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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해 아침해가 유난히 붉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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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게해 아침해가 유난히 붉은 이유

3월의 미술사학교

미술사학교(교장 노성두, 미술사학자)가 2014년 새봄 강의를 마련합니다. 주제는 <고대 그리스의 재발견>. 종횡무진하는 교장선생님의 열강에 빠져 당신의 봄에 더욱 풍성한 색채와 깊이를 더하시기 바랍니다.

노성두 교장선생님이 보낸 3월 개강 강의 개요는 이렇습니다.

에게 해에서 떠오르는 아침 해는 유난히 붉다. 아침 해가 붉은 이유를 독일 시인 횔덜린은 이렇게 설명한다. 아테나 여신의 젖가슴을 보고 부끄러웠기 때문이라고. 고대 도시 아테네에 봉긋이 솟은 아크로폴리스 언덕이 처녀신의 젖가슴이라면 그 위에 볼록 튀어나온 파르테논 신전은 젖꼭지라는 것이다. 길게 드러누운 처녀신의 젖꼭지를 훔쳐보고 아침 해가 얼굴이 빨개졌다니, 옛 시인의 상상이 순진하기도 하다. 우리도 순진했던 시대로 돌아가고 싶다. 이번 봄에는 아테나 여신의 젖꼭지를 빨아볼까나?

▲루브르 박물관 <아테나 신상> Ⓒ미술사학교

교장선생님은 서양미술사학자로, 독일 쾰른대 철학부 서양미술사, 고전고고학, 이탈리아 어문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알베르티의 회화론> <바보배> <고전미술과 천번의 입맞춤> <성화의 미소> 등 70여 권의 저서와 역서를 펴냈습니다.

2014년 봄학기 강의는 3, 4월 매주 목요일 저녁 7시부터 9시까지 총 7강으로 열립니다.

제1강[3월6일]
파르테논과 디오니소스극장(고대 건축사)

제2강[3월13일]
비너스와 헤라클레스(고대 신화와 역사)

제3강[3월20일]
고대의 인체 비례(고대 조형의 역사)

제4강[3월27일]
예술의 기원(고대 미술론)

제5강[4월3일]
예술가의 탄생(예술가의 역사)

제6강[4월10일]
다섯 도시 이야기(도시와 유적)

제7강[4월17일]
고대의 제전들(아곤에서 올림피아제전까지)

▲ 에페소스 <아르테미스 신상> Ⓒ미술사학교

강의는 인문학습원 강북강의실(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 아래 약도 참조. 강의실이 바뀌었으니 착오없으시기 바랍니다)에서 열리며 참가비는 19만2천5백원입니다. 자세한 문의와 참가신청은 인문학습원 홈페이지 www.huschool.com 전화 050-5609-5609 이메일 master@huschool.com을 이용해주세요. 미술사학교는 생활 속의 인문학 체험공동체인 인문학습원(대표 이근성)이 지원합니다.

☞참가신청 바로가기

▲강의실 약도 Ⓒ미술사학교

노성두 교장선생님은 지난 2009년 봄 <미술사학교를 열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술이 어렵다고들 한다. 맞는 말이다. 미술이 쉽게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나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전세금 빼서 갖다 바칠 용의가 있다. 학창 시절 지도교수님은 우리를 앉혀두고 이런 말씀을 하셨다.

"미술에도 문법이 있습니다. 구문론과 의미론도 있습니다. 공부를 하지 않고 미술을 감상한다는 것은 러시아어를 모르고 도스토예프스키를 읽으려는 것과 같습니다."

나의 논문을 지도하셨던 요아힘 가우스 교수는 독일 르네상스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에 대해서 교수임용논문을 썼던 분이다. 독일은 박사학위를 한 다음에 십년 이상 연구에 매진해야 교수임용논문을 쓸 수 있다. 석사박사 할 것 없이 심지어 티브이 드라마나 무한도전에 나오는 탤런트라도 교수가 될 수 있는 우리나라와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그런데 교수님은 수업시간에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나는 알브레히트 뒤러의 동판화 <멜랑콜리아>에 대해서 임용논문을 썼습니다. 그 당시 나는 이 작품에 얽힌 모든 문제를 다 해결했노라고 자부했습니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지금, 나는 이 작품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여러분들에게 부끄러운 마음으로 고백합니다."

그렇다. 미술이 쉽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나 역시 30년 가까이 서양미술사를 붙들고 씨름하고 있지만, 승산 없는 이 싸움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인문학이란 이런 것이다.

그러나 누구나 학자가 될 필요는 없다. 좋지도 않은 머리로 작품 해석에 골머리를 썩혀보았자, 인생만 남루해질 뿐이다. 그 살아 있는 증거가 바로 노성두이다. 학문으로서 미술의 역사를 공부해도 좋지만, 순수하게 즐기고 감상하기 위해서 미술과 친해지려는 것도 훌륭한 접근방식이다. 문학이론을 모두 섭렵해야 소설을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집사람은 미술이 상식이고 교양이라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는 철학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교양 없는 인간들의 철학 없는 사유와 상식 없는 사회가 얼마나 쉽게 파국으로 치달을 수 있는지 우리는 2009년 대한민국이라는 살아 있는 현장에서 하루가 무섭게 체험하고 있다.

물론 미술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다. 때로 쓸모없고 부질없기조차 하다. 미술공부를 통해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걸스카우트가 효도르와 격투기를 벌여서 1회 KO로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과 같다. 그보다 가능성이 더 적을 것이다.

그러나 미술의 역사가 꼭 링 안에서만 이루어지라는 법은 없다. 걸스카우트라도 링 밖에서는 효도르와 함께 참이슬을 곁들여 삼겹살을 먹거나 인사동 골목길의 입장료 안 받는 갤러리에 갈 수도 있지 않을까?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1/6,000,000,000의 사나이 효도르는 딸아이에게 앙증맞은 만화 주인공을 손수 그려주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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