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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CJ헬로비전 인수, 독과점 위한 '신의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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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CJ헬로비전 인수, 독과점 위한 '신의 한 수'?

[분석] "유무선통신에 방송까지 장악하려는 의도"

국내 통신방송 시장이 특정 업체가 독점적인 지배력을 갖는 '모바일 중심 시장'으로 급속히 재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이동통신 1위업체 SK텔레콤이 케이블방송 1위업체 CJ헬로비전을 인수한다는 발표가 나오자, 경쟁업체인 KT와 LG텔레콤은 즉각 "정부가 합병을 승인하면 안된다"고 반발했다. 케이블TV업계는 고사 위기가 현실화됐다는 충격에 반응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지난 2일 SK텔레콤은 이사회를 열고 CJ헬로비전 인수를 결의했다.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과 자회사 SK브로드밴드를 합병, 미디어플랫폼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의 인수 및 합병 완료는 내년 4월로 예정했다.

인수 합병 과정은 SK텔레콤이 내년 1월 CJ오쇼핑으로부터 CJ헬로비전의 지분 30%를 5000억 원에 인수하고, SK텔레콤의 100%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는 CJ헬로비전에 흡수합병돼 소멸된다. 합병 후 법인은 CJ헬로비전으로 재출범한다.

SK텔레콤 측은 이번 합병에 대해 "차세대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서 기반을 확보하고, OTT(Over the Top)를 포함한 뉴미디어 시장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한 성장을 추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헬로비전을 소유한 CJ오쇼핑은 이번 주식 처분으로 CJ오쇼핑이 보유한 CJ헬로비전 지분은 23.92%로 감소하며, 이 지분도 양사간 옵션 형태로 몇 년내에 SK텔레콤이 인수할 예정이다.

가뜩이나 IPTV쪽으로 가입자들을 빼앗겨온 케이블TV업계는 이 합병이 승인되면 아예 스마트폰으로 TV를 보는 시청자들이 늘어나면서 케이블TV업계의 몰락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지난 9월 기준 케이블TV 가입자 수는 1454만 명으로, 1200만 명의 통신사 IPTV에 바짝 추격당하고 있다.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한다는 발표로 시장이 충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올해 취임 후 빅딜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장동현 사장. ⓒ연합뉴스

"유료방송시장, 무선에 끼워팔기 상품으로 전락할 것"

SK텔레콤과 경쟁관계인 다른 이동통신사들은 SK텔레콤의 유무선통신과 방송까지 완전히 장악하는 상황이 올 것이라면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KT는 "SK텔레콤의 무선통신시장 지배력은 유선통신시장에 지속적으로 전이돼 왔다"면서 "이제는 CJ헬로비전 인수로 방송까지 장악하려는 의도"라고 평가했다.

KT는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유료방송은 무선에 끼워 팔기 상품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면서 SK텔레콤의 이번 합병을 "무선시장 점유율 50% 사수를 위한 무리한 인수로 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올해 초 이동전화 가입자 과반 점유율이 무너져 약 49%대의 점유율을 보였다. CJ헬로비전은 알뜰폰 시장 1위 업체이기도 해, SK텔레콤은 현재 KT망을 빌려쓰는 CJ헬로비전 가입자를 자사망으로 옮기면 전체 점유율이 51% 정도로 높일 수 있다.

이번 합병으로 유료방송시장에서 SK텔레콤의 독과점 문제도 집중 거론되고 있다.

가입자 314만 명으로 IPTV 분야 시장점유율 2위인 SK브로드밴드가 416만 명의 가입자를 거느린 CJ헬로비전과 합병하면 유료방송 가입자수가 단숨에 730만 명대로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IPTV 가입자 615만 명,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 가입자 197만 명 등 약 812만 명의 유료방송 가입자를 보유한 시장점유율 1위 KT를 100만 명 이내로 바짝 뒤쫓게 된다.

게다가 내년 국내에 상륙하는 세계 최대 인터넷 기반 스트리밍 서비스(OTT) 사업자인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와 손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유료방송시장이 OTT 중심으로 전개되는 과정에서 SK텔레콤의 지배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합병 승인, 공정경쟁 확보한다는 정부의 정책과 모순"


이에 따라 SK텔레콤의 헬로비전 인수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합병) 심사를 통과할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합병으로 단순히 가입자 규모 만으로는 시장점유율이 30%를 넘지 않는 2위업체라는 점에서 현행 심사규정이 걸림돌이 되기는 어렵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KT는 유선방송권역으로 따지면 전체 78개 권역 중 23개 권역에서 SK그룹의 점유율이 60%가 넘게 된다고 주장한다. 공정위는 유료방송시장 독과점 문제는 전국 점유율뿐만 아니라 실제로 소비자의 선택이 이뤄지는 지역별 점유율까지 살펴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례를 보면 지역별 점유율이 문제가 될 경우 수신료 인상률 제한 등 단서를 달아 허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때문에 SK텔레콤이 통신에 이어 방송까지 독점력을 확대해 미디어산업에서 공정경쟁을 확보하겠다는 정부의 정책방향은 공염불이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업게의 사활이 걸린 이번 합병에 대해 인가 심사를 총괄하는 미래창조과학부, 결합심사를 맡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법에 따른 승인을 맡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부처들의 고민도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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