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기아차의 실적이 이처럼 부진한 이유는 환율 탓이 크다. 현대차와 기아차 모두 대표적인 수출기업이다. 수출비중이 큰 기업들에게 환율 하락은 수익 급감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달러-원 환율은 작년 6월말 기준 1139.5원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만인 지난 6월 말 현재 1001.5원으로 128원(11.2%) 급락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달러-원 환율은 전년대비 58원 하락했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이 10원 하락할 경우 국내 자동차 업계의 매출액은 4200억원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환율 리스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해외 생산·판매 비중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해외에서 직접 생산해 판매할 경우 달러 혹은 현지 통화로 결제하기 때문에 달러-원 환율 변동을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현재 현대차의 해외 생산·판매비중은 60%대다. 기아차는 40%대 초반이다. 장기적으로는 이 비중을 높이겠다는 것이 현대·기아차의 복안이다. 하지만 노조의 반대가 심해 실현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기아차가 이번 2분기 실적에서 현대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폭의 실적 감소를 경험해야 했던 것도 해외 생산·판매 비중이 낮아서다. 그러다보니 환율 하락의 여파를 고스란히 맞았다. 시장이 기아차에 대해 우려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 모비스·제철·위아 "우리는 괜찮은데…"
현대차와 기아차가 지난 상반기에 고전한 반면 현대·기아차에 의존하고 있는 계열사들의 실적은 좋았다.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위아의 영업이익은 모두 전년대비 증가했다.
이들 계열사들은 현대·기아차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전체 매출의 약 95% 가량이 현대·기아차에서 나온다. 현대위아의 경우 기아차에 대한 매출 비중이 50%를 넘어선다. 현대제철도 전체 매출의 40%가 현대·기아차에 공급하는 자동차 강판에서 나온다.
지난 상반기 이들 계열사들의 실적은 '어닝 쇼크'를 맞은 현대·기아차와 달리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7.2% 늘었다. 현대제철도 86.59%, 현대위아도 14.1% 증가했다. 이유가 뭘까.
이들 계열사들은 현대·기아차와 달리 환율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지 않는다. 국내에서 생산한 물량은 현대·기아차와 원화로 거래한다. 해외 현지서 생산한 것은 달러로 거래한다. 그만큼 환율 변동에서 자유롭다.
이들의 수익에 영향을 주는 것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판매량이다. 현대차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대비 4.4% 증가한 249만5837대를 판매했다. 기아차도 전년대비 7.0% 증가한 154만7123대를 기록했다.
자동차가 많이 팔릴수록 여기에 들어가는 강판과 부품, 모듈의 양도 늘어난다. 이들 계열사들의 실적이 좋았던 이유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늘어난 데다 북미 지역 한파에 따른 AS부품 수요 증가 등이 실적 호조의 원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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