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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특조위 조사관 "박근혜 무능력 자임한 답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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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특조위 조사관 "박근혜 무능력 자임한 답변서"

김성훈 전 조사관 "'잔류자 구조 계획' 보고에도 왜 지시 없었나"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동안의 행적 자료를 제출했다. 줄곧 '대통령 행적 조사'를 주장해 온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관은 어떤 반응일까.

이날 <프레시안>과 통화한 김성훈 전 특조위 진상규명국 조사 2과 조사관은 "어이가 없다"며 코웃음 쳤다. 조사 2과는 참사와 관련된 정부 대응의 적정성에 대한 조사를 담당했던 곳이다. 김 조사관은 "자료를 공개하면 할수록, 대통령이 참사 당시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았음이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잔류자 구조 계획' 보고에도 朴, 지시 없었다"

박 대통령이 이날 헌재에 제출한 '재판부 석명 사항에 대한 답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참사 당일 오전 10시 국가안보실로부터 사고 관련 첫 보고를 받았다. 이후 사회안전비서관과 국가안보실 등을 통해 수차례에 걸쳐 사고 상황 보고서를 받았다.

'향후 잔류자 구조 계획에 대한 검토' 보고는 오후 5시 11분에 이뤄졌다. 대통령에 따르면 사고 인지 시각인 오전 10시로부터 7시간이 흐른 뒤였다. 이때까지 국가안보실, 해경본청 등은 청와대에 사고 상황 보고만 올렸다. 그리고 박 대통령은 "철저히 구조할 것", "특공대를 투입해서라도 인원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 등을 전화로 지시했을 뿐이었다.

김 조사관은 "잔류자 수색구조 방안이 오후 5시가 넘어서야 보고된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경본청은 당시 오전 11시가 되기도 전 배가 완전히 전복되는 상황에서 그 안에 400명 이상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습니다. '전원 구조' 보도가 오보라는 것도 확인했고요. 그렇다면 배 안에 사람이 있다는 걸 인지했을 텐데도 잔류자 수색 구조 방안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었습니다. 물론 해경본청에서는 보고서를 만드느라 시간이 걸렸겠지만, 대통령이 그 상황에서, 관저에 머문 채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늦은 것도 잘못이지만, 늦게나마 수색 방안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면 이에 대해 숙지하고 자세하게 지시를 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가서 지시한 걸 보면, 그런 게 없습니다. 청와대에서 공개한 중대본 회의 전체 영상을 보아도 수색에 관한 구체적인 지시 사항은 나오지 않습니다. 결국 뭘 한 게 없는 거죠."

김 조사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이 5시 11분 보고를 받기 전, 해경본청에서는 오후 4시 반쯤 청와대에 구조 관련 계획을 A, B, C로 나누어 보고했다고 한다. 그는 "해경본청이 올린 플랜 내용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렇게까지 자세하게 보고가 됐는데도 대통령이 지시를 하지 않은 걸 보면, 대통령은 그 플랜이 뭔지 이해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사대상자 박근혜 출석요구서'를 들고 기자회견에 나선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들. ⓒ프레시안(서어리)

'구명조끼' 뜬금포 발언, "물에 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대통령은 오후 5시 15분, 중대본에 도착해 구체적인 지시는커녕 뜬금없는 말을 던졌다.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었다고 하는데 그렇게 발견하기가 힘듭니까"가 대표적인 '뜬금포' 발언이다.

이날 자료에 실린 박 대통령의 해명은 "배가 일부 침몰해 선실 안이 침수됐더라도 학생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있으니 물에 떠 (선실 내부에) 있을 것이므로, 특공대를 투입해 발견할 수 있지 않으냐는 취지의 질문이었다"는 것이었다.

김 조사관은 "한마디로 어이없는 이야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료는 전반적으로 청와대가 홈페이지에 올린 '이것이 팩트입니다'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그런데 이런 식으로 변명을 하면 할수록, 대통령에게 직무 수행 능력이 전혀 없음을 방증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 조사관은 박 대통령의 '증빙 없는 주장'에 대해서도 문제제기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사고 당일 오전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이 직접 관저 집무실로 피청구인을 찾아와 세월호 상황을 대면보고 하였고, 점심식사 후 즈음에도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으로부터 세월호 관련 상황을 대면보고 받은 사실이 있다"는 내용을 추가로 밝혔다.

김 조사관은 "이에 대해 근거 없이 주장을 펼치고 있는데 이 부분이 명확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각 서면 보고의 전달자가 누구였고, 어떤 방식으로 보고가 대통령에게 전달됐는지도 앞으로 상세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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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어리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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