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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인종 농담' 박근혜는 '배트맨', MB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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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식인종 농담' 박근혜는 '배트맨', MB는 누구?

[이 주의 조합원] <미드의 성분> 저자 최원택

"'박근혜 대통령' 하면, 강도에게 부모를 잃고 범죄를 근절하겠다고 맹세한 '배트맨'이 떠오른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은 브루스 웨인(배트맨)을 키우다시피한 집사 알프레드가 걸맞은 것 같다."

2012년 '프레시안 books'에 '마니아 서재'를 연재했던 최원택(<미드의 성분>(페이퍼하우스 펴냄) 저자) 조합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히어로에 비교한다면?'이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배트맨'이라고 답했다. 소년 브루스 웨인(배트맨)이 '범죄 근절'을 맹세하며 어둠의 기사가 된 이유와 총탄에 부모를 잃은 소녀 박근혜가 '신뢰와 원칙의 정치인이 되겠다'고 결심한 배경이 유사하다는 것.

트라우마 때문일까. 소년과 소녀는 늘 혼자 활동하며, 외부와 차단된 생활을 한다. 성인이 된 뒤에도 마찬가지여서 자신만의 구중궁궐 생활은 여전하다. 그리고 이들 곁에는 오직 한 사람, 집사 알프레도와 김기춘 비서실장이 있을 뿐이다.

그는 또 최근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알에이치코리아 펴냄)을 펴낸 이명박 전 대통령을 '조커'에 빗대었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근혜 후보를 꺾고 대선 후보로 선출된 것이나, 이번 회고록 발표로 청와대와 대립구도를 형성한 것, 특유의 화법과 유머 감각으로 종종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드는 것이 이유다.

다음은 '이 주의 조합원' 인터뷰를 핑계로, 지난 일주일간 최원택 조합원과 주고받은 메일과 카카오톡 내용이다. 다만 두 정치인에게 바라건대, '정의가 승리한다'는 원칙에 따라 행동하는 '영웅'에 비교됐다는 점을 살펴주길 바란다.

'배트맨' 박근혜와 '조커' 이명박

▲ <배트맨 앤솔로지>(어반코믹스 편집, 이규원·소민영 번역, 세미콜론 펴냄) ⓒ세미콜론
먼저, 최근 '배트맨' 70여 년의 역사를 다룬 <배트맨 앤솔로지>(세미콜론 펴냄)의 출간을 염두에 두고 책의 서문을 바탕으로 <박근혜 앤솔로지>의 서문을 구성했다.

"소녀 박근혜는 천사의 편에서 싸우는 악마와 같다. 청와대 위에 앉아 있는 봉황새와 같지만, 청와대 밖에 사는 이들에 대한 한없는 연민을 보여 준다. 비극적 아우라를 뿜어내는 그는 분노를 힘으로 삼고 두려움을 무기로 삼는다.

소녀 박근혜는 늘 모순과 역설의 존재다. 외롭지만 수많은 지지자들에 둘러싸여 있다. 정치적 권모술수는 부족하지만 정치인 무리를 이끄는 데 가장 적합하다. 가장 화려하게 채색되고 가장 판타지처럼 살아가던 영애 시절에도 소녀 박근혜는 특별한 요소를 간직했고, 이로 인해 정치계의 예외적인 슈퍼 히어로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최 조합원은 배트맨의 활약상에 비해, 박 대통령의 그것은 아직 배트맨에게는 미치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배트맨은 초능력을 지닌 슈퍼맨을 쥐락펴락할 정도의 지능에 "범죄자를 물리력으로 제압할지언정 죽이지는 않는 불살(不殺)의 내적 윤리를" 지녔지만, 박 대통령은 슈퍼 히어로가 아닌 평범한 인간이기 때문.

인간애(人間愛) 측면에서 박 대통령이 유머를 갖춘다면 조금 달라질까? 숙적 '조커'로 지목된 이 전 대통령의 평가를 보자. 2011년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바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은 2006년 3월 알렌산더 버시바우 당시 주한 미국 대사를 만나 "(박근혜 의원은)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었기 때문에 유머 감각이 없다"고 전했다.

최 조합원은 "이 전 대통령이 박 대통령의 유머감각을 함부로 평가 절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고 단언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지금도 유머에 대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검색창에 '박근혜' '유머' '식인종'으로 검색만 해봐도 알 수 있다. 의지에 비해 아직 부족하지만, 이 정도라면 곧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유머 있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대통령 선거 승리 2주년 기념일인 지난해 12월 19일 친박계 의원들과 가진 만찬에서 새누리당 의원들이 "안철수 의원이 야권 세력을 흡수해서 새정치민주연합(舊 민주당)을 잡아먹지 않겠느냐" "전통 있는 민주당이 결국 안 의원을 잡아먹지 않겠느냐"라며 갑론을박을 벌이자, "그분들이 식인종이에요? 서로 잡아먹게?"라고 농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식인종 농담'은 '식인종이 사람을 잡아와서 다리를 물었는데 너무 맛이 없더라. 알고 보니 의족이었다'라는 얘기다.

