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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은 왜 '자연에네르기'를 강조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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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은 왜 '자연에네르기'를 강조하나?

[초록發光] '자연에네르기'에 집중하는 북한

북한은 지난 2013년 '재생에네르기법'을 제정한 데 이어, 김정은 조선노동당 제1비서가 2014년 신년사를 통해 에너지 절약과 자연에네르기를 이용한 전력 생산을 강조했다.

북한은 신년사를 "당과 국가의 수반이 새해를 맞이하여 시행하는 공식적인 연설이나 그 연설문"이라고 정의한다. 최고 지도자가 직접 전 국민과 국제 사회를 상대로 당해 연도 국정 전반에 대한 지표를 제시하고, 정책 방향을 대내외적으로 밝히는 것이다.

북한은 전력 문제가 심각해진 1990년대 초반 이후 신년사에서 '전력'과 '석탄' 등 에너지 문제를 빼지 않고 매년 언급했다. 인민 경제의 핵심적인 선행 분야로 석탄 공업, 전력 공업, 철도 운수와 금속 공업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북한의 에너지 문제가 심각하고, 중요한 부문을 차지한다는 것을 방증한다.

특히, 2014년 신년사에서 "풍력, 지열, 태양광을 비롯한 자연에네르기를 이용하여 전력을 더 많이 생산"해야 하고, "전 사회적으로 절약 투쟁을 강화하여 한 와트의 전기, 한 그램의 석탄, 한 방울의 물도 극력 아껴" 써야 한다고 밝힌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실제 북한 관련 국내외 언론을 보면, 재생 가능 에너지 기술 개발과 보급 확산에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국가과학원 산하에 '자연에네르기연구소' 설립(<조선중앙통신> 2014년 11월 4일), 조선녹색후원기금 설립(<연합뉴스> 2014년 12월 4일), 풍력 발전 비중 10%이상 확대 계획(<조선중앙통신> 2013년 11월 18일), 황해남도 강령군에 '국제녹색모범기지' 특구 설정(<데일리 엔케이> 2013년 11월 6일), 풍력 에너지 외국 투자 기업에 소득세 감면(<조선신보> 2014년 1월 21일), 에너지 효율 높인 10종 소형 풍력 발전기 개발(<조선중앙통신> 2014년 11월 28일), 김책공대 풍력 발전기 개발(조선중앙TV 2014년 12월) 등 범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재생 가능 에너지 기술 개발과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범 국가 차원의 재생 가능 에너지 기술 개발과 보급, 확대 정책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에서도 소형 태양광 발전을 구입해 전력 수급을 자체적으로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매체에서는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주민 40% 정도가 햇빛 판을 사용하고 있다(<데일리 엔케이>)"고 소개했다. 이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최소한 태양광 등 재생 가능 에너지가 확산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는 지난해 '통일대박론'을 설파한 이래, 이명박 정부 시기 사실상 정체되었던 남북 협력 기금의 집행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또 지난해 말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로드맵'을 의결한 데 이어, EDCF(대외경제협력기금)와 ODA(공적 개발 원조) 자금 등을 활용한 나진~하산 프로젝트 참여와 제2개성공단을 추진하고 있다.

참고로, 지난 1991년 남북협력기금이 설치된 이후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기 연간 100~160억 원 가량 집행되다가, 이명박 정부 들어 10~20억 원 내외로 급감했다. 최근 박근혜 정부 들어 2013년 60억 원대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 남북협력기금 집행 추이(백만 원). ⓒkosis,kr

그러나 여전히 남북 간의 긴장관계는 해소되지 않고 있고, 이명박 정부 이후 현재까지도 민간 차원의 교류 협력은 꽉 막혀 있다. 최근 북한 어린이를 지원하는 대북 지원 단체의 담당자로부터, 자신들이 지어준 어린이병원의 사후 관리가 필요한데, 2008년 이후 평양을 방문하지 못한다는 호소를 들었다. 남한 정부는 북한을 자본 이익을 창출하는 시장으로만 접근할 것이 아니라, 한반도의 역사성과 특수성을 인정하고, 정권의 성격과 상관없이 지속적인 남북 교류를 통한 상호 신뢰의 기반을 다져야 한다.

또 시민 사회와 민간 차원에서 북한 주민의 에너지 빈곤을 극복하고,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에너지 체계 수립을 위한 재생 가능 에너지 협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북한 에너지 체계에 대한 이해와 에너지 빈곤 실태, 재생 가능 에너지 남북 협력 모델 창출 등에 관심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남북 재생 가능 에너지 협력은 북한의 에너지 빈곤 극복과 나아가 북한의 지속 가능한 에너지 체계를 구축함으로써 북핵 갈등 해소에 기여할 수 있다. 또 한국의 재생 가능 에너지 산업 기반 구축과 대북 인도적 에너지 지원 전략을 연계함으로써, 한반도의 녹색 산업 기반 확충을 통해 지속 가능한 에너지 체계와 녹색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이것은 남북 경협 활성화라는 측면 외에도 한반도 녹색 에너지 시장 창출을 통해 남한의 기술 개발과 북한의 에너지 빈곤 해소와 연계할 때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

올해는 해방 70년, 한국전쟁 65년, 6.15 선언 15년 등 한반도 긴장과 평화의 역사적 사건들을 기념, 혹은 추모하는 다양한 행사들이 준비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반도의 평화 체제 구축을 위한 여러 노력 중의 하나로 '에너지' 문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정치·외교적 측면을 넘어 지구촌 어젠다로서 '빈곤 퇴치'와 '지속 가능한 개발', 그리고 당면한 북한 주민의 심각한 에너지 빈곤을 해결하고, 중장기적으로 한반도의 지속 가능한 에너지 체계 구축을 위한 '남북한 재생 가능 에너지 협력'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초록發光'은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와 <프레시안>이 공동으로 기획한 연재입니다.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는 이 연재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현재를 '초록의 시선'으로 읽으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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