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여교사 70% "강제 입맞춤 등 성추행·희롱 경험"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여교사 70% "강제 입맞춤 등 성추행·희롱 경험"

"섬마을 성폭행 사건, 여교사가 그곳에 있어 발생했다는 인식"

여교사들이 동료 교사나 학교 관리자, 학부모 등으로부터 성희롱이나 노래방 등에서의 춤 강요, 부적절한 신체접촉 등에 노출되고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교사들은 이같은 성폭력의 가해자로 학부모보다는 교장·교감 등 상급자와 동료 교사를 주로 지목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여성위원회와 참교육연구소는 지난 10∼12일 전국의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근무하는 여교사 1천75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교직 생활 동안 성희롱과 성추행 등 넓은 의미의 성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비율이 70.7%로 집계됐다고 15일 밝혔다.

가장 빈번한 종류의 성폭력은 회식자리에서 교사나 교장·교감이 술 마시기를 강요하거나 남자 교사에게 술을 따르도록 강제하는 형태로 53.6%의 응답률을 보였다.

이어 노래방 등 유흥업소에서의 춤 강요가 40%, 음담패설 등 언어적 성희롱이 34.2%, 부적절한 신체접촉이 31.9% 순(복수응답 허용)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문에 응한 여교사의 2.1%는 강제 입맞춤 등 심각한 성추행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강간·강간미수 등 '성폭행'을 경험한 교사도 0.6%(10명)나 있었다.

가해자의 유형에 대한 설문(복수응답 허용)에서는 교장·교감 등 학교 관리자가 72.9%, 동료 교사 62.4%, 학교에서 직책을 맡은 학부모 11%, 학교나 지역단체에서 직책을 맡은 주민 4%, 학교에서 직책을 맡지 않은 학부모 1.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학부모와 지역주민의 가해 사례는 학부모회 등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서 맡은 직책이 있는 경우가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월등히 많았다.

학교 교육에 관여하는 학부모·주민은 교사들과 직접 접촉하거나 회식을 함께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주민 3명에 의한 집단 성폭행 사건이 발생한 전남 지역의 경우, 학교 관리자가 가해자라고 응답한 비율(58.7%)이 전국 평균(72.9%)보다 낮은 반면에 학부모가 가해자라고 답한 비율은 22.3%로 전국 평균(12.8%)보다 높았다.

성폭력 발생의 원인이 무엇인 것 같으냐는 설문에는 여교사의 36.9%가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35.1%는 '우리 사회의 일상적인 유흥 문화'를 꼽았으며, '학교장 등 관리자들의 방조나 부추김'이라고 응답한 비율도 15.2%로 나타났다.

이번 전남 여교사 성폭행 사건에 대한 원인으로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 보는 시선'(67.1%), '가해자들의 성범죄에 대한 인식 부족'(24.6%)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여교사들 대부분은 성폭력 방지 대책으로 가해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1순위로 꼽았다.

사건이 보도된 직후 언급된 대책들에 대한 긍정은 '가해자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90.6%로 가장 높았으며, '관사 CCTV 설치 등 안전대책'(55%), '교대·사대생 현직교사에 대한 성범죄 대응역량 강화'(51.3%), '도서벽지 지역에 신임 여교사 임용 중지'(36.7%)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과제로(2개 선택)는 '성폭력 범죄 처벌 강화'가 80%로 가장 많았다. 이어 '학부모들에게 영향력이 큰 관리자들의 반(反)성폭력교육 의무화'(37.3%), '도서벽지 근무 교사에 대한 처우개선'(28.8%), '성감수성 향상을 위한 교육내용을 학교 교육과정에 반영'(23.3%) 순이었다.

전교조는 학교 관리자들의 대처와 교육부의 대책에 불신을 드러낸 주관식 응답 내용도 공개했다.

자신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원이라고 밝힌 50대 여교사는 "학교 관리자들의 인식 전환이 중요한데 이들은 일단 무슨 사건만 일어나면 무조건 덮으려 하고 교사의 편이 아닌 반대의 행동을 한다. 보신주의가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아무 교원단체에도 가입하지 않았다고 밝힌 30대 고교 여교사는 "대처방안이라고 내놓은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성감수성이 얼마나 천박한지 알 수 있다. 여교사가 도서벽지에 있으면 안 된다는 말인가. 가해가 잘못이 아니라 여교사가 그곳에 있어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말인가. 성범죄에 대한 강력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적었다.

전교조의 온라인 설문조사에 응답한 여교사들 중에 전교조 가입 교사는 58.1% 교총은 11.4%, 교원단체 미가입은 30.2%였다. 이번 조사는 설문 문항이 응답자의 교직 생활 전체 기간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성폭력 경험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측면도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전교조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학생이나 학부모는 남교사에게는 조심스러우면서도 여교사에 대해서는 폭언 등을 가볍게 하는 경향이 있다"며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여기는 교원들도 주변에서 발견된다는 증언을 볼 때, 교직 사회를 포함해 사회 전반에 대해 성평등 의식 고양을 위한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