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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대 청소노조 "현수막 사태, 학생들 상처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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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대 청소노조 "현수막 사태, 학생들 상처 안타까워"

"현수막 철거, 전체 학생 의견 아냐…여성 혐오 근거로 쓰이지 않길"

서울여자대학교 총학생회가 '축제 때 방해가 된다'며 파업 농성 중인 학내 청소 노동자들의 현수막을 일방적으로 철거해 논란이 거센 가운데, 농성 중인 이 학교 청소 노동자들의 노동조합(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서울여대분회)이 21일 성명을 내고 "총학생회의 행태로 인해 서울여대 학생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배려해 달라"고 밝혔다.

노조는 일단 성명에서 총학생회의 주장과 달리 현수막 철거와 관련해 어떠한 사전 공지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전에 총학생회 측으로부터 어떠한 이야기도 들은 바 없으며, 21일 오후 7시 현재까지도 총학생회는 노동조합에 어떠한 연락도 취하지 않고 있다"며 "현수막 철거로 인해 사회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집중하고 있는 현재까지도 노조에 어떤 해명이나 연락조차 없는 총학생회의 이런 모습은 청소 노동자들을 불가촉 천민 취급하는 학교 측의 행태와 하등 다를 바 없다고 생각한다"고 유감의 뜻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축제를 앞두고 총학생회가 처했을 난처한 상황과 고민을 충분히 이해하며 다른 의도가 있었을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악의를 갖고 현수막을 일부러 떼어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전혜정 총장께서 직접 학생들에게 메일을 보내 '흉하다'고 표현한 노조의 선전물을 학생들이 곱게만 보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했다.

▲ 서울여대 총학생회가 청소 노동자들의 현수막을 철거해 새벽에 농성장 앞에 쌓아놓고 남긴 쪽지.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아울러 노조는 지난 2013년 청소 노동자들의 노조 출범 이후 지지와 힘을 보태준 서울여대 학생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며 최근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급격하게 퍼지고 있는 비판이 서울여대 '전체 학생'을 향하지 않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노조는 "서울여대 청소 노동자들과 서경지부 2500명 조합원들은 그동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과정에서 서울여대 학생들이 보여준 따뜻한 마음을 똑똑하게 기억하고 있다"며 "생존의 벼랑 끝에서 대학이라는 거대한 '진짜 사장'과 싸움을 벌여야 할 때, 그런 학생들의 공감과 연대는 노조의 가장 든든한 힘이었고, 서울여대 청소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은 여전히 서울여대 학생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아울러 "극히 일부에서 마치 서울여대 전체가 문제인 듯, 서울여대 학생들 모두를 싸잡아 비난하거나 심지어 여성에 대한 혐오를 정당화하기 위한 근거인 것처럼 표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점은 정말 감사한 일이지만 이번 사태로 서울여대 학생들이 깊은 상처를 입고 있는 상황이 너무도 안타깝다"고 밝혔다.

▲ 21일 서울여대 학내에 걸린 대자보.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그러면서 " 청소 노동자들은 오히려 자신들의 투쟁으로 인해 즐거워야 할 학생들의 축제가 방해된 것은 아닌지 걱정하고 있다"며 "총학생회의 이번 행동이 서울여대 전체 학생들의 의사를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또 "학생회의 행동은 비판받아 마땅한 것일 수 있겠지만,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것"이라며 "아직 배우는 학생들이기 때문에 실수조차 배움의 기회로 삼으면 된다. 우리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도 서울여대 학생들이 현명하게 이겨내고, 충분히 토론할 것을 믿는다"고 했다.

이어 "총학생회의 행태로 인해 서울여대 학생들이 상처받지 않도록 조금 만 더 배려해 주시고, 청소 노동자들의 투쟁에 더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앞서 서울여대 졸업생 143명도 이날 '서울여대 바름 교육, 배운대로 삽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총학생회의 무책임하고 경솔한 처사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나아가 이 문제의 근본적 책임이 있는 전혜정 총장과 학교 당국이 청소 노동자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기를 촉구한다"며 총학생회의 공식 사과와 학교 측의 태도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학내엔 총학생회의 사과를 촉구하는 대자보와 1인 시위도 나왔다. 스스로 '산업디자인과 12학번'이라고 밝힌 이 학생은 대자보에서 "기득권과 '친한 친구'가 아닌 학생들, 그리고 학교를 위해 힘써주는 노동자 분들과 '친한 친구'가 되는 학생회가 되길 바란다"며 "지금이라도 진심으로 반성하고 청소 노동자분들을 찾아가 사과하고 연대해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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