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가해 교사의 폭행이 상습적이고 광범위하게 일어났다는 증언들이 쏟아지고 있다. 폭행 당시 정황이 담긴 폐쇄회로(CCTV) 화면이 공개된 이후, 해당 어린이집에 다니는 부모들이 경찰에 제출한 피해 진술서만 모두 16건이다.
해당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의 부모들은 15일 여러 방송에 출연해 가해 교사의 폭행이 일상적으로 벌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선생님에게 맞은 아이, 왜 부모에게 말하지 못했을까?
이번에 공개된 CCTV 영상 속 피해 아동과 같은 반에 아이를 보내고 있었던 어머니 A 씨는 이날 SBS라디오 <한수진의 SBS 전망대>와 전화 인터뷰에서 아이들이 "그 안에서 안 맞은 아이가 거의 없다"는 얘기를 한다며, 그동안은 아이들이 겁에 질려 폭행 사실을 부모들에게 말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주장했다.
"직접 (폭행을) 당한 아이도 그날 집에 가서 엄마한테 말하지 않았"고, 우연히 털어놓은 아이들도 "이 얘기를 선생님한테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무섭다"고 말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A 씨는 "선생님이 아이들한테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더라"고 주장했다.
A 씨는 "저희 아이도 해당 선생님을 좋은 선생님이라고 얘기하면서 자기는 안 맞았다고 말하는데 다른 친구들 입에서 저희 아이 이름이 또 나오고 (맞는 것을) 봤다고 한다"면서 "그러니까 아이들이 무서워서 서로 서로 다 자기 얘기는 엄마한테 못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역시 피해 아동과 같은 반에 딸을 보내고 있는 아버지 B 씨는 CBS라디오 <박재홍의 뉴스쇼>와 인터뷰를 통해 "우리 딸이 애들 옆에서 무릎 꿇고 있는 것을 봤는데 그게 한두 번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딱 들었다"고 주장했다. B 씨는 "놀던 애들이 다 쪼르르 구석으로 가서 무릎 꿇고 있는데, 집에서 저희들이 혼내도 말을 안 듣는 아이가 어쩌다 그 모양이 됐을까 너무 답답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B 씨의 아내 C 씨도 같은 방송과 전화 인터뷰에서 "분명 처음 있는 일은 아닌 것 같다"고 주장했다.
"아이들 때리고 '나는 엄마 아빠보다 힘이 더 세'"…"머리를 맞거나 배를 차인 아이들 있다"
아이들이 두려움 때문에 자신의 폭행 사실을 여전히 숨기고 있다는 것은 가해 교사가 "아이들에게 겁을 많이 줬던 것 같다"는 A 씨 주장의 근거가 된다. A 씨는 구체적인 아이들의 증언도 털어놓았다.
A 씨에 따르면, 가해 교사는 "아이들을 때리고 나서 '나는 엄마 아빠보다 힘이 더 세'"라고 말하거나, "반찬을 남기면 '너 잘못했기 때문에 경찰 아저씨한테 얘길 할 거야'라는 식으로" 겁을 줬다.
학부모들에 따르면, 부모들이 이번 사고가 알려진 뒤에 "다시는 어린이집에 안 가도 된다"며 달래니까 "조금씩 아이들이 증언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증언들을 종합해 보면, "머리를 맞았던 아이들, 배를 차였던 아이들"이 많고, 낮잠을 자지 않거나 점심 시간에 반찬을 남기면 가해 교사가 아이들을 폭행하는 경우가 잦았던 것으로 보인다.
C 씨는 "(가해 교사가 한 아이의) 가슴인지 머리인지를 밀어서 '걔가 벌러덩 뒤로 넘어졌다'고 자기 부모에게 말한 아이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A 씨는 "특히 이름이 많이 거론되는 친구들이 있다"며 특정 아동에게 폭행이 집중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A 씨는 "너무 충격적이라 집에 있어도 잘 수 없는 상황"이라고 호소했고, C 씨는 "그 선생님이나 원장이나 이 업종에 발을 못 딛게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피해 부모 10여 명은 14일 인천 연수경찰서를 찾아가 아이들의 증언을 토대로 피해 진술서를 작성했다. 문제는 CCTV 영상의 저장 기간이 너무 짧아 증거 확보에 어려움이 많다는 데 있다. 경찰은 이르면 이날 오후 늦게 가해 교사(33, 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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