 현장 지휘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형인 이맹희 씨가 맡았었다. 전두환 정권에서도 삼성은 '하나회' 구성원이었던 권익현 씨 등을 고리로 삼아서 권력과 유착했다. 민주화 이후 정치권력의 힘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고, 시장 논리가 강화되면서 삼성은 그 자체로 권력이 됐다. "아무도 2등은 기억하지 않는다"라는 1990년대 삼성의 이미지 광고 문구가 상징적이다. '강자 숭배', '시장주의' 이념을 유포하는 진앙이 됐다. 정부 정책에도 깊이 개입했다.


이런 역사 속에서도 이병철, 이건희 등 삼성 총수가 구속된 적은 없었다. '사카린 밀수 사건' 이후 이병철 창업자의 차남 이창희 씨가 반 년 동안 구속됐을 뿐이다. 출감한 이 씨가 훗날 삼성 비리를 고발하는 투서를 청와대에 보내기도 했지만, 이병철 창업자는 무사했다.

2014년 9월 박근혜 독대 이후 정유라 지원

현재 투병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역시 온갖 비리의 중심에 있었지만, 구속은 피했었다. 지난 2007년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 고백으로 천문학적인 삼성 비리가 드러났다. 1966년 '사카린 밀수 사건' 이후 삼성 수뇌부가 최대 위기를 겪는다는 말이 나왔었다. 하지만 삼성 비리 수사를 맡았던 조준웅 특별검사는 비리 의혹 대부분을 덮어버렸다.

그러나 세 번째 총수 역할을 하고 있는 이 부회장은 결국 구속을 피하지 못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4년 9월 15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첫 번째 독대에서 '승마 유망주 지원' 요청을 받았다. 당시 한화그룹이 맡고 있던 대한승마협회 회장사 자리를 삼성이 담당하면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를 지원하는 계획을 세웠다. 정 씨의 임신과 출산 때문에 잠시 터울을 둔 뒤인 지난 2015년 중반부터 본격적인 지원을 했다.

삼성물산 합병 논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삼성이 정 씨를 지원한 대가로, 박근혜 정부는 삼성을 적극적으로 도왔다는 정황이 이 무렵 도드라졌다. 같은 해 삼성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추진했고,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이를 문제 삼았다. 합병 비율이 공정하지 않아서, 삼성물산 기존 주주들에게 손해를 입혔다는 게다. 그러나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이 지지한 덕분에 합병은 성사됐다. 국민연금은 민감한 결정에 앞서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를 열게끔 돼 있다. 하지만 당시엔 이런 절차마저 생략됐다. '정치적 압력' 논란이 당연히 뒤따랐다.

합병 이후 삼성물산 주식 가격을 뒷받침한 동력 가운데 하나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이었다. 삼성물산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인데, 상장 직전에 한국거래소가 관련 규정을 바꿨다. 3년 연속 적자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 앞에 놓인 걸림돌을 치워주는 방향이다. 청와대가 금융위원회를 통해 한국거래소에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이 있다.


이런 다양한 논란 때문에 삼성 총수 격인 이 부회장에게 뇌물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정권 실세에게 경제적 지원을 하고 대가를 얻은 정황이 뚜렷하다는 게다.

결국 한 차례 기각을 거친 끝에,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영장이 발부됐다. 사태의 발단이 된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첫 번째 독대부터 17일 새벽 구속 영장 발부까지, 만 2년5개월 동안의 사건들을 시간 순으로 정리했다.

- 2014년

△ 9월 15일 = 박근혜 대통령-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 후 1차 독대. 박 대통령, '승마 유망주 지원' 요청

△ 11월 25일 = 이영국 삼성전자 상무, 대한승마협회 부회장 선임

△ 11월 26일 = 삼성의 화학 및 방위산업 계열사,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였던 한화 그룹에 매각 발표

- 2015년

△ 1월 = 박근혜 대통령, 김종덕 문체부 장관·김종 차관에 "정유라 같은 선수 키워줘야 한다" 지시

△ 3월 25일 =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담당 사장, 대한승마협회 회장 선출. 기존 대한승마협회 회장사였던 한화 측은 임기 남긴 상태로 물러남

△ 4월 = 최순실 측, 박원오 전 대한승마협회 전무 통해 협회에 승마선수 지원 요청

△ 5월 26일 = 삼성,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결의 공시

△ 6월 4일 =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 삼성물산 지분 7.12% 장내 매수 공시, "제일모직의 삼성물산 합병 계획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과소평가했을 뿐 아니라 합병 조건도 공정하지 않아 삼성물산 주주의 이익에 반한다"라고 발표.

△ 6월 24일 = 박상진 사장, 김종 차관 만나 정유라 지원 약속

△ 6월 = 대한승마협회, '중장기로드맵' 사업 추진. 삼성 후원으로 최대 505억원 예산 투입 예정. 지원 선수 명단에 정유라 포함.