최 조합원은 박 대통령의 '식인종 농담'에도 불구하고, 현직 대통령으로 또 '반인반신(半神半人)'의 존재를 아버지로 둔 박 대통령에게 배트맨 수준의 '탁월함'을 바라고 있다. 비록 집권 3년 차 생일(2월 2일)에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 '국정 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가 60%를 넘었지만 '청와대 위에 앉아 있는 봉황새'로 아직 남은 임기가 더 많지 않던가.

▲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2008년 작 <다크 나이트(The Dark Knight )>에서 히스 레저가 연기한 '조커'.

그렇다면, 이 전 대통령과 '조커'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최 작가는 "진담과 농담의 경계가 없는 사람"이라는 점과 "'조커'와 MB 모두 패션 감각이 남다르며 미소가 매력적"인 점을 공통분모로 꼽았다.

MB는 대통령 당선인 시절(2008년 1월 16일), 버시바우와의 만남에서 "미국산 쇠고기가 좋고 싸기 때문에 좋아한다"며 쇠고기 시장 개방에 적극적이었다. 그러나 이번 회고록에서는 노무현 정권에 책임을 전가하며 "결국, 나는 한미 쇠고기 협상과 관련하여 큰 딜레마를 안고 대통령에 취임해야 했다"고 말했다. 또 정권 이양 당시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이면 합의에 대해서도 다른 말을 하고 있다. '진담과 농담' '사실과 거짓'의 경계가 모호한 회색지대에 살고 있는 면이 조커와 닮았다.(관련 기사 : 김종훈 "盧, 쇠고기 협상 이면합의 없었다")

'조커' 캐릭터의 기원은 모호하지만, 한 작품(<배트맨 킬링 조크>(앨런 무어 지음, 세미콜론 펴냄))에서 조커는 코미디언으로 성공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었으나, 범죄자들에게 이용당해 어둠의 길로 들어선다. 이후 조커는 배트맨과의 싸움 도중 화학 약품 속에 빠지면서 얼굴 근육이 웃는 모습으로 굳어졌다.

최 조합원은 '배트맨' 박근혜와 '조커' 이명박에게 "고대 그리스 희곡에서 영웅들이 결국 실패에 이르는 고전적인 주제인 '휴브리스(hubris, 오만함)'를 경계하라"고 충고했다. 그는 "영웅과 악당을 막론하고 '휴브리스'로부터 자유롭지 않다"며 "덕분에 대중은 '영웅 대 악당'의 전형적인 구도뿐 아니라, '영웅 대 영웅'이라는 흥미로운 구도를 볼 수 있"지만 "아무리 선한 의도로 무장하고 있더라도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오만함을 갖는다면 (초능력에 버금가는) 고결한 성품이나 탁월한 능력도 실패를 막지 못한다"고 전했다.

"프레시안 조합 가입, 사회 참여 일환"

▲ 최원택 조합원. ⓒ최원택
현재 최 조합원은 모 방송국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다. 그런 그가 <프레시안>의 독자로, 조합원으로 참여하는 데는 "복잡한 것을 싫어하고 게으른 탓에 정치와 사회에 지속적인 관심을 두지 못하"기 때문이다. 언론 협동조합 프레시안 조합원 참여는 일종의 '제어 장치'인 셈. "빠르게 지나가는 소비성 뉴스보다 관점이 있는 <프레시안>의 뉴스를 뒤늦게라도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 들어, 이 같은 성향을 더욱 짙어졌다고 했다. 의혹이 난무하는 정권에 대한 반작용이랄까. 최 조합원은 특히 '정윤회 비선실세 의혹'을 "미국 정치 스릴러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 난무하는 비공식적 권모술수를 보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그만큼 상식을 초월한다는 얘기다.

"한국 사람인 이상 정윤회 씨의 국정개입 의혹에 관심 갖지 않을 도리가 있을까? 정책으로 우리의 삶 곳곳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국가 원수가 국민은커녕 관료들과 국회의원들도 접근할 수 없는 '비선 실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다니! 믿고 싶지 않은 의혹이지만, 세월호 참사를 비롯한 크고 작은 현안에 '나비효과'처럼 영향을 주고 있다는 음모론마저 떠올라 썩 유쾌하지 않다."

그가 바라보는 <프레시안>은 어떤 매체일까. 첫 말이 "딱딱하다"였다. "'뉴스/북/함께자리/칼럼/연재/이미지프레시안/조합원커뮤니티'로 구성된 페이지 상단 메뉴를 클릭하면, 메인의 스트레이트 뉴스보다 상대적으로 가볍거나 부드러운 콘텐츠들이 있는데 노출이 잘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왕이면 이미지와 함께 메인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방송국에서 뉴미디어 관련 일을 하는 이답게 콘텐츠 전달에 대한 고민도 남달랐다. 최 작가는 "뉴스 현장을 담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확보해 보다 전문적인 시각을 가진 기자가 텍스트 혹은 육성으로 해석을 덧붙이는 방식"을 권했다. 다만, 인력과 시간이 투여되는 양이 다른 일인 만큼 "금전적 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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