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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호남 메시지 변화…지지율 하락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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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안철수, 호남 메시지 변화…지지율 하락 의식?

호남 방문해 "민주당, 새로운 길에 함께하자"

새정치연합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의 본산인 광주와 전남에서 각각 시도당 창당 발기인대회를 치렀다. 지난해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이어졌던 민주당에 대한 비판은 눈에 띄게 줄었다. 

안 의원은 28일 광주시당·전남도당 창당 발기인대회 축사에서 기초공천 폐지 약속을 어겼다며 새누리당을 거세게 비난했다. 안 의원은 "새누리당은 대선공약을 지키는 게 책임정치 포기라 주장하고, 약속 지키는 게 잘못됐다고 한다"며 "아이들 배울까 걱정"이라고 쏘아붙였다. 

안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도 정의롭지 못한 주장에 침묵으로 동조한다. 보다 확실해졌다"며 "약속을 지키는 것이 무책임하다고 궤변을 늘려놓는 새누리당을 150만 광주시민의 이름으로 심판해야 한다", "200만 전남도민의 이름으로 반드시 새누리당에 책임을 묻자"고 역설했다. 

안 의원은 반면 민주당에 대해서는 "민주당에 호소한다. 여러분들만 약속 정치에 동참해준다면 새누리당의 낡은 정치를 깰 수 있다"며 "결코 새누리당의 뒤를 따라가지 말아 달라"고 톤을 낮췄다. 

그는 "눈 앞의 작은 이익에 휘둘려서 새누리당과 연대한다면 그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좀 더 멀리 보고 갈 수 있어야 한다"며 "새누리당의 낡은 길이 아닌 새정치연합의 새로운 길에 함께 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는 민주당이 아직 기초공천 폐지 문제에 대해 입장을 명확히 정하지 않은 상태이니만큼, 민주당을 불필요하게 비난해 호남 정서를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인 것으로 보인다.

까마귀 날자 호남 지지율 떨어졌을까

그러나 다른 해석도 나올 수 있다. 민주당에 대한 안 의원의 공세가 '야권 분열'로 비쳐 호남권에서 이렇다 할 호응을 얻지 못하자 방향을 선회한 게 아니냐는 것.
 
안 의원은 지난해 12월 26일 광주 방문에서는 "호남에서의 낡은 체제 청산이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고 생각한다"며 민주당을 '낡은 세력'으로 정면 겨냥했었다. 그는 당시 "기존의 낡은 체제와 세력으로 결코 수권할 수 없다. 지난 두 번의 총선과 대선에서 분명히 입증됐다"며 "지역주의에 안주하고 혁신을 거부하며 상대방 폄하로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낡은 사고와 체제를 이곳 호남부터 과감히 걷어내 달라"고까지 했다. 

1월 하순경에는 "선거 연대론은 패배주의"라고 민주당과 강하게 선을 그었다. 2월 5일 전북 전주 방문에서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전북부터 '묻지마 투표'를 종식시켜 달라"며 "<미워도 다시 한 번> 노래가 아니라 <희망가>를 불러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에 대한 '묻지마 지지'를 지적한 발언이다. 이어 이달 7일에는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싸잡아 "거대 양당"으로 지칭하며 "참 없어 보인다"고 날을 세웠다. (☞관련기사 보기

그런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2월 1주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안 의원의 신당은 광주·전라 지역에서 처음으로 민주당에 역전을 당했다. (
☞관련기사 보기이후 안 의원의 발언에서는 민주당에 대한 비판보다 새누리당과 정부에 대한 비판이 더 두드러져 보였다. 7일 이후 첫 공식 회의석상(10일)에 모습을 드러낸 안 의원의 일성은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 무죄 판결에 대해 "황교안 법무장관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지난 26일 오전 회의에서는 윤여준 의장이 "민주당의 태도가 (새누리당보다) 더 국민을 우롱한다"며 "속으로는 기초공천을 폐지할 생각이 없다"고 민주당을 비난했지만, 정작 안 의원은 새누리당 비판에만 몰두했다. "비겁하다", "잔꾀만 내놓고 있다", "언어도단", "국민을 얼마나 우습게 알기에" 등 수위 높은 비판은 모조리 새누리당에만 돌려졌다. 윤 의장과 안 의원이 모종의 역할 분담을 한 게 아닌가 하는 해석이 나왔다. 

2월 1주 이후 호남 민심은 널을 뛰고 있다.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2월 3주에는 민주당 21%, 신당 39%(광주·전라 지역 조사)로 안 의원이 다시 '더블 스코어'로 치고 나갔으나 28일 발표된 2월 4주 조사에서는 민주당 35%, 신당 27%로 다시 뒤집혔다. 

안 의원이 2월 말 광주·전남 지역 행사에서 민주당에 대한 원색 비난을 내놓지 않은 배경에는 지역 지지율에 대한 고려도 있는 게 아닌지 눈길이 가는 까닭이다. 안 의원은 지난 14일 부산을 찾아 "(6.4 지방선거에서) 부산시장, 광주시장 선거에 주력할 셈"이라고 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오는 1일에는 전북 전주시 전북대학교에서 열리는 강봉균 전 장관 출판기념회에, 2일에는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윤장현 새정치연합 창당공동준비위원장 출판기념회에 참석하는 등 호남 일정을 이어간다. 강 전 장관은 전북지사, 윤 위원장은 광주시장 선거에 각각 신당 후보로 출마가 점쳐지고 있다.

安신당, 전국 지지율도 8%P 하락…조사 방식 차이 때문?

한편 28일 갤럽의 정례 조사에서, 안 의원의 신당 '새정치연합'을 포함한 전국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 40%, 민주당 15%, 새정치연합 18%로 나타났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전국 지지도가 3%포인트로 좁혀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올해 들어 실시한 앞선 조사들에서는 대체로 민주당이 10% 초반대, 안철수 신당이 20% 중반대로 꾸준히 10%포인트 이상의 차이가 났었다. 

갤럽은 "지난 주까지는 '기존 정당 중 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먼저 물은 다음 '새정치연합을 포함할 경우 어느 정당을 지지할 것인지'를 물었으나, 2월 17일 새정치연합이 당명을 확정하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창당준비위원회를 정식 등록함에 따라 이번 2월 4주부터는 기존 정당 지지도 질문 없이 바로 새정치연합을 포함해 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질문했다"며 "질문 구조가 상이하므로 지난 주 새정치연합 포함 정당 지지도와 직접 비교는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그러나 신당이 상대적으로 기존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많은 지지를 받았음을 생각해 보면, 새정치연합 창당 과정에서 보인 모습에 대한 이들의 평가가 반영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갤럽은 "2012년 대선 레이스부터 안 의원에 대해 가장 호의적이던 20대(그룹)에서 의견유보층이 증가했다"며 "이들은 새정치연합의 구체화 과정을 지켜본 후 지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같은 조사에서 박근혜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57%, 부정 평가율은 31%였다. 갤럽이 자체 시행한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무작위걸기(RDD) 표본에서 추출한 전국 성인남녀 1214명을 대상으로 지난 24~27일 전화조사원 면접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8%포인트, 응답률은 15%였다. 수집된 데이터는 전국 8권역 및 성·연령대 특성 비율에 따라 사후 가중처리해 보정됐다. 

※기사 본문 중 언급된 갤럽의 2월 3주 조사는 표본 수(1218명), 조사 기간(2월 17~20일)을 제외한 조사 전반 사항이 모두 2월 4주 조사와 동일하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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