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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덴헐크는 잊어라, 피가로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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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덴헐크는 잊어라, 피가로가 왔다

[베이스볼 Lab.] 외국인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2>

28일 열린 KBO리그 개막전 삼성-SK경기는 알프레도 피가로를 위한 독무대였다. 피가로는 이날 150km/h를 가볍게 넘나드는 광속구를 앞세워 SK 강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했다. 6이닝 2피안타 4볼넷 5탈삼진 무실점 승리. 피가로의 호투로 삼성은 지난해 에이스 밴덴헐크가 떠난 빈자리를 무난하게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5 KBO리그 외국인 선수 스카우팅 리포트, 오늘 2편은 삼성의 새 에이스로 등장한 피가로를 소개할 참이다.

알프레도 피가로(삼성 라이온즈)

포지션: 투수
투타: 우투우타
생년월일: 1984년 7월 7일
키: 183cm, 체중: 78kg
배경: 알프레도 피가로의 야구 인생이 최상의 시나리오대로만 흘러갔다면, 지금쯤 한국 팬들에게는 ‘류현진 친구’로 더 친숙했을지도 모른다. 피가로는 2004년 6월, 미 프로야구 LA 다저스의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도미니카 여름리그에서 7.1이닝 동안 볼넷 7개를 내주는 난조 끝에 바로 방출되는 아픔을 겪는다.

ⓒ연합뉴스
이후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 계약한 피가로는 루키 리그에서 과거와는 확 달라진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2년 동안 엄청나게 많은 탈삼진을 잡아내며 평균자책 1점대를 기록했고, 차근차근 마이너리그 단계를 밟은 끝에 마침내 2009년 6월 20일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게 된다. 그러나 영광의 시절은 오래가지 못했다. 피가로는 17이닝동안 10볼넷, 12자책점을 허용한 끝에 다시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당시 짐 릴랜드 감독은 피가로가 자신감 없이 머뭇거리면서 공을 뿌린다는 평가를 했다.

다음 시즌에도 메이저리그에서 고작 14.2이닝을 소화하는 데 그친 피가로는 2011년부터 일본에서 제2의 야구인생을 시작한다.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2시즌 동안 남긴 기록은 35경기 187.2이닝 127삼진 8승 11패 3.31의 평균자책.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지만,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많은 승수를 거두지는 못했다. 시즌을 마치고 도미니카 윈터리그에 참가한 피가로는 밀워키 브루어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서 일본 오릭스와 이중계약 문제가 지적되면서 잠시 위기를 맞았지만, 오릭스가 계약 포기를 해준 덕에 문제없이 미국으로 다시 복귀했다.

2013년은 피가로가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오랫동안 머물렀던 해다. 33경기(5경기 선발)에 나와 74이닝을 소화하며 3승 1세이브 평균자책 4.14를 기록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많은 홈런(15개)을 허용하면서 강한 인상을 남기는 데는 실패했고, 이듬해는 시즌 대부분을 트리플 A에서 보내다 올 시즌 KBO리그 무대를 밟게 됐다. 3년 만의 아시아 무대 복귀다.


스카우팅리포트: 피가로는 최고구속 157km/h에 선발로 나올 때는 평균 148km~153km/h의 빠른 공을 구사한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피가로가 뿌린 공 중 가장 빨랐던 공은 158km/h, 불펜으로 나왔기 때문에 선발로 나온다면 좀 더 떨어지겠지만 평균 구속은 152.8km/h였다. 원래 커브와 슬라이더 두 종류의 브레이킹 볼을 던지는 선수였지만 최근엔 커브를 구사하지 않고 130km/h대의 슬라이더만 구사한다. 우타자들은 피가로의 패스트볼-슬라이더 조합에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변화구로는 마이너리그 유망주 구사한 체인지업이 있지만, 이는 그냥 ‘던질 줄 아는’으로 실전에서 구사한 경우가 적어 평가하기가 어렵다.

마이너리그 통산 9이닝당 볼넷이 2.74개로 성적상으로는 제구가 나빠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는 커맨드(command)가 좋지 못한 투수로 평가를 받는다. 커맨드는 단순히 스트라이크를 넣는 능력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는 능력을 가리킨다. 물론 150km/h대 무지막지한 강속구에 커맨드까지 좋았다면, 진작에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을 거뒀을 것이다.

전망: 피가로가 미국야구에서 강속구에도 불구하고 많은 삼진을 잡지 못했던 이유는 확실한 변화구가 없어서였다. KBO 리그에서는 그 변화구가 먹혀들 수 있을까? 그렇다면 삼성은 일본으로 떠난 밴던헐크가 전혀 그립지 않을 것이다. 설령 삼진을 많이 잡지 못하더라도 많은 땅볼을 유도할 경우, 삼성의 수비와 함께라면 문제없을 것이다.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피가로가 메이저리그 시절 홈런 공장장이었으며 대구 구장은 국내에서도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 중 하나로 꼽힌다는 점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에서와 달리 마이너리그 레벨에서는 전혀 홈런을 많이 허용하는 모습이 아니었기에, KBO리그에서는 홈런을 상당 부분 억제할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

또 하나 문제가 될 수 있는 점이라면 미국과 일본에서 선발로 나왔을 때 많은 이닝을 소화해주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국내 리그에서 가장 뛰어난 불펜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이라면 이 단점은 충분히 상쇄될 수 있다. 지켜봐야 할 점은 제3의 변화구인 체인지업의 수준.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로 우타자를 잡아낸다 하더라도, 체인지업 없이 두 구종만으로 좌타자까지 쉽게 잡아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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