△ 7월 10일 = 국민연금관리공단, 투자위원회 의결로 합병 찬성 발표

△ 7월 17일 =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안, 두 회사 임시주주총회 각각 통과

△ 7월 25일 = 박근혜 대통령-이재용 부회장 2차 독대. 박 대통령, 승마협회 지원 및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 요구

△ 7월 27일 = 박상진 사장, 독일 출국. 최순실 측 접촉 의혹

△ 7월 21일= 최순실 측, 비덱스포츠의 전신인 '마인제959' 법인 독일에 등록

△ 8월 25일 = 마인제, 코레스포츠로 법인명 변경. 스포츠 마케팅과 매니지먼트 등으로 업종 변경

△ 8월 26일 = 삼성전자, 최순실 모녀가 설립한 독일 현지법인 코레스포츠와 약 213억원 규모 컨설팅 계약 체결

△ 9∼10월 = 삼성전자, 코레스포츠에 280만 유로(약 35억원) 송금 등 총 80억원대 지원

△ 10월 26일 = 삼성그룹, 미르재단에 125억원 출연

△ 10월 27일 = 미르재단 설립

△ 10월∼2016년 3월 = 삼성전자, 최순실 조카 장시호 운영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16억2천800만원 지원

- 2016년

△ 1월 12일 = 삼성그룹, K스포츠재단에 79억원 출연

△ 1월 13일 = K스포츠재단 설립

△ 2월 9일 = 코레스포츠, 비덱으로 법인명 변경

△ 2월 15일 = 박근혜 대통령-이재용 부회장 3차 독대. 박 대통령,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 계획안 전달

△ 10월 27일 = 검찰, '최순실 의혹' 특별수사본부 설치

△ 10월 31일 = 검찰, 최순실 피의자 소환조사. 긴급체포

△ 11월 3일 = 검찰, 최순실 구속

△ 11월 5일 = 검찰, 대한승마협회 전·현직 전무 2명 소환조사

△ 11월 8일 = 검찰, 삼성전자 사옥·박상진 사장 사무실 및 자택·대한승마협회·한국마사회 등 9곳 압수수색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소환조사

△ 11월 12일 = 검찰, 박상진 사장 소환조사

△ 11월 13일 = 검찰, 이재용 부회장 소환조사

△ 11월 15일= 검찰, 제일기획 스포츠단 사무실 압수수색

△ 11월 16일 = 검찰, 박상진 사장 재소환·김종 전 차관 소환조사

△ 11월 17일 = 검찰, 김재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 총괄 사장 소환조사

△ 11월 18일 = 검찰, 장충기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소환조사

검찰, 장시호 체포

△ 11월 20일 = 검찰, 최순실 구속기소

△ 11월 21일 = 검찰, 장시호·김종 전 차관 구속

△ 11월 22일 = 검찰, 현명관 한국마사회장 소환조사

△ 11월 23일 = 검찰,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삼성 미래전략실 등 압수수색

검찰, 홍완선 전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 참고인 소환조사

△ 11월 24일 = 검찰,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소환조사

△ 11월 27일 = 검찰, 김재열 사장 2차 소환조사

△ 11월 29일 = 검찰, 임대기 제일기획 사장 소환조사

△ 11월 30일 =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사건 특검에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 임명

△ 12월 7일 = 이재용 부회장, 국회 국정조사특위 청문회에서 "2016년 2월께 최순실 존재 알았다" 주장

△ 12월 8일 = 검찰, 장시호 구속기소

△ 12월 11일 = 검찰, 김종 전 차관 구속 기소

△ 12월 18일 = 특검, 박상진 사장 조사

△ 12월 20일 = 특검, 장충기 사장 조사

△ 12월 21일 = 특검,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보건복지부 연금정책국 사무실 등 10여곳 압수수색

△ 12월 26일 = 특검, 문형표 전 장관·김진수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 자택 압수수색

특검, 홍완선 전 본부장 소환조사

△ 12월 27일 = 특검, 문형표 전 장관·홍완선 전 본부장 소환조사

△ 12월 28일 = 특검, 문형표 전 장관 긴급체포

△ 12월 29일 = 특검, 대한승마협회 압수수색

특검, 김재열 사장 소환조사

특검, 국조특위에 문형표 전 장관·홍완선 전 본부장 위증혐의 고발 요청

△ 12월 31일 = 특검, 문형표 전 장관 구속

- 2017년

△ 1월 3일 = 특검, 최원영 전 청와대 고용복지수석 소환조사

△ 1월 5일 = 특검, 김진수 비서관·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 소환조사

△ 1월 6일 = 특검, 임대기 사장 소환조사

△ 1월 9일 = 특검,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장충기 사장 소환조사

△ 1월 10일 = 특검, 제2의 최순실 태블릿PC 속에 삼성 지원금 관련 이메일 문서 다수 발견 발표

△ 1월 11일 = 특검, 국조특위에 이재용 부회장 위증혐의 고발 요청

△ 1월 12일 = 특검, 이재용 부회장 뇌물공여 등 혐의 피의자 소환조사

특검,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 소환조사

국조특위, 특검에 이재용 부회장 위증혐의 고발

△ 1월 16일 = 특검,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청구

특검, 최지성 부회장·장충기 사장·박상진 사장 불구속 수사 방침 발표

특검, 문형표 전 장관 구속기소

△ 1월 18일 = 이재용 부회장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 1월 19일 = 법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기각

△ 1월 20일 = 특검,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 소환조사

△ 1월 21일 = 특검, 황성수 전무·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 소환조사

△ 1월 22일 = 특검, 최명진 모나미승마단 감독 소환조사

△ 1월 25일 = 특검, 김종중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사장·김신 삼성물산 사장 소환조사

△ 2월 3일 = 특검, 금융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압수수색

△ 2월 8일 = 특검,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 자택 압수수색. 김 전 부위원장 소환조사

△ 2월 10일 = 특검, 정재찬 공정위원장 소환조사

△ 2월 12일 = 특검, 장충기 사장·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김상조 한성대 교수 소환조사

△ 2월 13일 = 특검, 이재용 부회장 2차 소환조사

특검, 박상진 사장·황성수 전무 소환조사

△ 2월 14일 = 특검,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재청구

특검, 박상진 사장 구속영장 청구

△ 2월 17일 = 법원, 이재용 부회장 구속영장 발부, 박상진 사장 구속영장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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